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3월 25일 카게야마는 눈을 떴다. 새벽이었다. 어린 카라스는 카게야마가 부스럭거려도 일어나지 않았다. 네코는 어디에 갔지. 또 궁녀들 틈에 끼어서 자는 걸까. 배가 통통한 강아지가 잔뜩 먹고 엎어져 자는 걸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침상에서 일어난 카게야마는 옷이 끌리는 대로 놔두고서 창가로 다가갔다. 온 세상이 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잠시 후면 하늘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해가 금방 떠오를 테고, 구석구석 햇살을 받아 피어난 꽃과 나무가 향기로울 것이다. 카게야마는 창 밖으로 손을 뻗어보았다. 금방 사라질 차가운 새벽 공기가 비단처럼 카게야마의 몸을 감쌌다. 마음이 요동하는 건 새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카게야마는 차갑지 않은 손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 카게야마는 생각한다. 그토록 강해지고 싶었던 이유는 친.. 더보기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1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