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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단편

[신캐카게] 변호사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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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발된 하이큐 단행본에 등장하는 캐릭터x카게야마입니다

씬은 나오지 않지만 수위있는 단어들이 대사에 사용됩니다

모브x카게 언급, 묘사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신 분은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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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쨩.”


반갑지 않은 호칭에, 미야 아츠무는 고개를 들기 전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가 다시 시선을 올렸을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고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수사관님.”

“응. 오이카와씨는 별로 좋지 못하거든.”


오이카와 토오루는 청바지에 손을 찔러 넣고서 투덜거렸다. 미야는 서둘러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오이카와는 편한 복장이었으나, 그의 주머니 속에는 FBI 요원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이 있을 것이다. 설마 길거리에서 끌고 갈 생각은 아니겠지. 미야는 자신의 ‘고용주’가 최근 어떤 사고를 쳤을 지를 생각했다. 그러나 짚이는 게 너무 많아 특정하기 힘들었다.


“바쁘신 가 봅니다.”


대신 미야는 친근히 오이카와에게 말을 붙였다.


“셔츠 단추가 떨어졌습니다. 수사관님.”


제 외모를 꾸미는 것만큼이나 수사에 열심인 남자였다. 그 동안 오이카와를 수 없이 봐왔지만 저런 흐트러진 모습은 처음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부딪치면 귀찮아질 테니 대충 시간을 끌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미야의 말에 오이카와는 기다렸다는 듯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그러게. 오이카와씨가 이 꼴로 왜 찾아왔을 것 같아?”

“짐작도 가지 않네요.”

“짐작하는 게 좋을 텐데?”

“…….”


보기보다 성질이 급한 남자이니 기다리면 될 것이다. 미야는 웃고 있었으나 이미 짜증은 머리끝까지 차있었다. 이 수사관은 유별나게도 신경을 긁으며 원하는 말을 유도하는 데 능숙했다. 오이카와는 한참 미야를 쳐다봤다. 그리고 결국 듣고 싶지 않던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


“토비오쨩이.”

“…저희 사장님을 계속 그렇게 부르는 걸 알면, 화내실 겁니다.”

“너희 토비오쨩이 몇 개월 동안 우리가 해온 일을 다 망쳐놨거든요?”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정말 모르겠군요.”


미야 아츠무는 상냥하게 웃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저도 모르게 욕설을 곱씹고 있었다. 토비오군, 또 뭔가 했어? 일 저지르기 전에 나한테 말하라고 했는데 정말 귓등으로도 듣지를 않네. 그러나 단련된 미야의 표정은 평온했고, 다 잡은 쥐를 놓친 오이카와만이 표정을 일그러트리고 있었다.


“토비오쨩이 투자하기로 한 건설 건 말이야. 시작부터 여기저기 돈 뿌려놨던데 그건 변호사쨩이 한 건가?”

“저는 사장님 전담이라 회사 일은 잘 알지 못합니다.”

“회사? 마피아들이 놀고 있네.”


눈앞에서 듣는 모욕은 사실이기에 거부감도 없었다. 미야 아츠무는 계속 시비만 걸고 있는 오이카와를 보며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수사관님.”

“…….”

“오늘은 딱히 저를 데려갈 만한 명분이 없으신 것 같은데, 먼저 가 봐도 될까요?”


오이카와가 짧게 뭐라고 말했다. 미야에게는 조금 생소한 지방의 사투리였으나, 욕이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미야는 화가 난 수사관이 자리를 비켜줄 때까지 기다렸다. 다행히도 현대 사회는 범죄자들의 인권 또한 중요하게 여겼다. 심증이 확실한데도 물증이 없어 잡아들이지 못하는 오이카와 토오루에겐 큰 불행일 것이다. 눈이 차갑게 식은 오이카와가 한 걸음 물러섰다. 미야는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그의 옆을 지나갔다. 그러나 뒤에서 다시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토비오쨩이 불법 자금 운용해서 사업 따낸 거 말인데.”

“…….”

“그 증거 줄 수 있다고 보호 요청해온 놈이 있었거든.”


FBI가 집요하게 쫓아다녔을 테니, 그 기회에 한두 명쯤 탈퇴하려는 조직원들도 있었다. 미야는 이제야 어떻게 된 일인 줄 알고 속으로 탄식했다. 이를 갈며 말하는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뒤에서 계속 들렸다.


“그런데 그 놈이, 오늘 갑자기 거리에서 피투성이로 발견됐네?”

“…안 된 일이군요.”

“벤데타(복수)?”

“수사관님.”


미야는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옛 단어가 가당키나 합….”

“토비오쨩한테 전해.”


오이카와는 미야의 대답을 끊고 말했다.


“또 이런 식으로 피해가면 내가 토비오쨩을 감옥에 처넣었을 때 좋지 않을 거라고.”

“…….”

“남자 좋아하는 그 엉덩이, 강간범들한테 한 십년 간 돌려지고 싶으면 어디 마음대로 해봐.”


미야의 눈썹이 놀란 것처럼 위로 치켜 올라갔다. 그러나 다분히 의식적인 흉내였다. 미야는 윗입술을 살짝 핥고서, 해야 할 말들을 골랐다. 하지만 정리하기도 전에 불쑥 그의 입에서 올바르지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제 귀에는 꼭 수사관님이 박아주시겠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

“그럴 리는, 없을 테고.”


미야는 양 손을 앞으로 모았다. 오이카와는 미야가 하는 꼴을 보고서는 고개를 돌렸다. 변호사는 공손히 수사관에게 말했다.


“…아무튼 사장님께는 수사관님의 말씀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지루해졌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었다.


***


정말로 요즘 같은 세상에 마피아가 무슨 소리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시카고에 사는 사람들은 ‘킹’을 알고 있었다. 이탈리아계 마피아 샘 루체세가 일본 여자와 결혼하여 얻은 아들은, 지나칠 정도로 어머니를 닮았으나 핏줄만큼은 루체세가 틀림없었다. 샘은 늦게 얻은 아들을 귀하게 여겼다. 마피아치고는 드물게도 사랑하는 여자의 나라에서 쓰는 이름을 붙여줄 정도였다. 그리하여 토비오 루체세는 이탈리아와 미국과 일본이라는 복잡한 기반을 가지게 되었다.


내부에서 반발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작은 루체세는 어릴 때부터 총기 사용에 능숙했고 마피아가 배워야할 것들을 빠르게 흡수해나갔다. 그래서 그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다음으로 보스 자리에 오르자, 루체세 패밀리는 그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시카고의 어린 왕.’ 루체세 패밀리는 킹 패밀리라고도 불리며 세력을 불렸다. 그러니 FBI가 왕에게 주목하는 것도 당연했다.


“…해서, 제가 조심하라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토비오 루체세의 전담 변호사 미야 아츠무는 커튼을 걷으며 말했다. 침대에 누워있던 토비오는 대답 없이 침대 밖으로 손을 까딱였다. 허락 없이 방에 들어온 변호사는 그게 나가라는 뜻인지, 일으켜달라는 뜻인지, 아니면 침대 안에 있는 남자를 치우라는 뜻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토비오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물.”

“…사장님. 저는 사장님의 개인 시종이 아닙니다.”

“물.”

“참나.”

“참나?”


귀여운 토비오군. 제발 내 말 좀 듣자. 고용주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는 걸 10년 동안 배워왔다. 목구멍까지 치솟은 말을 그대로 삼킨 채, 미야는 얌전히 물을 따라 토비오에게 가져다주었다. 컵을 받기 위해 보스는 상반신을 일으켰다. 정사의 흔적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깔끔했다. 덕분에 미야는 눈을 돌리지 않고 토비오의 몸을 구경할 수 있었다. 


따뜻한 손으로 덮어서 어루만지면 저 단단한 몸도 녹아내리려나. 곧은 어깨와 적당한 근육이 붙어있는, 군살 하나 없이 아름다운 몸은 어제 저녁 성교를 한 사람이라곤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깨끗했다. 걸리지도 않고 쭉 내려가는 매끄러운 살결, 찬 공기를 받아 조그만 유두만이 뾰족하게 서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 뒤늦게 시선을 느낀 토비오가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뭐라고?”

“…제 말 안 들으셨습니까?”


보스의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침대 곁에 누워있는 남자를 힐끔 쳐다보았다가,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당연히 몸을 가리는 법이 없었다. 미야는 그제야 눈을 돌렸다. 하반신엔 확실한 증거들이 남아 있었다. 의자에 걸어둔 가운을 찾아 입으며 토비오가 말했다.


“저거 치워놔.”

“저는 심부름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사장님.”

“씻고 나올 테니까 그때 말해.”

“젠장.”

“젠장?”


욕실로 들어가려던 토비오가 못마땅한 어조로 미야의 말을 따라했다. 눈이 마주쳤다. 미야난 어깨를 으쓱 올렸다.


“씻고 나오십시오.”


저 어린 애의 얼굴이 조금만 덜 취향이었더라면, 이런 취급 받으면서 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야는 토비오가 욕실에 들어간 후 침대를 내려다봤다. 어제 저녁 열심히 보스에게 봉사했을 남자는 체면도 없는지 곯아 떨어져있었다. 몸은 좋아보였지만 머리가 좋아보이진 않았다. 미야는 직접 손을 대기 싫어 사람을 불렀다. 토비오는 생긴 것과 달리 고전적인 수단들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침실에 달린 종을 울리자 고용인들이 달려왔다. 미야는 토비오의 말을 따라했다.


“치워놔.”

“알겠습니다.”

“곧 나오시니까 빨리.”


익숙한 일이니 거칠 것도 없었다. 고용인들이 거칠게 어깨를 흔들자 남자가 끔벅 눈을 떴다. 정말로 힘 하나는 좋아보였다. 미야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남자에게 말했다.


“저녁에 즐겼는데 아침까지 있을 필욘 없지. 나가봐.”

“…카게야마는?”


남자가 멍청히 물었다. ‘카게야마’는 토비오의 어머니 쪽 성씨였다. 원나잇을 할 때 대는 이름이라는 것도 이미 미야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남자에게 친절히 설명해줄 마음은 없었다. 그는 고용인들을 쳐다보고 눈짓했다.


“빨리 보내.”

“잠깐, 너는 누구, 누구…!”


남자는 잠이 덜 깼는지 둔하게 발버둥 쳤다. 아마 나가게 되면 사실 이 곳은 루체세 패밀리의 보스가 사는 곳이란 걸 알게 될 테고, 또 자신이 어젯밤 상대했던 게 킹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아마 다시는 못 세울지도 모른다. 덩치만큼 간이 커보이진 않았다. 미야는 문이 닫히기 전 남자를 향해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얼굴에는 왠지 모를 짜증이 서려있었다.


***


토비오 루체세는 레고를 좋아했다. 물을 뚝뚝 흘리며 나온 어린 보스는 어제 저녁 조립하다가 못 한 레고를 가져와서 조립하기 시작했다. 반쯤 완성된 디즈니 성은 무서울 정도로 토비오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분위기 또한 여전히 험악해보였다. 미야는 바닥에 앉아있는 토비오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설명서는 안 보십니까?”

“봤어.”

“원래 보면서 조립해야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요.”


미야는 수북한 레고 블록 더미 밑에 깔린 설명서를 찾아냈다. 딱 봐도 복잡해보였다. 토비오는 파란색 블록을 유심히 보다가 성의 바닥 부분에 끼워 넣었다. 미야는 설명서를 확인했다. 그 자리가 맞았다. 약간 질린 목소리로 미야가 물었다.


“이걸 다 외우셨습니까?”

“아까 하던 얘기 계속 해봐. FBI가 뭐?”


파란색 블록을 시작으로 보스는 척척 레고를 맞추기 시작했다. 아마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최대한의 자세일 것이다. 미야는 선선히 웃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람 죽이실 거면 먼저 말 하고 죽이십시오. 사장님. 귀찮아집니다.”

“그 놈은.”


마치 더러운 것을 본 것 같은 얼굴이었다. 토비오는 손에 쥔 블록을 꽂으며 중얼거렸다.


“약속을 어겼어.”

“…그건 또 언제 적 오메르타(침묵의 계율)입니까.”

“우리는 가족이야. 피를 섞었는데 배신하면….”

“…….”

“죽어야지.”


어린 보스는 무척 심기가 불편해보였다. 토비오는 마피아 아버지에게서 배운 모든 것을 그대로 흡수했다. 위법과 합법 사이를 적절하게 넘나드는 짐승 같은 본능, 그리고 마피아가 지켜야할 고전적인 규율들. 오이카와가 ‘벤데타’ 라고 말한 이유가 있었다. 죽음은 계율을 어긴 가족에 대한 가장 큰 징계였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게 당연했다. 가족을 제 손으로 죽이라고  명령한 것이다. 


“그래서 아무나 잡아서 스트레스 해소하신 겁니까.”

“…몰라.”

“병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미야는 오이카와의 말을 떠올렸다. 보스가 남자 취향이라는 건 죄다 퍼진 것 같으니(심지어 구체적인 포지션조차도) 오히려 수습할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 미야의 조언에 토비오는 ‘콘돔 정도는 해.’ 라고 대꾸했다. 변호사는 할 말이 없어졌다. 그는 그래서 바닥에 같이 앉는 것을 택했다. 토비오는 신경 쓰지 않는 다는 듯 레고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야는 손으로 블록들을 만져보다가 입을 열었다.


“사장님.”

“…왜.”

“오늘 재밌는 말을 들었습니다.”

“해 봐.”

“어떤 FBI가 사장님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사장님을 잡아서, 엉덩이에 좆을 처넣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레고를 맞추던 손이 멈췄다. 미야는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파란 눈동자를 외면하고서 미야는 부드럽게 블록들을 토비오 쪽으로 밀었다.


“아무튼… 조심하는 게 좋단 뜻입니다.”

“…….”

“병이나, 경찰이나.”

“…….”

“남자나.”


블록을 밀어주던 긴 손가락이, 멈춰있는 토비오의 손등 위에 올라왔다. 변호사가 튀어나온 혈관을 만져보는 걸 토비오는 내려다보았다. 몇 번 손등을 쓰다듬는 손길은 다분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토비오는 새삼스러운 얼굴로 미야를 쳐다보았다. 보통 변호사답지 않은 특이한 헤어스타일, 늘 빙긋 웃는 눈가. 쓰다듬던 손이 팔뚝까지 올라왔다. 간지러워서 토비오는 살짝 몸을 뺐다. 그러나 무거운 건 펜 정도나 들어봤을 변호사의 손은, 어제 저녁 사람을 죽이도록 명령한 남자의 팔을 더듬어가고 있었다. 토비오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버지께 들은 말이 있는데.”


토비오는 의도적인 손놀림을 뿌리쳤다.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보였다. 다만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어.”

“제가 가족입니까?”


어린 보스는 또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키우는 개도 가족으로 봐야지.”

“…그럼 저는 애완견입니까?”

“…애완견이라기에 너는 덩치가 너무 크잖아?”


진지한 대답엔 미야 아츠무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어보였다. 미야는 토비오를 더듬었던 손을 아쉽게 갈무리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티끌 하나 없이 고른 피부를 만져봤다. 저 몸을 감싼 살결은 어디라도 팔뚝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변호사는 눈앞에서 미묘하게 당황스러워하는 보스의 가슴과, 배와, 다리, 허벅지 안쪽, 그리고 조금 더 은밀한 곳을 상상했다. 미야가 손을 바라보자 뒤늦게 토비오의 귀가 붉어졌다. 지금까지 성적인 상대로는 전혀 자신을 의식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것이 미야 아츠무는 꽤나 즐거워졌다.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변호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아직 수간에는 관심이 없으신 모양이군요.”

“…이거 치워놔.”


블록을 밀어낸 보스는 못마땅한 얼굴로 일어났다. 미야는 그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오이카와를 만났을 때부터 치밀었던 짜증은 이제 사라져 있었다.


“착한 아이처럼 말씀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사장님.”

“…착한 아이?”

“가끔은 좀 나쁜 짓을 해도 될 텐데.”


토비오군. 부르지 못한 이름을 속으로 부르며 방긋 웃으면, 매일 '나쁜 짓'을 하는 어린 보스는 오만하게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휙 돌려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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