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2월 15일 카게야마는 거북한 얼굴로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 보았다. 오늘은 밖에 나가야하니 평소보다 더 꾸며야한다고 궁녀들이 아침부터 요란하였다. 붉은 것을 입술에 찍어 바르고, 눈에도 뺨에도 뭔가를 발라 카게야마가 보기엔 그저 괴상해보였다. 하지만 궁녀들은 자신을 그 꼴로 만들어놓고는 아름답다며 칭찬하는 것이었다. "마마. 인상 펴시지요." 궁녀들을 내보낸 상궁이 쓰게 웃었다. "이제는 이 차림에 익숙하실 때가 안 되셨습니까.""....거추장스럽다." 치렁치렁한 옷을 걸치며 카게야마는 한숨을 쉬었다. 지난 번 카게야마가 연극이 지루하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 쿠니미는, 오늘은 전쟁극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무장한 청군과 홍군이 싸우는 내용이었다. 연애놀음보다야 흥미진진하겠으나, 실내에서 전개할 수는 없기에 야외로 .. 더보기 이전 1 ··· 92 93 94 95 96 97 98 ··· 1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