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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폐왕의 밤

24. 16일 <서궁-쿠로오>


"폐하."

"...?"

"...카게야마."


역시 그만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전쟁. 킨다이치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뺨에 튄 피를 닦은 카게야마가 무슨 말이냐는 듯 돌아본다. 맑은 눈빛이었다. 손에는 활을 꽉 쥔 채 놓지 않았다. 킨다이치는 카게야마를 달래듯 손에 쥔 활을 가져갔다. 


"이제 충분히 키타가와는 강하고, 더 이상 네가 무리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더 강해져야하는데."

"...."

"그래야,"

"...."

"그래야..?"


그는 자신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친구의 앞에서 목적을 잃어버린 말을 혼자 되뇌었다. 그래야..



카게야마는 눈을 떴다. 단패를 뽑는 날이었다. 그리운 꿈을 꾼 것 같았다. 카게야마는 간 밤의 꿈을 떠올려보려 애썼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인상을 잔뜩 찡그리자 상궁이 놀라서 카게야마의 안색을 살폈다.


"마마. 어디 불편하십니까."

"꿈이 기억이 나지 않는군."

"꿈은 반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억지로 떠올려 무엇하세요."

"..그런가."


카게야마는 꼬리를 흔드는 네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단출하게 나온 식사를 떠먹으며 카게야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중요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그리운 기분이었다. 카게야마는 아오바죠사이의 꿈을 꿨던 거라고 생각했다.


"서궁에 가볼까."

"요즘 서궁을 자주 찾으시는군요."

"이와이즈미님도 좋고, 오이카와님도.."


좋나? 싫다고 말할 순 없었다. 동경하던 남자였다. 상궁이 물었다.


"오이카와님도 좋으시군요."



홀 : 그렇..지?

짝 : ....



싫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말을 밖으로 꺼내기엔 오이카와가 자신을 싫어할지도 모른단 사실이 걸렸다. 카게야마는 대답 대신 자리에서 일어섰다. 네코가 꼬리를 흔들었다.


"추우니 넌 여기 있거라."


왕왕, 쫓아오려는 강아지를 억지로 떼어둔 카게야마는 서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추운데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애틋한 꿈 속을 계속 걷는 기분이었다. 서궁의 정원에 아직도 동백이 붉었다. 카게야마는 서궁으로 바로 가지 않고 동백꽃 앞에 멈춰섰다. 이렇게 빨간 것을 꿈 속에서 보았다. 



홀 : 오이카와

짝 : 이와이즈미



"카게야마."


발자국소리에 먼저 돌아보자 이와이즈미가 있었다. 카게야마가 살며시 웃었다.


"이와이즈미님!"

"꽃을 보고 있었어?"


이와이즈미는 어제 우울해하던 카게야마를 떠올리곤 자상하게 물었다. 카게야마는 고개를 저었다.


"꿈에서 이렇게 빨간 것을 보았는데.. 무엇인지 생각이 안나요."


추위에 시달려 얼어있는 손가락이 동백꽃을 건드렸다. 


"무엇이었을까.."



홀 : 아마

짝 : 추운데



붉은 것은 보통 피를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이와이즈미는 동백꽃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카게야마의 어깨를 잡았다.


"카게야마. 들어가자."

"..! 죄송합니다. 이와이즈미님. 제가 인사를 늦어서,"

"그게 아니라 손이 얼었잖아."


이와이즈미는 겉옷을 벗어 카게야마의 몸 위에 걸쳐주었다. 카게야마가 놀라서 다시 고개를 저었다.


"이와이즈미님도 추우시잖아요."

"바로 이 앞인데 뭐가 추워."

"그럼 저도..몇 발자국만 더 걸으면 되는데 입지 않겠습니다."

"고집은 여전하네. 카게야마."


카게야마의 머리 위로 따뜻한 손이 슥슥 지나갔다.


"고맙다고 하고 입으면 되는 거야."

"..고맙습니다."

"착하다."


카게야마는 여자임에도 키가 커 이와이즈미의 옷이 딱 맞았다. 하지만 품이 커서 헐렁한 모습은 여자의 몸. 순순하게 제 말을 따르는 카게야마를 보며 이와이즈미는 복잡한 심정을 억눌렀다. 따뜻한 궁 안으로 들어오자 몸이 녹았다. 카게야마는 이와이즈미의 옷을 그대로 입고 궁으로 들어왔다.



홀 : 벗는다

짝 : 벗지 않는다



"덥지 않아?"


차를 내오게 한 이와이즈미가 카게야마에게 물었다. 카게야마는 이와이즈미의 냄새가 묻어있는 옷으로 몸을 감쌌다.


"따뜻해서 좋아요."

"..그래, 그럼 입고 있어."

"예!"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어준 후 오이카와를 찾았다. 옷을 갈아입는 중일거라고 이와이즈미가 투덜거렸다. 


"몇 벌이나 옷을 갈아입는 거냐! 빨리 나와!"


이와이즈미의 거친 말이 재밌어 카게야마가 방긋 웃었다. 


"이와이즈미님은 오이카와님의 엄마같아요."

"내가 저 놈의 엄마라고? 카게야마. 날 단명시킬 생각이구나."



홀 : 오이카와씨의 엄마가 되었는데 단명이라니!

짝 : 단명하시면 안돼요



"오이카와씨의 엄마가 되었는데 단명? 이와쨩은 나 돌보려면 오래 살아야지."


오늘도 화려한 옷차림의 오이카와가 인사도 없이 나와 자리에 앉았다. 카게야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이즈미님. 오래오래 사셔야해요."

"잠깐만. 토비오쨩 이제 오이카와씨에겐 인사도 안해?"

"..아오바죠사이의 오이카와님을 뵙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가라앉았잖아? 다시 해."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의 뒤통수를 갈겼다. 


"적당히 좀 해라."

"무식한 이와쨩의 주먹 때문에 오이카와씨 너무 아파..."


오이카와는 얼굴을 찡그리는 시늉을 하다가 카게야마를 보았다.



홀 : 그러고보니

짝 : 그 옷



"어라? 토비오쨩."


카게야마를 훑던 눈이 멈췄다. 오이카와가 웃으며 카게야마에게 입을 열었다.


"그 옷 이와쨩 꺼에요."

"예, 제가.."

"밖에서 추워하길래 덮어줬어."


이와이즈미가 카게야마의 말을 잘랐다. 오이카와는 흥미가 없다는 말투로, 그러나 카게야마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여기 꽤 더운데 계속 입고 있네."

"아직 춥습니다."

"보는 사람이 덥다. 벗을까? 토비오쨩?"



홀 : 좀 더운 것 같기도 하고

짝 : 입고 있을래



"좀 더운 것 같기도 하고..?"


카게야마는 옷을 쉽게 입었을 때처럼 쉽게 벗었다. 옷을 벗자 이와이즈미가 선물해준 목걸이가 나타났다. 푸른 청옥을 박아 눈에 확 들어오는 물건이었다. 이와이즈미가 얼른 카게야마에게서 옷을 받아갔다. 


"토비오쨩. 그 목걸이 예쁘네."


심상치않아보이는 목걸이를 본 오이카와가 웃으며 물었다. 카게야마는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아, 이건."

"내가 줬어."


이와이즈미가 다시 카게야마의 말을 가로챘다. 어라? 오이카와의 고개가 살짝 옆으로 기울었다.


"변변한 선물도 준 적이 없어서, 내가 줬다. 됐냐. 오이카와."

"이와쨩..세상에!"


토비오쨩에게 줄 선물이라면 오이카와씨에게 먼저 줘야하는 게 아닐까? 심각해지려던 얼굴이 장난스럽게 변한다. 카게야마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목걸이를 쥐었다. 이와이즈미는 왠지 골치가 아파보였다. 생글생글 오이카와가 웃었다. 


"오이카와씨는 정말 상관없는데 말이에요."

"...부끄럽잖냐."

"그러니까 다음부턴 말하지 그래. 괜히 바보를 토비오쨩한테 옮아서 들통나지 말고."


카게야마는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1~3 : 바보 아닙니다!

4~6 : 이와이즈미님께서 곤란하신가? (오이카와 위험도 +2)

7~9 : 오이카와님도 선물이 받고 싶으신가?

0 : 예쁜 목걸이인데 (이와이즈미 위험도 +1)



무슨 이야기인지는 몰랐지만 목걸이가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혹시 받아선 안되는 목걸이였을까? 오이카와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 이와이즈미가 제게 선물을 준 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카게야마는 이와이즈미를 놀리는 오이카와를 쳐다보았다. 이와이즈미가 곤란한 건 싫었다.


"오이카와님. 목걸이를 받은 게 잘못이라면 돌려드리겠습니다."

"..응?"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가 동시에 카게야마를 돌아본다. 두 명 분의 시선에도 기가 죽지 않은 카게야마가 씩씩하게 말했다. 


"그치만 이와이즈미님께서 주신 물건이니까 이와이즈미님께 돌려드릴게요."

"...."

"그러니까 이와이즈미님 괴롭히지 마십시오."


이와이즈미가 머리를 긁적였다. 카게야마, 그게 아니라.. 설명하려는 이와이즈미를 오이카와가 손을 들어 막았다.


"오이카와씨가 이와쨩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어?"

"예.."

"아까까진 오이카와씨, 아무래도 상관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토비오쨩이나 괴롭혀주고 싶네요."

"예?"


이와이즈미가 카게야마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감히 제 앞에서 다른 남자의 편을 드는 카게야마가, 오이카와는 유쾌하고 짜증났다. 


"만약 내가 오늘 토비오쨩 방에 들어가게 되면.."

"...?"

"토비오쨩 아마 저번보다 더 울게 될걸."


이와이즈미가 한숨을 쉬었다. 



오이카와 토오루

○: 26

◇: 25 (+2)

카게야마 토비오

□: 23 (+0)


이와이즈미 하지메

○: 26 (+1)

◇: 19

카게야마 토비오

□: 25 (+1)



오이카와는 피곤하다며 먼저 들어갔다. 이와이즈미가 카게야마를 배웅했다.


"카게야마."

"예."

"목걸이때문에 내가 곤란했던 건 절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카게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와이즈미에게 물었다.


"그럼 이 목걸이.. 걸고 다니면 안되는 건가요?"

"..많이 좋아?"

"예. 이와이즈미님께서 주신 선물이고.."


카게야마가 목걸이를 들여다보기 위해 머리를 숙였다. 이와이즈미는 그 머리 위로 손을 올렸다. 반들반들하게 윤이 나는 까만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로 유순하게 감겼다. 주인의 성정과는 달랐다.


"하고 싶으면 해. 너한테 준 거니 네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네.."


조심스럽게 자신을 보는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이와이즈미는 결국 웃어주었다.



*



단패궁으로 돌아온 카게야마는 어제의 약속이 생각났다.


"쿠로오님이 오실테니 차를 준비해라."

"예? 진작 말씀해주셨다면 좀 더 준비를..!"


상궁이 비명을 질렀다. 카게야마는 털썩 앉아 네코를 끌어안았다.



1~2 : 후원

3~4 : 궁도실

5~6 : 서고

7~9 : 단패궁

0 :


홀 : 손님이 찾아왔다

짝 : 손님이 찾아오지 않았다


다시


홀 : 찾아왔다

짝 : 찾아오지 않았다


1 : 쿠로오 테츠로

2 : 쿠로오 테츠로

3 : 쿠로오 테츠로

4 : 쿠로오 테츠로

5 : 쿠로오 테츠로

6 : 쿠로오 테츠로

7 : 쿠로오 테츠로

8 : 쿠로오 테츠로

9 : 쿠로오 테츠로



쿠로오 테츠로가 도착했다.


"마마님. 초대해줘서 고마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도 있었구나."


네코가 방문객의 주위를 돌며 왕왕 짖었다.



손님이 오셨을 경우 짧은 대화를 나눈 후 단패를 뽑았을 때와 같이 호감도와 위험도를 레점으로 바로 정리합니다. 호감도를 정하는 마지막 선택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카게야마

1~3 : 호감도 0

4~6 : 호감도 1

7~9 : 호감도 2

0 : 호감도 3


상대쪽

1~3 : 호감도 1

4~6 : 호감도 2 위험도 1

7~9 : 호감도 3 위험도 2

0 : 호감도 3 위험도 3


입니다. 대화 중의 선택은 호감도와 위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마마님. 오늘 바쁠 텐데 초대해줬네."


쿠로오가 카게야마의 뒤로 잔뜩 쌓인 장신구들을 보며 물었다. 카게야마는 딴청을 부렸다. 그런 카게야마를 보며 쿠로오가 큭큭 웃었다.


"분명 마마님을 모시려면 궁녀들이 고생할거야."

"그렇지만 네코를 주신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카게야마가 손을 뻗어 네코를 쓰다듬었다. 쿠로오가 흐뭇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음에 들어?"

"정말 좋습니다."



홀 : 그럼

짝 : 다행



"다행이야. 마마님이 좋아해줘서."


쿠로오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느긋하게 뒤로 몸을 기댔다. 언제나 여유로워보이는 남자의 얼굴이 마치 포식을 한 맹수같았다. 


"첫인상이 너무 안 좋아서 걱정했거든."

"...."

"켄마에게 얼마나 혼났는지."


한동안 아예 마마님, 남궁엔 오지도 않았잖아. 미움받아서 슬펐어. 쿠로오는 어려운 말을 어렵지 않게 꺼내는 재주가 있었다. 카게야마의 얼굴이 붉어졌다. 


"일부러 그랬던 건 아닙니다."

"응. 알아. 마마님 보기보다 순진하고, 또 귀여우니까."

"...귀엽다뇨."

"다른 남자들은 안 그러든가?"


뒤로 기울었던 몸이 카게야마를 보기 위해 다시 앞을 향한다. 장난스러워보이는 얼굴. 처음엔 싫었지만 이젠..



홀 : 차나 드세요

짝 : 사실은



"사실은.."


카게야마는 네코에게서 손을 뗐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자 오히려 쿠로오 쪽에서 움찔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앞만 바라보던 여자의 눈이 쿠로오를 향해 꽂혔다.


"쿠로오님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무례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응. 무례했지."

"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긴장을 풀어주시기 위해 그러셨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나 마마님께 꽤 괜찮은 사람이 됐나봐."


그렇게 좋게 봐주다니 영광이야. 마마님.. 쿠로오는 남은 차를 마저 마셨다.



카게야마는 오늘 쿠로오와의 시간이


1~3 : 나름 즐거웠다 (호감도 +0)

4~6 : 쿠로오님은 좋은 분 (호감도 +1)

7~9 : 쿠로오님과 또 이야기하고 싶어 (호감도 +2)

0 : 쿠로오님, 좋아 (호감도 +3)


카게야마 토비오

□: 20 (+1)



쿠로오는 오늘 카게야마와의 시간이


1~3 : 마마님 정말 귀여워 (호감도 +1)

4~6 : 일부러 초대까지 해주다니 (호감도 +2 위험도 +1)

7~9 : 단패를 뽑는 날에.. (호감도 +3 위험도 +2)

0 : 남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잖아 (호감도 +3 위험도 +3)


쿠로오 테츠로

○: 23 (+1)

◇: 17



"다음에 또 불러줘. 귀여운 마마님."


쿠로오는 마지막으로 네코를 쓰다듬어주었다.


"마마님을 잘 지켜드려."


왕왕. 쿠로오가 도무지 마음에 안드는 모양인지 강아지는 계속 짖었다.



쿠로오가 가자마자 카게야마는 궁녀들에게 끌려가 목욕을 하고 치장을 시작했다.


"마마. 이 바쁜 날에 손님을 청하다니요."

"저번엔 오신 분들과 고루고루 친해져야한다고 네가 말했지 않느냐."


그건 동궁에 한참 가실 때 드린 말씀 아닙니까! 상궁은 꾹꾹 참으며 카게야마의 옷을 고르고 보석을 달았다. 어떻게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시간이 찾아왔다.


"마마."

 

상궁이 아홉 개의 패를 카게야마에게 내밀었다.

 

"이제 패를 뽑으셔야합니다."

"...."

"어서."

 

상궁의 재촉에 카게야마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1 : [오이카와 ]       

2 : [우시지마 ]       

3 : [츠키시마 ]       

4 : [쿠니미 ]         

5 : [이와이즈미]      

6 : [히나타 ]         

7 : [쿠로오 ]         

8 : [킨다이치]        

9 : [코즈메 ]         

0 : 리레주의 지정으로



카게야마가 서둘러 패를 뒤집었다.


[츠키시마 케이]


"아.."


카게야마의 신음을 들은 상궁이 서둘러 이름을 확인했다.


"츠키시마님이시군요."

"...."

"마마. 불편하신 분이십니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조금 당황했던 것뿐이니 신경 쓰지 말거라."

"우시지마님께서 오셨을 때에도 그러시지 않으셨습니까."


상궁은 주저하다가 물었다.


"마마. 몸이 편해지는 약이라도 올릴까요."

"..무슨 유난이지. 수치스럽게 하지 말고 어서 알려라. 이 카게야마가 단패궁에서 기다리고 있노라고."


카게야마는 떨리는 손을 서둘러 상의 아래로 숨겼다. 빈정거리는 듯한 웃음과, 동시에 달빛에 반짝이던 머리카락이 생각났다. 어쨌거나 그에게 얕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상궁은 걱정스럽게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가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