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메의 호감도가 50을 넘었으므로 누군가에게 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합니다. 코즈메는 남궁의 쿠로오를 제외하고 아침에 한 명과 마주쳐 대화를 합니다. 이 상황은 각자의 호감도/위험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1~3 : 동궁
4~6 : 서궁
7~9 : 섭정궁
0 : 리레주 지정(쿠로오 제외)
홀 : 쿠니미
짝 : 킨다이치
이른 새벽이었다. 코즈메는 서고에 책을 빌려오던 도중 킨다이치와 마주쳤다. 지난 달의 연회에는 제법 이야기를 했던 남자였다. 속은 단단하게 잠겨 볼 수 없었다. 코즈메가 쳐다보자 킨다이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코즈메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카게야마가 회임을 했으니 키타가와에게도 경사겠어."
"..감사합니다. 코즈메님."
"아이는 보통 열달 후에나 나오니.. 올해 겨울 쯤 태어나겠네."
코즈메는 카게야마에게 태어날 아이를 생각했다. 누구의 아이일지 몰라도 카게야마를 닮는다면 귀여울 것 같았다. 킨다이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무사히 태어나시면 그땐 네코마에게도 감사표시를 하겠습니다."
"응.."
코즈메는 말끝을 흐렸다. 코즈메가 그러는 이유를 알아차린 킨다이치는, 지난 번 이야기했을 때처럼 단호하게 말했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리지만, 네코마와의 일은 단패궁에게 말씀하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
"회임 중이신데 괜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이제 와서 그 이야기를 할 필요 없다고 하겠지."
킨다이치는 입을 다물었다. 코즈메는, 이상하리만큼 카게야마를 감싸는 킨다이치를 이해할 수 없었다.
"키타가와에게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하여도 네코마의, 잘못이었어."
"....."
"그 일과 관련된 자들은 전부 쿠로오가 쫓아냈고."
"상관없습니다. 쓸데없는 참견을 코즈메님은 하시는 군요."
마치 네까짓게 끼어들 관계가 아니란 말투다. 코즈메는 조금 화가 났다. 몇 달 사이 자신은 카게야마에 대해 제법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자신의 꿈을 꾸었다고 수줍게 고백하던 카게야마의 목소리같은 것들을.
"...네코마는."
킨다이치는 코즈메의 말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코즈메는 고요한 얼굴로 킨다이치를 쳐다보고 있었다.
"따뜻하니까, 여인의 산후에도 키타이치보다 훨씬 좋겠지."
"...지금, 무슨 말씀을."
"쿠로오나 나는 카게야마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킨다이치의 눈에 경계심이 서렸다. 코즈메는 잠시 눈을 옆으로 돌렸다.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좋은 사람이니까, 더 알고 싶거든."
코즈메의 말에 킨다이치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킨다이치는 코즈메가 카게야마에게 반했다는 것을 대화로 눈치챘습니다.
카게야마는 크게 하품을 했다. 상궁이 후후 웃으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마마. 푹 주무셨는데도 아직 피곤하십니까."
"왜 이렇게 잠이 오지.."
"아기님이 잠이 많으셔서 그런가봅니다."
상궁의 말에 카게야마는 자신의 배를 세지 않게 찰싹 때렸다.
"넌 이제 그만 자거라."
"마마. 아기님이 놀라시지 않습니까."
식사준비를 하던 궁녀들은 카게야마와 상궁의 대화를 듣고서 웃음을 꾹 참았다.
식사 전에 카게야마는 그릇에 담긴 음식을 덜어 손수 제단 위에 놓았다. 여전히 카게야마의 입덧이 심해 상궁은 겨우 먹는 과일이나 죽같은 것만을 준비하게 했다. 카게야마는 고기, 특히 생선은 입도 대지 못했다. 상궁은 근심하여 물었다.
"마마. 드시고 싶은 것은 없으싶니까."
"지금은 딱히.."
"언제든 말씀하셔야합니다. 마마께서 드시고 싶은 것이 아기님께서도 드시고 싶은 것일 테니까요."
상궁이 수저조차 못 들게 할까봐 겁이 난 카게야마는 얼른 그릇을 들고 후룩후룩 묽은 죽을 마셨다.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았다. 아직 배도 튀어나오지 않았는데 신기한 일이었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홀 : 오이카와
짝 : 이와이즈미
0 : 서궁
"얏호. 토비오쨩."
상궁이 벌떡 일어났다. 회임을 알린 직후에 누군가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탓이었다. 안정을 위해 연회 전까지는 단패궁을 찾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오이카와는, 마치 자신의 궁처럼 카게야마를 만나러 와 있었다. 그릇을 들고 먹던 카게야마가 눈을 깜박거리다가 뒤늦게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몸을 숙이려고 하면 상궁이 서둘러 부축하였다. 오이카와는 그 모습을 보고서 어라? 고개를 기울였다.
"오이카와씨가 못 올 곳을 온 건가?"
"오이카와님. 이 아침에 갑자기.."
카게야마는 당황하여서 중얼거리듯 물었다.
홀 : 앗
짝 : 어제
0 : ?
비틀거리듯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얼굴은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뭐지.. 오이카와는 카게야마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임신을 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인가. 오이카와는 잠시 고개를 저은 후 자리에 먼저 앉았다. 상궁도 그를 따라 카게야마를 앉게 하였다.
"오이카와님. 아침부터 어쩐 일이신가요."
상궁이 나가자 다시 묻는 말에 오이카와는 못내 뾰로통한 얼굴을 했다.
"토비오쨩은 오이카와씨가 온 게 싫은가봐요?"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갑자기.."
"하도 토비오쨩이 서궁에 오지 않으니 토비오쨩 얼굴을 까먹을까 싶어서 말이야."
"....."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나.. 카게야마는 할 말이 없어 죄송합니다, 하고 오이카와에게 고개를 숙였다. 오이카와의 눈에 카게야마의 흰 목이 들어왔다. 얼마전까지 저 목에 자국이 남아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그걸 직접 보지 못한 게 아쉬워졌다.
"토비오쨩."
"예."
"회임, 축하해."
오이카와는 입으로 웃으며 눈으로는 카게야마를 핥듯이 쳐다보았다. 재미삼아 온 단패궁이지만 이렇게 마주앉고 있으니, 갈증이 일었다. 손을 까닥거리자 카게야마는 잠시 고민하다가 오이카와의 곁으로 와서 앉았다.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오이카와는 옆에 앉은 카게야마의 뺨을 잡고 아프지 않게 잡아당기며 물었다.
"그래서 토비오쨩, 누구의 아기 임신한 걸까."
"..저는 모릅.."
"오이카와씨의 아기겠죠?"
그날 오이카와씨가 아기 준다고 했잖아. 그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카게야마는 목이 졸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
카게야마는 왠지 모를 긴장감에 몸을 뒤로 뺐다. 오이카와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토비오쨩. 무슨 일?"
"오이카와님. 가깝습니다."
"더 가까웠던 적도 있잖아."
공기가 이상했다. 따끔따끔한 시선을 느끼며 카게야마는 황망히 눈을 굴렸다. 오이카와는 눈을 깜박이는 카게야마의 허리를 손 안에 안아보았다. 옷 아래로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아직 살집이 붙어있지 않은 이 곳은 곧 동그랗게 부풀어오르게 될 것이다.
"...오이카와님."
카게야마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홀 : 저
짝 : 갑자기
"저, 아기 가졌습니다."
카게야마의 말에 오이카와의 손이 살짝 떨어졌다.
"그러니까 이제.. 안 주셔도 돼요."
"뭐?"
오이카와는 카게야마를 바라보다가 웃었다. 그리고 곧 웃음을 멈췄다.
"지금 무슨 말 하는 건지 알고 있어? 토비오쨩?"
"...."
"꼭.. 정숙한 부인같은 말을 하고 있네."
흐트러진 옷차림의 기녀들보다 살갗이 드러나지 않는 남의 아내에게 남자는 더 흥분하기 마련이었다. 평소에는 그런 부류를 경멸했지만 오이카와는, 마치 자신을 겁내하는 얼굴의 카게야마를 보며 부덕하게 흥분하고 말았다. 허리를 끌어안았던 손이 다시 깊어졌다. 안쪽까지 들어온 오이카와의 팔에 갇혀 카게야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읏..!"
오이카와의 입술이 카게야마의 세게 귀를 깨물었다가 떨어졌다. 카게야마는 얼른 귀를 손으로 감쌌다. 팔 안에서 동요하는 숨소리를 느끼며 오이카와는 보란듯이 입술을 핥았다.
"오이카와님!"
"잘도 소리칠 기운이 있네. 토비오쨩. 아기가 씩씩하겠어."
카게야마가 노려보자 오이카와는 흐응, 신음 비슷한 소리를 냈다.
"그만두세요."
"오이카와씨가 뭘 하려는지는 알고 그런 말 하는 거야?"
"...그.."
오이카와는 차마 말을 못하는 카게야마의 손목을 가볍게 잡고서, 뒤의 벽에 기대게 했다. 도망갈 곳이 없이 벽에 묶이고 만다. 카게야마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다시 오이카와는 귀를 물었다. 동그란 귓바퀴를 살살 혀로 문지르다가 귓구멍을 질척한 소리 나게 쑤셔대면 카게야마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졌다. 으..응.. 카게야마의 입에서 가느다란 신음이 튀어나왔다. 카게야마는 얼른 창가를 보았다. 열린 창 밖으로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침. 문 밖에는 상궁이 있고, 창 밖으로 누군가 지나갈 지도 몰랐다. 겁이 나서 고개를 저어도 오이카와의 입술은 끈질기게 따라왔다.
"읍..!"
머리 위로 고정된 양 손은 벽에 닿아 쓸렸다. 귀를 희롱하던 혀가 매끄럽게 목을 따라가자 카게야마는 정말로 공포심을 느꼈다. 그러나 그런 만큼, 다리는 배배 꼬아져 오이카와의 몸을 건드렸다. 응, 읏..! 입술을 제외한 모든 곳에 입맞춤을 뿌리던 입술은 한참 뒤에나 떨어졌다. 카게야마는 입을 벌리고 오이카와를 쳐다보았다. 오이카와의 흰 얼굴은 열이 올라 조금 붉어져 있었다.
"설마 토비오쨩, 이런 걸 생각한 건 아니지?"
1~3 : 돌아가주세요
4~6 : ....
7~9 : 읏..
0 :
읏..카게야마는 배가 당기는 듯한 느낌에 살짝 몸을 숙였다.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 흐르고 있었다. 이제는 그게 뭔지 알 수 있었다. 카게야마의 당황한 얼굴을 확인한 오이카와는 천천히 손을 풀고 일어났다.
"토비오쨩. 엄청 기대하는 얼굴이네."
"...."
"화났어?"
"..갑자기. 이상하게.."
그러시니까.. 카게야마는 오이카와의 타액으로 젖은 목덜미를 문질렀다. 오이카와의 눈에는 즐겁게만 모습이었다. 역시, 아오바죠사이로 데려가야만 했다. 구체적인 욕망이 다시 한 번 오이카와의 머릿속에 새겨졌다. 오이카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토비오쨩?"
"..."
"대답해야죠."
"..예."
"정말로, 회임 축하해."
카게야마는 못미더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이카와 토오루
○: 57 (+3)
◇: 37 (+5)
카게야마 토비오
□: 45 (-1)
카게야마의 뺨을 몇 번이나 어루만지던 오이카와는 카게야마가 불편한 기색으로 손을 피하자, 얼굴을 붙잡았다. 오이카와님, 하고 말하기 전에 뺨에 젖은 입술이 찍혔다.
"오이카와씨는 토비오쨩이 오이카와씨 아기를 임신했기를 정말 바라고 있으니까."
"...."
"실망시키지 마?"
오이카와씨는 이제 갈게. 말이 없는 카게야마를 두고서 오이카와는 단패궁을 나갔다. 그가 나가고 나서야 카게야마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을 곤란하게 만든 오이카와 덕분에 조금 먹은 것도 체할 것 같았다.
"마마...?"
상궁이 들어왔다가 흐트러진 카게야마의 옷차림을 확인하고 안색을 흐렸다. 카게야마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얼굴로 초조하게 구는 상궁에게, 카게야마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카게야마가 천으로 목과 얼굴을 닦아내는 걸 보고 상궁은 더욱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본인이 아무렇지 않다고 하니 상궁 또한 수긍해야했다.
"궁 안에만 있으려니 답답하구나."
카게야마는 네코를 쓰다듬으며 창밖을 보았다. 입맛이 없어 딱히 나가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나가고 싶지 않은 것과, 나갈 수 없는 것은 다르다. 네코를 위해 굴릴 공을 직접 가져오려던 카게야마는 움찔했다. 흥분이 식지 않은 안쪽에 꿀물같은 끈적한 것이 남아있었다.
1~3 : 목욕
4~6 : 공부
7~9 : 선물
0 :
오이카와가 남긴 욕정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망설이던 카게야마는 속옷을 갈아입었다. 억지로 몸을 식히며 차를 마시고 있자니 선물이 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카게야마의 회임을 축하하는 선물이었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우시지마님."
카게야마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접 단패궁으로 찾아온 우시지마는, 함을 든 궁녀에게 눈짓했다. 궁녀가 사뿐사뿐 걸어와 카게야마의 발치 앞에 함을 놓았다. 금으로 매문양을 아로새긴 아름다운 함이었다.
"리레주의 지정으로 선물을 정합니다."
(축하 선물은 각 궁마다 한 번만 줄 수 있습니다)
ㄴ안고자는 베개
함 속에는 붉은 실로 수놓아진 천이 곱게 접혀있었습니다
우시지마가 다시 눈짓했다. 궁녀는 함을 열었다. 귀한 물건을 궁녀가 만질 수 없는 터라, 우시지마는 손수 함 속에서 천을 꺼내주었다. 우시지마가 내민 것을 받은 카게야마는 유심히 처음보는 물건을 살펴보았다. 유달리 매끄럽고 광택이 나 옷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반질반질한 천 위에는 울지도 않은 자수가 놓아져있어 신기했다. 매문양이 가득한 천을 든 카게야마는 정답을 알 수 없어 우시지마를 다시 쳐다봤다. 수수께끼를 낸 소년처럼 우시지마는 기대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엇인지 알겠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너를 아끼니 귀띔을 해주마."
우시지마의 말에 궁녀는 뒤에서 다시 다른 함을 들고 왔다. 열어보니 깨끗한 새의 깃털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래도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카게야마는 손에 든 천을 보고, 또 깃털을 보며 곰곰히 생각했다. 우시지마가 웃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
천을 만지작거리던 카게야마는 몇 겹으로 바느질이 된 주머니라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말발굽 모양의 특이한 주머니였다.
"카게야마. 그 입구를 벌리고 있거라."
카게야마가 겨우 눈치채자 우시지마는 직접 다가와 깃털을 채워주었다. 안으로 깃털을 밀어넣고 전부 채우면 카게야마 몸의 반 정도의 크기였다. 카게야마는 그 것을 끌어안아 보았다. 푹신한 감촉이 좋았다. 그러나 이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우시지마는 카게야마의 손에서 주머니를 받아 만졌다.
"희고 부드러운 비단은 아이를 순탄히 낳기를 위함이고, 붉은 매는 액을 쫓기 위한 부적이다."
카게야마는 새삼스럽게 주머니를 쳐다보았다. 우시지마는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
"속에 넣은 흰 깃털은 내가 직접 잡은 백조의 깃이니 이보다 더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우시지마님께서 직접.."
"시라토리자와에서는 신랑이 신부에게 새를 잡아 베개를 만들어주지."
카게야마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 몹시 노골적인 선물이었다.
*
카게야마는 푹신한 베개를 만지작거렸다. 베개라면 자는 동안 카게야마의 침상에 줄곧 놓여질 물건이었다. 과연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선물일만 했다. 신랑이 곁에 없어도 신부는 줄곧 이 베개를 끌어안고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느냐."
카게야마가 말이 없자 우시지마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눈을 들면 바로 눈앞에 우시지마의 눈동자가 보였다. 카게야마는 달아오른 뺨을 숨기지 못한 채 중얼거리듯 말했다.
"제가 받기엔 과분한 선물인 듯 하여서.."
"과분하지 않다. 부끄러워서 그런가 보군."
우시지마는 손을 들어 카게야마의 뺨을 어루만졌다. 한 손에 전부 보드라운 뺨을 감싼 채 만지니 카게야마는 멈칫했다가 그 손에 기대었다. 수줍어하면서도 손길을 피하지 않아 우시지마는 그것으로 기뻤다.
"우시지마님."
"그래."
"..감사합니다."
카게야마는 우시지마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베개를 꼭 끌어안았다. 그 모습을 우시지마는 빠짐없이 눈에 담았다.
카게야마는 우시지마의 선물이
1~3 : 부끄러워 (+3)
4~6 : 푹신푹신하다.. (+4)
7~9 : 우시지마님의 선물..너무 좋아 (+5)
0 : 평생 간직해야지 (+7)
카게야마 토비오
□: 60 (+5)
우시지마는 카게야마의 반응이
1~3 : 귀여웠다 (호감도 +3)
4~6 : 자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호감도 +4 위험도 +1)
7~9 : 내 눈을 봐야지 (호감도 +6 위험도+2)
0 : 누구의 아이라도 (호감도+7 위험도 +5)
우시지마 와카토시
○: 70 (+3)
◇: 38
입술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서, 마음에 드는지 베개를 끌어안은 카게야마의 모습은 무척 귀여웠다. 우시지마는 흡족한 얼굴로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면 카게야마가 먼저 부끄럽게 고개를 숙였다. 파랗고 예쁜 눈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우시지마는 그 얼굴조차 놓치기 아까웠다.
"피곤할 때 기대어 자면 몸이 가뿐해질 것이니, 매일 밤 곁에 두고 자거라."
"..알겠습니다."
카게야마는 푹신한 베개를 끌어안고서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곧 저녁이었으나 우시지마는 돌아가지 않고서 단패궁에서 카게야마와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를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카게야마는 입맛이 없는 것도 잊고 밥을 먹었다.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는 볼을 손가락으로 한 번 찔러보고 싶다고, 우시지마는 생각했다.
우시지마가 돌아간 후의 궁은 조용했다. 카게야마는 우시지마가 준 베개를 쿡쿡 찔러보았다. 네코가 기회를 엿보다가 폴짝폴짝 베개를 향해 달려들었다.
"안 돼. 이 놈."
카게야마는 얼른 침상 위에 베개를 올려두고서 네코를 끌어안았다.
"저건 우시지마님께서 주신 선물이란 말이다. 네가 물어뜯으면 시라토리자와로 가서 크게 혼갈 것이다."
열심히 설명하는 카게야마를 보면서 상궁은 입을 가린 채 웃었다.
"마마. 그 짐승이 알아듣기나 하겠습니까."
"너는 늘 네코를 무시하는 구나."
카게야마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네코를 풀어주었다. 네코는 멈칫하다가 평소라면 올라갔을 침상 위에 가지 않고, 카게야마의 발치에 앉아 얌전히 꼬리를 흔들었다. 상궁이 놀란 눈을 하자 카게야마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거보아라. 이 놈이 아주 똑똑하지."
잘했다고 칭찬해주자 네코는 그것도 알아들은 것처럼 신이 나 왕왕, 하고 짖었다.
6일 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