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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폐왕의 밤

28. 20일 <섭정궁-쿠로오>


아무리 불을 지펴도 아침의 공기는 서늘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카게야마는 따뜻하고 단단한 팔에 뺨을 비볐다가 반짝 눈을 떴다. 위를 올려보니 우시지마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시지마님."


팔의 온기만큼이나 따뜻한 눈으로 카게야마를 보고 있다. 카게야마는 왠지 기분이 좋아져 우시지마의 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어리광을 부릴 줄도 아는군."

"춥습니다."

"따뜻하게 해줄까."


우시지마는 이불에 돌돌 말려 맨 살이 보이지 않는 카게야마를 힘껏 안았다. 팔 안에서 간지러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카게야마는 살며시 우시지마의 가슴에 손을 댔다. 심장박동이 쿵쿵, 하며 조금 커졌다.  


"이제 따뜻합니다."

"그런가."

"우시지마님."

"음?"


저..어제는, 고집을 부려서 죄송했습니다. 카게야마는 어제보다 훨씬 좋아진 몸을 우시지마에게 붙이며 말했다. 우시지마는 무슨 말인지 잠시 생각하다가 씩 웃고 카게야마를 안은 팔에 힘을 준다.


"져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신경 쓸 것 없다."


어떤 남자보다도 지금은 우시지마가 가장 든든하고 좋았다. 카게야마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다정한 우시지마와 함께 아침을 보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리로."


가기 직전 우시지마가 카게야마를 불렀다. 다가가자 어깨에 손을 얹는다. 화끈할 정도의 온기가 바람처럼 훅 불었다가 머리 위에서부터 발끝까지 스치고 지나갔다.


"여인의 몸은 섬세하니 내가 아프게 한 곳들은 고쳐주마."

"..지난 아침엔 치료해주시지 않으셨어요."

"우는 모습도 어여뻐서 그랬으니 용서하거라."


우시지마는 다시 한 번 카게야마를 끌어안고 뺨에 입술을 맞췄다. 카게야마는 끌어안긴 채 얼굴을 붉혔다.



*



상궁은 한결 나아진 카게야마의 얼굴을 확인하곤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마마께서 아프시면 저희가 큰일납니다."


실제로도 우시지마에 의해 큰일날 뻔 했다는 말을 카게야마는 삼켰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상궁을 보며 카게야마는



홀 : 어젯밤

짝 : ....



카게야마는 어제도 들리던 사관의 소리를 떠올렸다. 츠키시마나 우시지마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이니 꽤 조심스럽게 기록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카게야마에겐 전부 들렸다. 그리고 그 것을 섭정이 몰랐을 리 없다.


"..섭정궁에서 어제도 사람을 보냈느냐."

"..예. 마마. 그렇습니다."

"기록은 의미가 있는걸까."

"실제로 16일 밤에 두 분이 오시기도 하셔서, 섭정궁에서 많이 놀라셨습니다."


안전을 위해 적는다는 핑계를 대기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카게야마는 어제 저녁 보았던 쿠니미를 생각했다.


"나보고 찾아오라고 직접 말을 하는 것이 낫겠구나."

"..아시면서 섭정궁을 찾지 않으십니까."



홀 : 오늘은 그럼

짝 : ....



너희가 없어지거나 숨게 되면 나를 꼭 불러. 무조건 내가 찾아갈게. 그런 약속을 했었다. 카게야마는 상궁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가시지 않으실 겁니까."

"건방지군. 주인의 발을 네 마음대로 옮기려 하느냐."

"송구스럽습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막 안으로 들어온 네코가 카게야마에게 안아달라고 꼬리를 치며 졸랐다.


"오늘은.."



1~2 : 섭정궁

3~4 : 섭정궁

5~6 : 섭정궁

7~8 : 섭정궁

9~0 : 섭정궁



*10일 동안 섭정궁에 가지 않았기에, 섭정궁 쪽에서 카게야마의 발을 움직였습니다. 대신 강제로 옮겼으므로 대화 후 마지막의 선택지로 수치가 결정되며 섭정궁의 위험도와 호감도는 무조건 같이 올라갑니다. 카게야마의 경우 마이너스 -1부터 시작합니다. 


*우시지마의 호감도가 50을 넘었으므로 누군가에게 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합니다. 우시지마는 단패궁에서 동궁으로 돌아가던 중 카게야마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섭정궁을 제외하고 한 명과 마주쳐 대화를 합니다. 이 상황은 각자의 호감도/위험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7면체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1

1 : 오이카와 토오루

2 : 이와이즈미 하지메

3 : 히나타 쇼요

4 : 츠키시마 케이

5 : 쿠로오 테츠로

6 : 코즈메 켄마

7 : 리레주 지정



"어라. 우시와카쨩?"


저런 식으로 자신을 부르는 사람은 한 명 뿐이었다. 우시지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오이카와. 그렇게 부르지 마라."

"우시와카쨩. 늦게 나오네."


우시지마의 앞에 선 오이카와는 팔짱을 꼈다. 


"토비오쨩이랑 좋은 시간 보냈나봐." 


살짝 빈정거리는 목소리였으나 우시지마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부드러운 미소를 띤 얼굴을 본 오이카와의 눈이 위로 치켜떴다.


"무척..좋은 밤이었지."

"우시와카쨩. 무슨 소리 하고 있는 진 알아?"

"카게야마는 정말로 사랑스럽다."

"지금 토비오쨩 이야기하고 있는 거 맞죠? 머리가 어떻게 된거야?"

"내 머리는 지극히 정상이다. 오이카와."


오이카와는 어제 아침 열이 심했던 카게야마를 떠올리고서 다시 우시지마를 향해 비꼬았다.


"어제 직접 찾아와서는 오이카와씨한테 아프다고 하던데, 혹시 아픈 여자를 그대로 안았어?"

"....아프지 않다고 고집을 부리길래 조금 힘들게 했지만."


오늘 아침에 깨끗하게 낫게 해줬으니 괜찮을 거다. 우시지마는 자신의 품으로 파고들던 카게야마를 생각했다. 오이카와는 약간 기분이 상했다.


"그래, 그래. 토비오쨩은 잘해주기만 하면 누구누구님! 하면서 기뻐하니까."

"카게야마는 다정한 남자를 좋아하는가. 오이카와. 도움이 됐다."

"...오이카와씨가 도와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거든!"


오이카와는 성질을 이기지 못해 고함을 치고 서궁을 향해 등을 돌렸다. 우시지마는 그런 오이카와를 한 번 보았다가, 단패궁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같이 있는 아침은 짧아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 영원히 맛보고 싶은 순간이었다. 


*오이카와는 우시지마가 카게야마에게 반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오이카와와 만났을 경우 일정한 확률로 전의 상황과 상관없이 우시지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며 레점에 따라 우시지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위험도가 올라갈 최소확률이 생깁니다



카게야마는 네코를 끌어안고서 상궁에게 말했다.


"섭정궁에 가겠다."

"마마. 섭정궁에 알리겠습니다."

"...."


카게야마는 못들은 척 네코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나가려는 상궁을 잡았다.


"알리지 마라."

"마마?"

"내가 나가고 난 이후에 알리도록 해."


괜히 추운 날 밖에 서있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무척 오랜만에 가는 길이었다. 카게야마는 살짝 눈을 감았다. 아마도 이제야 연락이 갔을 터라 소란한 소리가 들렸다. 귀를 기울이면, 좀 더, 저 안 쪽의.


눈을 뜨자 궁의 앞이었다. 



홀 : 쿠니미

짝 : 킨다이치



"폐하."


킨다이치는 상기된 얼굴로 카게야마를 쳐다보고 있었다. 연락을 받고 서둘러 찾아온 것인지 늘 삐죽 서있던 킨다이치의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아래로 내려가있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 카게야마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찾아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반가워할 것 없다."

"들어가시지요."


킨다이치가 카게야마를 직접 모셔 안으로 들였다. 마른 유자 냄새가 났다.


들어오자마자 카게야마는



홀 : 쿠니미

짝 : 책



카게야마가 온 것은 자신의 밤을 기록했다는 책을 찾기 위해서였다. 당장 그런 일은 그만두라고 소리치고도 싶었고, 모처럼 화를 내고도 싶었다. 이런 짓은 하지 않아도 되니..영영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도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카게야마는 킨다이치에게 쿠니미를 찾았다.


"섭정은?"

"폐하. 오셨습니까."


카게야마가 고개를 돌렸다. 절뚝거리면서도 자신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는 쿠니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카게야마의 눈에 고스란히 박혔다.


"너는 누워있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겨울에 조금 힘들 뿐 폐하를 모시기 부족함이 없습니다."

"...."


자리에 앉자 킨다이치와 쿠니미가 몹시 기뻐하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본다. 카게야마는 눈을 돌렸다.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보지 마라."


카게야마가 무뚝뚝하게 중얼거렸다. 어색해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킨다이치 대신 쿠니미가 물었다.


"폐하. 한 동안 식사도 제대로 하시지 못하시는 것 같아 걱정했습니다."

"별 것 아니었다."

"폐하의 일이 별 것 아닐 리 없습니다."

"...입맛이 없었을 뿐이니 호들갑 떨지 말거라."


쿠니미가 애처롭게 웃었다.


"폐하께서도 제 걱정이 되어서 오기 싫은 곳을 억지로 오시지 않았습니까."



홀 : 킨다이치

짝 : 카게야마



"섭정께서는 폐하께 부담을 드리려 하지 마십시오."


킨다이치가 엄한 목소리로 쿠니미에게 말했다. 쿠니미는 잠시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폐하."

"...그래서 다리는 괜찮은가."


쿠니미는 허벅지를 슬슬 문질렀다.


"괜찮습니다."

"앞으로 섭정은 절대로 나를 기다리지 말거라. 명령이다."

"...."


킨다이치가 입을 다문 쿠니미 대신 대답했다.


"날이 따뜻해지면 섭정도 좋아질 것입니다."

"섭정이 답을 하지 않는군."

"폐하. 싫습니다."


킨다이치는 이번엔 쿠니미를 말리지 않았다. 쿠니미는 숙였던 고개를 들어 카게야마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기다리게 해주십시오."

"섭정이 되었다고 건방지게 구는구나."

"폐하를 기다리는 일이 제 일인데 모진 말씀을 하십니다."



1~3 : 쿠니미

4~6 : 킨다이치

7~9 : 카게야마

0 : ....



카게야마는 쿠니미와 킨다이치를 동시에 보았다. 먼저 입을 연 쪽은 킨다이치였다.


"폐하. 절대로 폐하를 찾아가 힘들게 하지 않겠습니다."

"...."

"그렇지만 기다리지 말란 명은 거둬주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장군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도 내게 뭐라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가."


카게야마는 차분하게 킨다이치에게 물었다. 킨다이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도 청할 수 없는 입장이란 걸 압니다. 그러기에 폐하의 자비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마음대로 할 거면서. 카게야마는 짧게 중얼거렸다. 쿠니미가 그 소리를 듣고 살짝 웃었다.

카게야마는 나가기 전 



홀 : 기록을

짝 : 모른 척



"섭정."

"예."

"..목적은 이뤘으니 기록은 그만 두거라."

"...."

"바라는 대로 내가 왔지 않느냐."


쿠니미는 놀란 기색 없이 고개를 저었다. 


"북궁에서 두 명이 들어갔단 소식에 놀라 항의문을 보냈습니다. 답이 오길 기다리고 있으니 그런 말씀 마십시오."

"누가 들어오고 나갔는지만 적으면 될 텐데."

"폐하의 몸이 혹시라도 상하게 될까 염려하여 그렇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테니..쿠니미가 말했다. 카게야마는 킨다이치를 돌아보았다.


"너도 알고 있었느냐."

"...이야기를 들었을 뿐 저 또한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말리진 않았군."


카게야마는 결국 손을 내저었다. 


"어차피 이런 저런 모습을 다 보였으니 상관없다. 누구도 볼 수 없게 하거라."

"명심하겠습니다. 폐하."


킨다이치와 쿠니미가 아쉽게 카게야마를 배웅했다.



카게야마는 쿠니미가


1~3 : ..역시 기록이 마음에 걸린다 (-1)

4~6 : 다리는 정말 괜찮은 걸까 (+1)

7~9 : 저렇게 반가워하다니 (+3)

0 : 보고 싶었어 쿠니미 (+5)


카게야마 토비오

□: 15 (+3)



쿠니미는 카게야마가 


1~3 : 폐하.. (호감도 +1 위험도 +1)

4~6 : 폐하, 걱정했습니다 (호감도 3 위험도 +3)

7~9 : 카게야마, 걱정했어 (호감도 +5 위험도 +5)

0 : 카게야마. 나도 보고 싶었어 (호감도 +7 위험도 +1)


쿠니미 아키라

○: 19 (+3)

◇: 26 (+3)



카게야마는 킨다이치가


1~3 : ..쿠니미를 좀 말리지 (-1)

4~6 : 그 머리 오랜만이네 (+1)

7~9 : 추운데 나와있지 마 (+3)

0 : 보고 싶었어 킨다이치 (+5)


카게야마 토비오

□: 18 (-1)



킨다이치는 카게야마가


1~3 : 얼굴이 수척하셨다 (호감도 +1 위험도 +1)

4~6 : 식사는 잘 하고 계시는 지 (호감도 3 위험도 +3)

7~9 : 폐하의 얼굴이 너무나 오랜만이라.. (호감도 +5 위험도 +5)

0 : 카게야마. 정말 보고 싶었어 (호감도 +7 위험도 +1)


킨다이치 유타로

○: 20 (+5)

◇: 23 (+5)



카게야마는 복잡한 마음으로 섭정궁에서 돌아왔다. 안타까움과 미움, 그리고 그리움이 마구 뒤엉켜 카게야마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단패궁으로 돌아와 식사를 마친 후 카게야마는 조용히 유자차를 마셨다. 가라앉은 주인의 기분을 안 네코가 카게야마에게 애교를 부렸다. 대충 털을 쓰다듬어주자 손가락을 아프지 않게 문다.


"마마. 선물이 왔습니다."


상궁 또한 생각에 잠겨있는 카게야마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듯 조심스럽게 아뢰었다.



우시지마를 제외하고 선물을 보낸 사람을 정합니다


1 : 쿠니미 아키라

2 : 킨다이치 유타로

3 : 오이카와 토오루

4 : 이와이즈미 하지메

5 : 히나타 쇼요

6 : 츠키시마 케이

7 : 쿠로오 테츠로

8 : 코즈메 켄마

9,0 : 리레주 지정



상궁이 웃음을 터트렸다.


"누구시겠습니까."

"..쿠로오님?"

"마마. 쿠로오님께서 마마께 관심이 크신 모양입니다."


카게야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여인을 좋아하더라도 왠지, 먼저 찾지는 않을 것 같은 남자였다.


"계속 받기만 하는군."


함을 받아 열어보자 그 속에는



"리레주의 지정으로 선물을 정합니다"

ㄴ네코마에서만 나는 귀한 꽃


함 속에는 겨울인데도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함을 열기 전부터 어디선가 향기가 난다고 생각했다. 카게야마는 함을 열었다. 겨울임에도 함 속에는 꽃이 영롱하게 피어 있었다. 


"꽃..?"


겨울의 눈송이를 닮은 하얀 꽃이었다. 향기가 무척 좋아 얼굴을 묻고 들이키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상궁이 꽃을 알아보고 말했다.


"마마. 이 꽃은 네코마의 꽃입니다."

"네코마."

"네코마의 국화입니다. 눈같이 희고 좋은 향기를 보니 틀림없습니다."

"어쩌면 향기가 이렇게 짙을까."


한 송이를 들어 코에 대자 거북하지 않은 향기가 기분을 들뜨게 했다. 가까이 보니 꽃은 생화가 아니라 살짝 말린 후 따로 처리를 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싱하게 마치 금방 꺾은 꽃처럼 보였다.


"네코마에서만 나는 꽃이니 키타가와까지 가지고 오려면 말려야 했겠지요."


상궁이 함에서 꽃을 꺼내며 말했다. 카게야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성스러운 것을 보내주셨구나."



주사위를 굴려 선물에 대한 카게야마의 호감도를 정합니다

100면체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93

30 이하 : 호감도 1

60 이하 : 호감도 2

90 이하 : 호감도 3

99 이하 : 호감도 4


좋은 차를 받았고, 네코를 받았고, 궁패 또한 감히 받았다. 아름다운 꽃까지 받아 마음이 설렜다. 카게야마는 벌떡 일어났다. 붓을 가져오던 상궁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직접 가서 감사를 드려야겠다."

"마마?"

"가더라도 싫어하지 않으시겠지?"


상궁은 적극적인 카게야마에게 당황했으나 곧 고개를 저었다. 


"틀림없이 좋아하실 것입니다."

"남궁에 다녀오겠다."



99 이하 호감도 4를 잡았으므로 남궁으로 카게야마가 달려갑니다.

남궁에는 쿠로오가 



홀 : 혼자

짝 : 코즈메와



"쿠로오님!"

"..마마님?"


코즈메와 함께 느슨히 자리에 누워있던 쿠로오가 벌떡 일어났다. 코즈메의 품에서 그르릉거리던 산쇼쿠가 놀라서 도망갔다. 카게야마는 꽃을 쥔 손을 보이며 헐떡였다. 얼른 인사를 마친 카게야마에게 쿠로오가 물었다. 


"마마님. 오늘 보낸 꽃은 마음에 들어?"

"정말 마음에 듭니다만 이렇게 받기만 해도 괜찮을 지.."

"여기 좀 앉아. 뛰어왔어? 설마?"

"예!"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던 코즈메의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카게야마는 꽃을 좋아하는구나."

"켄마. 그게 아니라 내가 준 꽃이라 좋아하는 것 같아."

"...쿠로. 이상해."


좋은 향기가 나는 꽃을 손에 꼭 쥐고서, 감사하다는 한 마디를 하려고 달려온 여자였다. 쿠로오와 코즈메는 좋아하는 카게야마를 보며 마음이 따스해졌다. 여자에게 처음 느끼는 훈훈함이었다.


"이리 줘 봐. 마마님."


쿠로오가 아까운 듯 내놓지 않으려는 카게야마의 꽃을 가져갔다.


"이 꽃은 네코마의 국화야. 알아?"

"예. 들었습니다."

"나는 네코마의 차도 줬고, 네코도 줬고, 궁도 줬고 이젠 마마에게 네코마의 꽃도 주게 됐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것 봐."


쿠로오는 카게야마의 머리에 흰 꽃을 꽂았다. 검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에 하얀 꽃이 근사했다.


"잘 어울린다."

"켄마 말이 맞아. 마마님. 하얀 꽃이 정말 어울려."


남궁의 칭찬을 들으며 카게야마는 얼굴을 붉혔다. 



쿠로오 테츠로

○: 24 (+1)

◇: 17

카게야마 토비오

□: 24 (+4)


코즈메 켄마

○: 17 (+1)

◇: 16

카게야마 토비오

□: 20 (+1)



갑자기 찾아간 남궁은 카게야마를 싫어하지 않았다. 상궁의 말 그대로여서, 단패궁으로 돌아온 카게야마는 상궁이 하자는 대로 따라주었다. 식사 후 카게야마는 상궁을 따라 자수틀을 들었다. 실색을 고르고 자수틀을 잡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 카게야마가 한숨을 쉬었다. 


"..재미없구나."

"마마. 이런 정도는 하셔야합니다."


상궁은 자신이 수를 놓은 용문양을 보여주었다. 카게야마는 눈을 돌렸다.



1~3 : 강아지와 밤산책을 했다

4~6 : 얼른 자수틀을 던지고 침상에 누웠다

7~9 : 손님이 왔다

0 : ...?



"..피곤하군."


상궁의 눈치를 보던 카게야마는 자수틀을 옆으로 던져두었다. 드디어 주인에게 여인다운 취미를 가르치겠노라 의지를 불태웠던 상궁은 조금 더 해보라 재촉했다.


"마마. 꽃이라도 완성해보시지요."

"...어두워서 눈이 잘 안 보이네."

"불을 더 밝게 하겠습니다."

"...."


먹기 싫은 반찬을 앞에 둔 아이처럼 카게야마가 바늘을 쥐고 장난을 쳤다. 예쁜 꽃이 있어야할 자리가 실밥으로 엉망이 된 것을 본 상궁은 한숨을 쉬었다.


"..피곤하시면 이만 주무시겠습니까."

"그렇게 하겠다."


카게야마는 상궁에게 자수틀을 내던지듯 쥐어주곤 침상으로 올라갔다. 네코가 따라와 카게야마의 손가락을 핥았다.


"바늘을 쥐고 있었더니 쥐가 난다. 네가 좀 핥아주거라."


낑낑거리며 강아지가 카게야마를 핥았다. 상궁은 조금 웃고 나가며 불을 껐다. 눈을 감자 창가에 둔 네코마의 꽃향기가 은은하게 풍겼다. 먼 나라의 향기는 이럴까. 하얀 눈송이 같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따뜻한 나라. 가본 적도 없는 네코마의 꿈을 꿀 것 같은 밤이었다. 



20일 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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