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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폐왕의 밤

17. 9일 <동궁-히나타>


낑낑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품에서 무언가가 바르작거렸다. 카게야마는 부드럽고 따뜻한 것을 놓고 싶지 않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깡! 놀란 강아지가 카게야마의 팔을 물었다. 아야.. 카게야마가 벌떡 일어나니 겁을 먹어 침상 구석으로 가버린다. 


"무서워할 거라면 도대체 왜 문거지?"


끼잉끼잉. 제법 단단한 이를 가진 강아지를 한 번 쥐어박고서, 카게야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궁이 인사를 올린 후 들어왔다가 강아지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질색을 했다.


"마마. 짐승을 안에 놓으시면.."

"배고플테니 밥이나 챙겨주거라."


상궁은 손을 벌려 강아지를 오게 했다. 강아지가 상궁을 따르자 카게야마는 살짝 시무룩해졌다. 궁녀들이 소세물을 들고 왔다.


"마마. 오늘은 어디를 가시겠습니까."

"....."


카게야마는 억지로 강아지를 끌어안고서 생각에 잠겼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현재 동궁을 연속 3일갔을 때부터 시작해서 문안인사 10번 중에 7번을 가게 되었되었습니다. 위험도를 올릴 두 명을 리레점으로 점칩니다.


1 : 쿠니미 아키라

2 : 킨다이치 유타로

3 : 오이카와 토오루

4 : 이와이즈미 하지메

5 : 히나타 쇼요

6 : 츠키시마 케이

7 : 쿠로오 테츠로

8 : 코즈메 켄마

9, 0 : 리레주 지정



"동궁에 가겠다."

"동궁에요?"


상궁이 놀라서 되물었다. 카게야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최근엔 동궁에 자주 가지 않았으니 가고 싶구나."

"...마마. 자주 가셨습니다."

"네가 착각하는 것이다."

"마마..."


1~3 : 마마가 원하신다면.. (츠키시마, 쿠로오 위험도 +1)

4~6 : 다른 궁을 다시 생각해보시지요 (츠키시마, 쿠로오 위험도 +2)

7~9 :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츠키시마, 쿠로오 위험도 +3)

0 : 사랑과 증오는 함께 피어나는 것 (츠키시마, 쿠로오 호감도 +3, 위험도 +5)



"마마. 동궁을 연일 세 번 가신 후론 계속 해서 동궁만 찾으셨습니다."

"가고 싶단 말이다."

"...위험한 것 같습니다. 다른 궁들이 불편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누가 물으면 상처를 고치러 갔다고 전하거라."


카게야마는 뻔뻔하게 강아지에게 물렸던 팔을 내밀었다. 상궁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


<츠키시마 케이>


오늘도 동궁이라는 건 벌써 마음을 시라토리자와 쪽으로 정했단 건가.


츠키시마는 바둑알을 손에 쥔 채 생각에 잠겼다. 히나타는 도무지 바둑을 둘 줄 몰라, 그는 아침마다 혼자 바둑을 두고는 했다. 히나타는 자고 있었다. 먼저 일어난 츠키시마는 카게야마가 오늘도 인사를 동궁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큰일이네."


바둑판에 바둑알이 놓여졌다. 안경을 치켜올리며 츠키시마는 혼잣말을 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는데.."


카라스노에 돌아가기 전 카게야마를 히나타가 임신시키는 것이 가장 좋았다. 카라스노의 피가 섞인 것으로 서쪽의 강국에 참견을 할 수도 있을테고, 히나타의 입지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 츠키시마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짜증이 나 바둑판 위의 바둑알들을 모두 손으로 쓸어냈다. 바닥으로 투두둑 떨어져 옥으로 만든 바둑알이 깨졌다.


"젠장."


그는 낮게 혀를 찼다. 늘 이성적인 머리 속에는, 언젠가 만져보았던 여자의 목덜미가 지겨울 정도로 떠오르고 있었다.



츠키시마 케이

○: 17

◇: 15 (+3)



<쿠로오 테츠로>


"마마님은 동궁이 좋으신가보네."


쿠로오가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큰 손으로 벅벅 등 뒤를 긁자 싫어하며 고양이는 도망쳤다. 코즈메는 도망가는 고양이를 한 번 보았다가, 다시 쿠로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쿠로."

"응."

"화났어?"


쿠로오는 웃었다.


"그런가?"

"어제, 강아지 줬으니까.."


올 줄 알았는데. 코즈메가 중얼거렸다. 쿠로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게. 이름을 지어달라기에 기대를 했지만..오늘은 아니었네."

"...."

"켄마. 네가 맞나봐."


나 좀 화났어. 쿠로오는 코즈메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쿠로오 테츠로

○: 18

◇: 14 (+3)



*



카게야마도 자신이 이상한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누구를 만냐고 싶으냐 묻는다면, 아마도 다시 카게야마는 우시지마의 이름을 댈 것이었다. 그는 아플 때마다 자신을 돌봐 주었다. 왕위에서 강제로 내려왔다. 배신을 당했고, 이젠 아이를 낳기 위한 처지가 되었다. 괜찮다고 참으려 했지만 마음이 고장났는지도 모른다. 카게야마는 왠지 우시지마가 그런 자신을 고쳐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시지마님을 뵙습니다."


카게야마는 동궁으로 들어섰다.


"이 상처는 무엇이냐."


우시지마는 카게야마가 겉옷을 벗자 보이는, 손목의 상처를 놓치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입술을 쭉 내밀었다.


"강아지가 물었습니다."



홀 : 어서 손을

짝 : 강아지?



"강아지라니.. 개를 키우느냐."


우시지마의 물음에 카게야마는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쿠로오님께서 주셨습니다."

"...네코마의 황자인가."

"어제 보내주셔서.. 굉장히 귀엽습니다. 절 따르진 않지만."


카게야마는 팔을 더 걷어 물린 자국을 보여주었다. 흰 팔이 드러나 우시지마의 눈을 어지럽혔다. 남자의 눈이 상처가 아니라 팔을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카게야마는 하나씩 자국을 가리켰다.


"여긴 어제 저녁에, 이건 오늘 아침에..귀여운데 저만 따르지 않습니다."

"...."

"그리고 또 제가 쓰다듬으면 으르렁거려서.."



홀 : 다른 남자의 이야기는 하지 마라

짝 : 듣고 싶지 않다



"카게야마."


우시지마는 카게야마의 말을 끊었다. 팔을 보여주던 카게야마가 고개를 들었다. 우시지마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


"약속해다오."

"무엇을 말씀하십니까."

"다른 남자의 이야기는 내게 하지 말거라."

"...."

"질투가 나서 참을 수 없구나."



1~3 : 그걸 어떻게 약속드립니까 (위험도 +2)

4~6 : ...강아지에게?

7~9 : 질투라니...

0 : 약속하겠습니다



"질투..라니."


카게야마는 눈을 깜박였다. 우시지마는 대답 대신 카게야마의 팔을 잡았다. 한 순간 뜨거워지는가 싶었더니 다시 내려다봤을 때는 이미 상처들이 사라져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주마."

"우시지마님."

"나는 계속 질투하고 있었다."

"...."

"요사이 네가 다른 궁을 가 그들에게 질투를 했고."

"...."

"네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질투를 했고."

"...."

"지금은 네가.. 오랜만에 얼굴을 보여줘도 다른 남자의 이야기를 하니 질투하는 것이다."


우시지마는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듯 하나하나 카게야마에게 말해주었다. 카게야마는 왠지 수줍어졌다. 깨끗하게 드러난 팔이 그제야 민망해 소매를 내린다. 상처를 고쳐주길 바랐으나 이런 이야기를 들을 줄은 몰랐다. 


"약속해주겠느냐."


우시지마가 물었다. 카게야마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의 말이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 지 모르는데 함부로 약속드릴 순 없습니다."

"그러면 계속 내가 질투하는 꼴을 보고 싶은 모양이군."

"...약속은 못 드려도 노력하겠으니 불편하시면 오늘처럼 말씀해주십시오. 그러면 좋지 않습니까."

"쉽게 약속은 하지 않는구나. 그래서 더 탐이 난다."


우시지마는 한층 풀린 얼굴로 카게야마의 손을 잡았다. 



우시지마 와카토시

○: 32 (+2)

◇: 15 (+1)

카게야마 토비오

□: 21 (+2)



카게야마가 동궁에서 돌아오자 상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마께서 가신 후 어느 분이 쳐들어오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누가 내 인사를 신경쓰겠느냐."

"마마. 마마께선 마마의 위치를 잘 아셔야합니다."


상궁이 걱정스럽게 아뢨다.


"혹시라도 이번 동궁행을 마마가 우시지마님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어찌합니까."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인데.. 말이 많구나."


카게야마는 상궁의 잔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했다.


"마마. 내일은 단패를 뽑으시니 오늘부터 몸을 편히 하심이 좋지 않겠습니까."

"벌써 내일인가."

"예. 삼일에 한 번이시니 내일이 맞습니다."

"...."


단패궁에 남으라는 상궁의 말을 듣고 카게야마는 생각에 잠겼다.



1~2 : 후원

3~4 : 궁도실

5~6 : 서고

7~9 : 단패궁

0 :



"...너무 오래 몸을 움직이지 않았으니..."

"...."

"활이라도 쏘러 가야겠구나."


카게야마는 상궁의 눈길을 피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단패궁에는 카게야마의 활이 없지만, 아마 궁도실에 가면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  카게야마는 계속 쳐다보는 상궁을 외면한 채 궁녀 한 명을 끌고 나왔다. 단패궁의 시들지 않는 단풍 위에 눈이 쌓여 보기 좋았다. 


궁도실에 도착하자, 원한대로 누군가 있었다.



1~3 : 우시지마

4~6 : 이와이즈미

7~9 : 히나타

0 : 세 인물 중 리레주 지정



"토비오!"


활 보호대를 찬 히나타가 손을 신나게 흔들었다. 히나타가 활을 쏘는 줄은 몰랐던 카게야마는 깜짝 놀랐다.


"히나타님을 뵙습니다."

"보고 싶었어."

"아.."

"토비오는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



홀 : 저도..

짝 : 저번에 재밌었습니다



카게야마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히나타와 함께 했던 공놀이는 정말로 재밌었다. 같이 노는 건 재밌었고, 밝은 히나타도 싫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뒷말을 생략한 채 앞부분만 말했다.  


"저도 저번에 재밌었습니다."

"...그거 아닌데."

"예?"

"....토비오. 바보구나."


히나타의 주황색 머리가 풀이 죽었다. 내가 무슨 말을 잘못했나? 카게야마는 영문을 몰랐다.


"바보 아닙니다."

"쇼요라고 불러주지도 않고."

"...그건.."

"북궁에도 안 오고."

"...."

"토비오..내가 싫구나."


활을 든 히나타의 손이 축 늘어졌다. 그중에서도 북궁에 안 온다는 말은, 상궁이 아침에 전했던 충고와 똑같아 카게야마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히나타님."

"쇼요!"

"..히나타님. 저는.."



홀 : 같이 자란 친구들 이름도 지금 못 부릅니다

짝 : 코즈메님도 같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히나타님. 저에겐 두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카게야마는 히나타의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서투르게 제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에게 처음 해보는 친구의 이야기였다.


"예전엔 평생을 같이 살거라 생각했으나, 멀어져 지금은 이름도 부르지 못합니다."

"...토비오."

"그저 몰랐던 사람처럼 성을 부를 뿐입니다. 그래서.."

"...."

"그러니까, 그걸로 마음이 풀리실 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이름은.."

"..토비오. 그만 해."


히나타가 코를 훌쩍였다. 카게야마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히나타의 눈을 보고 놀랐다. 왜 이 남자는 지금 내게 이런 눈을 하는 걸까. 그리고 곧 의외의 말이 튀어나왔다.


"울고 있잖아."

"..예?"

"눈물이 고여 있어."


우는 것도 몰라? 히나타는 손을 들어 카게야마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푸른 눈 안에 고여있던 눈물이 히나타의 손등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나는 키가 작으니까.. 토비오가 우는 걸 잘 볼 수 있어."

"히나타님."

"그러니까 울지 마. 괴로운 이야기를 하게 해서 미안해."


몇 번 보지도 않은 이 앞에서 울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카게야마는 제 손으로 눈가를 훔쳐보았다. 정말로 물기가 남아있었다.


"지금 부르지 않아도 괜찮아."


히나타는 씩씩하게 말했다. 카게야마는 얼굴의 물기를 닦아냈다. 갑자기 눈물이 터진 것이 카게야마는 신기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카라스노의 황자 앞에서 추태를 보였다. 그래도 눈물을 흘리니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그 친구들이 소중했던 거지?"

"...."

"내가 더 소중한 존재가 되어줄게."

"히나타님..?"

"나는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히나타는 카게야마의 손을 덥석 잡으려다가 망설였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처음, 처음부ㅌ.."

"히나타님?"

"그러니까.."


히나타는 눈을 꽉 감았다 떴다.



1~3 : 네가 미인이라고 생각했어

4~6 : 네가 좋다고 생각했어

7~9 : 너에 대해 알고 싶다고 생각했어

0 : 첫눈에 반했으니까



"네..네가 미인이라고, 응, 미인이라고 생각했어!"


이쯤되면 뜻이 전달됐겠다싶어 히나타가 외쳤다. 카게야마는 히나타의 말을 듣고 멈칫했다. 처음 히나타를 봤을 때가 생각났다.


"처음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응..예뻤으니까."

"...그때도 지금도 대답을 못하게 하십니다."

"왜? 미인을 미인이라고 하는데."

"얼굴만 보기 좋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으..그게 아니라..!!"


히나타는 카게야마의 말에 볼을 부풀렸다. 태양같은 머리카락이 히나타를 따라 복슬복슬 움직였다.


"나는 여자한테 미인이란 말 잘 안해."

"예?"

"진짜.. 예쁜 사람한테만 한단 말이야."

"..?"

"몰라! 토비오는 역시 바보야."


히나타는 얼른 도망가려다가, 카게야마에게 잡혀 활을 내어주었다. 활을 주며 히나타는 몇 번이나 당부했다.


"나중에 북궁에 올 때 가져와줘."

"알겠습니다."


언제 울었냐는 듯 카게야마는 과녁을 향해 살을 날렸다. 깨끗해진 마음은 가벼워 카게야마는 가끔 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히나타 쇼요

○: 15 (+2)

◇: 16


카게야마 토비오

□: 13 (+1)



히나타의 활을 가져오자 상궁이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이건 어느 분의 활입니까?"

"히나타님의."

"어머. 그럼 내일 북궁에 가셔서 활을 돌려드려야겠군요."

"글쎄..딱히 내일 드리겠다고 약속하진 않았는데."


카게야마가 무심히 대꾸했다. 상궁이 엄하게 허리에 손을 올렸다.


"빌린 물건은 빨리 가져다 주셔야합니다."



홀 : 그런가

짝 : 내일 생각해보고



"그런가.. 알겠다. 내일은 북궁에 가야겠군."


카게야마는 상궁의 말에 수긍했다.


저녁을 먹은 후 강아지와 놀아보려 했지만 역시 잘 따르지 않았다. 우시지마가 고쳐주었던 팔에는 다시 작은 생채기가 났다. 카게야마가 화가 나서 강아지의 입을 꽉 잡았다.


"이제 네 상처는 부탁드리지 못한단 말이다."


끼잉끼잉거리며 강아지가 울었다. 카게야마는 마음이 약해져 다시 놓아주었다. 그러자 다시 또 물려고 달려든다.


"이 녀석!"


카게야마는 조그만 강아지와 한동안 싸우며 시간을 보냈다.



1~3 : 밤산책을 했다

4~6 : 강아지를 데리고 침상에 누웠다

7~9 : 손님이 왔다

0 : 문득..



"마마. 이제 주무시지요."


한참 강아지와 씨름하던 카게야마에게 상궁이 말을 걸었다. 상궁에게로 뛰어가려는 강아지를 꼭 잡은 카게야마는 내일이 단패를 뽑는 날이란 것을 기억했다. 돌아다녀보았자 좋을 일은 없어보였다. 빨리 잠들고 싶었다. 


"그래야겠다."

"마마. 강아지는."

"같이 잘 것이다."

"...."


상궁은 불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내일은 북궁에 가시는 겁니다."

"알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

"잊지 않았으니 잔소리는 그만하고 너도 쉬거라."


상궁이 문을 닫았다. 강아지를 끌어안고 카게야마는 침상으로 올라왔다. 이젠 끙끙거리면서도 품에 안자 도망치려고는 하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강아지의 등을 쓰다듬었다.


"내일은..넌 밖에서 자야할 지도 몰라."


아직 이름이 없는 강아지가 낑낑거리며 따뜻한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9일 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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