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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단편

[쿠니카게ts] 감기 조심하세요


쿠니미 : 감기에 걸렸어 데이트는 못할 것 같아 미안해


눈을 뜨자 덩그러니 폰에 뜬 메시지에, 카게야마는 화보다 걱정이 앞섰다. 모처럼의 휴일이었다. 배구선수인 카게야마에게 경기와 연습이 없는 날은 개인훈련을 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쿠니미 아키라와 사귀고 나선 데이트를 하는 날이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쿠니미를 봐왔지만 앓아누웠던 걸 본 적은 없었다. 카게야마는 벌떡 일어나 급하게 답장을 보냈다.


카게야마 : 많ㅇ 아파/

카게야마 : 많이아파?


늘 제깍 오던 답이 늦었다. 전화를 하려는 순간 디링, 하고 알람음이 울렸다.


쿠니미 : 괜찮으니까 쉬어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전화를 걸었다. 언제나 기다릴 틈도 주지 않던 쿠니미는 역시 느리게 받았다. 카게야마가 급히 물었다.


"많이 아파?"

-괜찮다니까..

"목소리 이상해."

-어제 찬바람 맞아서 그래. 조금 쉬면 나아.


쿠니미가 휴대폰에서 얼굴을 떼고 기침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카게야마는 얼굴을 찡그렸다. 


"내가 갈까?"

-아냐. 괜히 옮을라.

"난 튼튼하니까 괜찮아."


잠시 실랑이를 하던 카게야마는 시계를 보았다. 시계바늘은 막 열시를 지나고 있었다. 


"약 사갈 테니까 기다려."

-안 와도 된..

"있다 봐."


쿠니미가 콜록거리며 카게야마를 말렸다. 그러나 카게야마는 가뿐히 넘기고는 전화를 끊었다. 긴 머리카락을 높게 모아 묶고서 카게야마는 손을 한 번 쫙 펴보았다. 늘 매끈매끈하고 짧게 다듬어진 손톱이 반짝 빛났다. 이 손이 배구만 하는 손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은 좋은 여자 친구가 될 테니까..' 카게야마는 결연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


쿠니미와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지만, 친해진 것은 배구를 하면서 부터였다. 남자 배구부와 여자 배구부의 연습은 같은 곳에서 이뤄졌기에 자연스럽게 동급생인 둘은 친해졌다. 카게야마는 배구 외엔 관심이 없었지만 그 나이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쿠니미는 좋았다. 아마 처음부터 좋아했던 거라고 카게야마는 생각한다. 그 감정이 연애적인 의미란 것을 깨닫게 된 건 무슨 무슨 데이 때마다 선물을 잔뜩 받는 쿠니미를 보면서였다. 사랑스러운 향기를 풀풀 풍기는 예쁜 여자애들은 쿠니미에게 잔뜩 선물을 줬다. 그리고 쿠니미는 딱히 거절하지 않고 전부 받았다. 카게야마는 새삼 쿠니미가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선물을 가방에 넣은 쿠니미와 함께 체육관으로 가며 카게야마가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쿠니미."

"응."

"아까 선물 준 여자애들하고 사귀는 거야?"


쿠니미는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가 조용히 웃었다.


"너도 선물 받았잖아."

"그건..!"


그 말대로, 카게야마 또한 몇몇 여자 선배들에게 선물을 받았다. 머리가 짧아 남자아이처럼 보이는 카게야마를 귀여워하는 여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소년을 대하듯 수줍게 내밀고 도망가 버려 카게야마는 다시 돌려줄 수도 없었다. 카게야마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건.. 그냥 준 거잖아."

"나도 똑같아. 그냥 주는 거니까, 고맙게 받는 거지."

"..뭐야."


카게야마는 조금 안심해 짧은 뒷목을 슥 긁었다. 허전한 뒷목을 만져보면 뒷덜미까지 밀어 까슬까슬한 머리카락이 만져졌다. 문득 카게야마가 중얼거렸다.


"머리 길러볼까."

"머리?"

"머리 감고 말릴 땐 편해서 좋은데, 조금만 길어도 잘라야하는 건 귀찮아."

"얼마나 짧은데? 한 번 봐."


체육관에 도착하기 전, 교사에서 쿠니미의 발이 멈췄다. 카게야마가 무어라 답하기 전에 흰 손이 뻗어왔다. 뺨을 쓰다듬는 것처럼 올라왔다가 밑으로 내려가 목을 감싸 쥔다. 카게야마는 자신의 목이 쿠니미의 차가운 손에 완전히 잡힌 것을 깨닫고 순간적으로 어깨를 떨었다. 쿠니미는 동요 없이 카게야마의 목을 쓸어보았다. 건조한 머리카락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쿠니미의 손은 몹시 차가웠으나 점차 카게야마의 열이 옮겨가 미지근해졌다. 카게야마의 눈을 쳐다보며 쿠니미가 입을 열었다.


"진짜 짧다."

"...ㅇ..그, 그래?"

"가느다랗고.."


쿠니미는 무언가 더 말할 것처럼 입을 달싹였다. 카게야마는 뒷목 근처에서 움직이는 쿠니미의 손가락들을 느낄 수 있었다. 왠지 화끈거려 카게야마는 고개를 돌렸다. 쿠니미의 손이 떨어졌다.


"가자."

"..응."


카게야마는 쿠니미를 따라 갔다. 그 이후로 쿠니미가 카게야마의 목덜미를 만져보는 일은 없었지만, 카게야마는 쿠니미도 자신을 좋아한 게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배구에 열중하는 사이 우물쭈물 시간은 지나가버렸다. 다음해 반은 갈라졌고, 남자와 여자 배구부의 연습시간이 조절되어 같이 체육관에 가는 일도 줄었다. 카게야마는 그것을 무척 아쉽게 생각했다. 가끔 복도에서 쿠니미를 보아도 인사하기가 어색해졌을 때, 쿠니미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단 소식을 들었다. 머리가 길고 예쁜 여학생이었다. 얼마 안가서 헤어졌단 말을 들었을 땐 조금 기분이 좋았지만, 금방 카게야마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쿠니미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도 못하고 뒤에서나 기뻐하는 일은 옳지 않았다. 그러니까 적어도 고등학교에 올라가기 전엔 고백하자고, 카게야마는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졸업식 날 카게야마는 감기에 걸려 학교를 가지 못했다. 카게야마와 쿠니미는 각자 다른 학교를 지망했었다. 


카게야마는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


"쿠니미."


쿠니미는 대학원 근처에 혼자 살았다. 처음 방을 구했을 때 쿠니미가 열쇠를 주었지만, 직접 열고 들어오는 건 처음이었다. 약국에서 사온 약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카게야마는 다시 한 번 쿠니미를 불렀다. 방 안쪽에서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가 들렸다. 쿠니미가 방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땀을 흠뻑 흘려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다.


"카게야마.."

"많이 아파? 땀이.."


카게야마는 얼른 쿠니미에게로 달려갔다. 쿠니미는 카게야마에게 웃어 보이려 했으나,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지나치게 얇은 이불이라 카게야마는 얼른 장을 열었다. 개중 가장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덮어주자 쿠니미는 고맙다고 했다.


"사실 추웠거든. 그런데 몸이 안 움직여서."

"..! 그러니까 내가 왔잖아. 잘 왔지?"

"..응. 정말 그렇네."

"있어봐. 내가 오늘 간호해줄게."


카게야마는 오면서 핸드폰으로 찾아본 간병 방법들을 떠올렸다. 식힌 물을 먹이고, 땀을 닦아주고, 이마에 수건을 올려주고.. 카게야마가 물었다.


"우선 물이라도 마실래?"

"부탁해."


카게야마는 얼른 주방으로 달려갔다. 컵들이 싱크대 위에 나란히 줄을 서 있었다. 카게야마는 덥석 컵을 잡았다. 꺼내려는데 순간 손이 미끄러져 놓치고 만다. 악, 하고 놀라기도 전에 컵은 싱크대에서 깨져 산산조각이 났다. 다행히 파편이 튀진 않았지만 쿠니미가 놀라서 쉰 목소리로 물었다.


"카게야마? 왜 그래?"

"저..컵을 깼어."

"나중에 치울 테니까 놔둬. 손 다치겠다."

"...미안.."

"괜찮아."


카게야마는 이번엔 조심조심 컵을 꺼내 물을 따라 가져왔다. 쿠니미는 받아 마시고는 고맙다고 말했으나, 카게야마의 심각한 미간은 풀릴 줄을 몰랐다. 컵 나중에 하나 사올게. 면목이 없어 카게야마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중얼거렸다. 


"정말 괜찮아."

"그..땀 닦아줄까?"

"그럼 얼굴만 좀."

"기다려."


아까 식탁 위에 개어진 수건을 봐두었다. 카게야마는 얼른 흰 수건을 적셔 물기를 짠 채로 가져왔다. 그러나 쿠니미의 눈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고, 카게야마가 물었다.


"왜?"

"그거.. 걸레라서."

"...."


하마터면 걸레로 애인을 닦을 뻔했다. 카게야마는 걸레를 방바닥 구석에 던져두고 욕실에서 제대로 수건을 꺼냈다. 물을 적셔서 더운 쿠니미의 이마에 얹었다. 수건 아래로 주르륵 물줄기들이 흘러내렸다. 카게야마가 놀라서 소리쳤다.


"쿠니미. 땀이 너무 많이 나!"

"..카게야마. 이건 땀이 아니라.. 물이야. 수건 안 짠 것 같은데.."

"...."


카게야마가 놀라서 얼른 수건을 떼어냈다. 쿠니미의 이마와 머리카락은 푹 젖어있었다. 마음이 급해 제대로 수건의 물기를 짜지도 않고 가져온 것이었다. 카게야마는 제대로 욕실에서 찬 물을 적신 수건을 만들어왔다. 쿠니미는 한결 편해졌다고 카게야마를 위로했다. 


"처음 해보면 그럴 수도 있지."

"...."

"카게야마?"

"..배 안고파? 뭐라도 만들어볼까?"

"직접 만들어주게?"

"계란죽은 만들 수 있어."


카게야마의 목소리에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쿠니미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


약을 먹기 위해선 쿠니미에게 밥을 먹이는 것이 우선이었다. 카게야마는 쿠니미의 주방을 훑어보았다. 대학원 학생인 쿠니미가 자주 집에서 밥을 먹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조미료와 재료들이 갖춰져 있었다. 카게야마는 적당한 냄비를 꺼내 쌀을 넣고 물을 부었다. 끓이다가 계란을 넣고 간만 맞추면 되니 실패할 일이 없었다. 주걱으로 냄비 속을 휘저으며 살짝 쿠니미가 누워있는 방을 살펴본다. 쿠니미는 그 사이 잠이 들었는지 조용했다. 침묵 속에 카게야마는 언젠가의 쿠니미의 말을 떠올렸다. 대학교 간의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카게야마는 쿠니미가 상대팀 학교의 학생이란 걸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쿠니미는 알고 있었던 것처럼 카게야마를 찾아왔다. 


-네 배구를 방해하진 않을게. 나랑 사귀자.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소년은 남자가 되어 카게야마에게 먼저 고백을 해주었다. 카게야마는 그 말에 기쁨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쿠니미의 말이 맞았다. 고백을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끝내 참아왔던 건 혹시라도 배구에 방해가 될까봐, 우선순위를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게야마는 배구가 좋았다. 쿠니미 역시 배구를 하는 카게야마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쿠니미에 대한 미안함이 존재했다. 언제나 좋은 여자 친구가 될 수는 없더라도 오늘만큼은.. 카게야마는 열심히 국자를 저었다. 냄비에선 좋은 냄새가 났다.


*


"쿠니미."

"으응.."

"쿠니미. 얼른 죽 먹고 약 먹어."

"..카게야마."


나른한 표정으로 쿠니미가 카게야마를 올려다보았다. 카게야마는 베드트레이 위에 올린 죽을 보여주었다. 이번엔 제대로 해낸 것 같아 카게야마는 좀 흐뭇했다.


"죽 끓여왔어."

"네가 끓인 거야?"

"응."

"맛있겠다."


쿠니미는 이마에서 수건을 떼고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댔다. 카게야마는 조심조심 쿠니미의 앞에 트레이를 놓아주었다. 쿠니미는 물을 마시고 작게, '잘 먹겠습니다' 인사를 했다. 기분이 간질간질해져 카게야마는 버릇처럼 뒷목을 긁었다. 이젠 부드러운 머리카락들이 손끝에 걸렸다. 쿠니미는 작게 입을 벌려 죽을 떠먹었다. 꿀꺽 넘기자마자 카게야마가 물었다.


"맛 어때?"

"맛있어."

"..진짜?"

"응. 맛있다."


쿠니미는 죽 그릇을 싹싹 비웠다. 약을 챙겨주고 그릇을 주방으로 가져온 카게야마는, 자신도 배가 고파져 남은 죽을 데웠다. 주방에 서서 얼른 먹어보는데 맛이 이상했다. 지나치게 단 맛이 강해 순간 얼굴이 찌푸려졌다. 뭐지? 당황해서 냄비에 넣었던 것들을 떠올려보던 카게야마는 소금이라고 넣었던 조미료 통을 확인했다. 조금 찍어 맛을 보자 소금이 아니라 설탕이었다. 카게야마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이 이상한 죽을 지금 쿠니미가 다 먹었단 말이야? 


"쿠니미!"


물을 떠서 달려가면 쿠니미는 막 약을 넘기고 있었다. 카게야마의 표정을 보고서 무슨 일인지 알았다는 듯 쿠니미가 웃었다.


"맛있었어. 진짜야."

"...말을 하지. 물 마셔."

"맛있었는데.."

"입맛 다 버렸겠다."


카게야마는 어쩔 줄 몰랐다. 간호해주겠다고 의기양양하게 왔으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다. 좋은 여자 친구 노릇을 하고 싶어도 애초에 좋은 애인이 아니었으니 될 리가 없었다. 카게야마는 약을 먹고 누운 쿠니미의 어깨까지 이불을 올려주었다. 쿠니미가 잠들면 얼른 집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조심조심 발소리를 죽이고 나가려는 카게야마의 손목을, 눈을 감고 있던 쿠니미가 잡았다. 깜짝 놀라 돌아보면 쿠니미가 열에 들뜬 얼굴로 카게야마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디가?"

"나 갈게."

"벌써?"

"...병간호 해주려고 왔던 건데, 방해만 됐고."


카게야마의 고백에 쿠니미는 좀 더 힘을 주어 카게야마를 잡아당겼다.


"난 좋았어."

"응?"

"네가 집까지 와서 간호해줘서 좋았다고."

"..컵도 깨고, 걸레로 널 닦을 뻔 했고, 물에 흠뻑 젖게 만든데다가 이상한 죽도 먹였는데.."

"전부 좋았다니까."

"....."

"그렇게 미안하면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으면 되잖아."


언제나 먼저 다가오는 건 쿠니미 쪽. 그러나 오늘 카게야마는 자신을 붙잡는 쿠니미에게로 살며시 발을 내딛었다. 순순히 카게야마가 끌려오자 병자라곤 믿을 수 없는 힘으로 쿠니미가 카게야마를 확 당겼다. 엉겁결에 침대에 엎어진 카게야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쿠니미를 쳐다보았다. 왠지 쿠니미는 기쁜 얼굴이었다. 


"쿠니미."

"가지 마."

"...응. 안 갈게. 쿠니미."

"아키라."


쿠니미의 숨결이 가까워졌다. 카게야마는 쿠니미의 옆에 누운 채로 쿠니미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아키라, 라고 불러. 쿠니미가 그렇게 속삭였다. 잡힌 손목에 힘이 들어가 카게야마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아키라..."

"응."

"아키라, 놔 줘."

"싫어. 기껏 네가 와줬는데."

"....그게 그렇게 좋아?"


쿠니미는 키스를 하려는 듯 입술을 댔다가, 콧잔등을 누르고 이마 위에 입을 맞췄다. 


"내가 얼마나 널 기다렸는지 넌 몰라."

"응?"

"그래서 네가 먼저 와주면, 난 죽을 것처럼 설레."

"..뭐야. 갑자기."


카게야마는 투덜거렸다. 쿠니미는 약에 취해 졸린 눈으로 카게야마를 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 집에 가지 마."

"...어?"

"감기는 옮지 않게... 할게." 


카게야마는 쿠니미의 말에 분명 자신의 얼굴이 빨개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워서 뒷목을 만지면 뜨거운 목이 손에 닿았다. 이미 감기는 옮아버린 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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