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짧아 아침은 금방이었다. 이와이즈미는 잠시 붙였던 눈을 떴다. 카게야마는 잠이 들어있었다. 새근새근 잠이 든 얼굴은 여인같기도 하고 아이같기도 하여, 이와이즈미는 가만히 몸을 돌려 카게야마를 바라볼 뿐이었다. 지나치게 흥분해 카게야마를 힘들게 했다. 세 번이나 잠자리를 같이 하며 익숙해진 여체는 이제 이와이즈미에게 낯설지 않아 당혹스러웠다. 하지만...좋았다.
한참 카게야마를 보던 눈은 곧 아래로 향했다. 짧은 머리카락 아래로 뻗은 목, 이불이 간신히 가린 작은 가슴. 웅크린 팔 안쪽엔 어느새 풀린 목걸이가 떨어져있다. 이와이즈미는 조심스럽게 목걸이를 꺼냈다. 그는 간밤 카게야마의 말을 떠올렸다. '이와이즈미님께서 주신 물건이니..' 카게야마는 목걸이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푸른 목걸이는 카게야마의 살갗에 닿아 미지근하다. 이와이즈미는 조금 고집스러운 얼굴로 목걸이를 카게야마의 목에 다시 걸어주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린 틈으로 목걸이를 살살 넣어 걸어주면, 카게야마가 부스스 일어났다.
"이와이즈미님..?"
"내가 깨웠구나."
"아닙니다.."
졸린 얼굴을 한 카게야마가 하품을 했다. 부스럭거리며 일어나자 이불이 흘러내려 어깨에서 떨어졌다. 이와이즈미는 얼른 이불을 잡아주며 물었다.
"몸은 좀 괜찮아?"
"괜찮아요.."
"그래."
카게야마는 이불을 덮어주는 이와이즈미를 보다가 얼굴을 붉혔다. 왠지 부끄러웠다.
*
상궁이 들어왔다. 이와이즈미는 침상 속의 카게야마에게 일어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덕분에 어정쩡한 자세로 이불에 파묻힌 카게야마는 일어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상궁은 이와이즈미를 배웅할 준비가 안 된 카게야마를 보며 눈을 부릅떴다. 마마님, 작게 상궁이 속삭였다. 이와이즈미는 옷을 갖춰입으며 고개를 저었다.
"놔두거라."
"송구합니다."
"카게야마. 피곤할 테니 잠시라도 쉬어."
"이와이즈미님.."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확인했다. 제대로 걸려 있었다. 카게야마는 이불로 몸을 감싼 채 이와이즈미를 올려다 보았다. 목걸이보다 더 푸른 눈이 깜박거리고 있다. 귀엽다고 느끼면 살며시 웃는 눈이 예뻐, 이와이즈미는 그만 정신없이 카게야마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었다. 간신히 눈을 뗀 이와이즈미는 가보겠다며 일어섰다. 이와이즈미의 만류로 배웅은 없었다.
"마마. 제 간이 다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상궁은 카게야마의 식사를 도우며 불평했다. 달걀 요리를 듬뿍 떠주며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 재차 아뢴다. 옷을 입고 제대로 손님을 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카게야마는 군소리없이 그 말을 다 들어주었다. 그러나 점점 길어지자 겨우 대꾸를 했다.
"...이와이즈미님께서 일어나지 않아도 좋다고 하셨단 말이다."
"그래도 같이 일어나셨으면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그럼 네가 이와이즈미님께 따져 보거라."
"...."
상궁은 이와이즈미의 핑계를 대는 카게야마를 더 이상 탓할 수 없었다.
"마마. 그러면 오늘은 어딜 가시겠습니까."
카게야마는 곰곰히 생각했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지난 번 선물을 받고 남궁을 찾아갔던 일이 떠올랐다. 카게야마는 꽃을 찾았다. 네코마의 하얀 꽃은 아직도 카게야마의 창가에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선물 받은 후 한 번도 남궁엔 인사를 드리지 않았으니 부끄럽구나."
카게야마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상궁이 그럼 남궁으로 가시겠습니까, 하고 되물었다.
"그래야겠다. 네코. 너도 같이 갈까?"
어느새 들어온 작은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카게야마의 주변을 맴돌았다.
홀 : 같이
짝 : 혼자
마마, 인사를 드릴 때 짐승을 데려가는 것은.. 상궁은 말렸으나 카게야마는 네코를 끌어안았다. 주인의 품에 안겨 기분이 좋은 듯 뺨을 삭삭 핥는다. 상궁이 비명을 질렀다.
"마마! 얼굴이 더러워지십니다."
"닦으면 되는 걸 또 소란이구나."
"마마.."
상궁을 뒤로 한 채 카게야마는 네코를 끌어안고 단패궁을 나왔다. 궁녀들이 얼른 뒤를 따랐다. 여전히 추운 날이었지만 품 안의 강아지 덕에 따뜻했다.
남궁에 도착하자
홀 : 쿠로오
짝 : 코즈메
0 : 그림자
남궁에 도착하니 쿠로오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평소의 나른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허공을 날렵하게 찌르다가 몸을 휙 돌린다. 카게야마는 낯선 쿠로오의 모습에 살짝 걸음을 멈췄다. 인기척을 느낀 쿠로오의 검 또한 멈췄다.
"마마님?"
"쿠로오님을 뵙습니다. 제가 방해를 했군요."
"아니, 아니야."
쿠로오는 흐트러진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그 덕에 평소엔 가려져있는 한 쪽 눈이 슥 드러났다. 처음 보는 모습들이 신기했다. 카게야마는 새삼 쿠로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왜 그래? 마마님. 이 쿠로오가 겁나? 그저 몸을 좀 풀고 싶었던 건데."
쿠로오는 꼼짝하지 않는 카게야마에게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홀 : 쿠로오님이
짝 : 이와이즈미님이
카게야마는 네코를 안은 채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저 쿠로오님이.. 검을 쓰는 모습을 처음 보아 그렇습니다."
"무서웠어?"
"아니오. 본래 무기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것. 저를 찌르지 않는 검에 겁낼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카게야마는 솔직하게 말했다. 쿠로오는 조금 놀랐다가 활짝 웃었다.
"내가 뭐하러 귀여운 마마님을 찌르겠어."
"..귀엽진 않지만.. 절 찔러봤자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에이, 딱딱하게 굴지 말고, 아. 춥다. 들어가자. 마마님."
쿠로오는 카게야마의 어깨를 안으려다가 품 안의 강아지를 발견하곤 핀잔을 주었다.
"넌 또 왔구나."
"쿠로오님께서 주신 강아지니까.."
"네코. 마마님은 잘 모시고 있어?"
쿠로오의 손이 네코를 훌쩍 안아 올렸다. 싫은 지 낑낑 앓는 소리가 나와도 쿠로오는 놓지 않았다.
강아지를 괴롭히며 쿠로오는 남궁의 문을 열었다. 카게야마는 코즈메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코즈메 대신 익숙한 고양이가 튀어나와 카게야마의 발치에서 야옹 야옹 울었다. 카게야마는 상기된 뺨을 하고 얼른 산쇼쿠를 안았다.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면 기분좋은 듯 그르륵 턱 아래에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쿠로오님. 코즈메님께선 어디에 계십니까?"
"켄마는 식사 중."
쿠로오의 얼굴에 얼핏 씁쓸한 웃음이 스쳤다. 카게야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손을 핥는 고양이에게 다시 눈을 돌렸다. 그러고보면 코즈메는 늘 늦게 식사를 하고는 했다.
"코즈메님께선 쿠로오님과는 같이 드시지 않는군요."
"켄마는 혼자 먹는 쪽을 좋아해서."
"....."
홀 : 같이 먹는 편이 즐겁지 않을까요..
짝 : (설마 사이가 안 좋나?)
설마 남궁은 사이가 좋지 않은 건가. 카게야마는 곰곰히 떠올려 보았으나, 기억 속의 네코마는 늘 다정했다. 남궁 안에서 쿠로오와 코즈메가 함께 있지 않은 모습을 본 적도 없다. 왜냐고 물어보려던 카게야마는 실례가 될까 입을 다물었다. 친구 사이라면, 흥미로 물어보는 건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마마님."
"예?"
"이것 봐."
쿠로오가 네코를 세운 채 앞발을 흔들었다.
"마마님한테 인사 중."
"귀여워요..!"
"안녕하세요. 마마님. 네코에요."
쿠로오는 꾸벅 네코의 몸을 숙였다. 꼬리를 팔랑이며 흔들다가 인사를 하는 모습이 귀여워 카게야마가 웃었다.
"귀엽습니다."
"저한테 맛있는 걸 많이 주세요."
"응. 많이 줄게!"
쿠로오는 일부러 목소리를 바꾸고 네코의 흉내를 냈다. 카게야마는 정신없이 쿠로오의 목소리를 내는 네코를 쳐다보았다. 얼른 대답했다가 쿠로오에게 반말을 했다는 걸 깨닫고 고개를 들면, 쿠로오는 그런 카게야마를 보며 웃고 있었다.
"많이 줄거야?"
"네? 네..."
쿠로오님의 장난에 넘어갔어... 카게야마의 얼굴이 붉어졌다.
코즈메는 떠들썩한 웃음 소리에 밖으로 나왔다. 카게야마가 쿠로오에게 네코를 빼앗으려 손을 뻗고 있었다. 강아지를 줄 듯 애를 태우다가, 높게 공중으로 강아지를 들어올린다. 덕분에 네코의 발만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코즈메는 잠깐 웃었다. 카게야마가 남궁에 온 건 지난 번 선물의 감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인사를 하러 온 카게야마는 오랜만이었다.
"아, 코즈메님."
카게야마가 반색을 하며 코즈메를 불렀다. 코즈메는 생각한다. 지난 번 서고에서 만났을 때도, 카게야마는 자신을 반갑게 불렀다. 원래 그런 성격일까. 아무튼 나쁘지는 않았다. 인사를 받아주고 가까이 오자 산쇼쿠가 얼른 코즈메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고양이를 놓친 카게야마는 아쉬운 얼굴이었다. 쿠로오는 그제야 카게야마에게 네코를 돌려주었다.
홀 : 코즈메님 안녕하세요
짝 : 그러고 보니
그러고보니, 어제 카게야마는 코즈메가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던 일을 떠올렸다. 말수가 적은 줄 알았던 코즈메는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코즈메님. 다른 나라의 분들과도 친하신가봅니다."
"별로.."
"어제 여러 분들과 이야기를 하시기에."
그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을 했을 뿐이었다. 코즈메는 강아지를 끌어안은 카게야마를 물끄러미 보았다.
홀 : 계속
짝 : 왜
"계속..."
코즈메는 카게야마의 품에 안긴 네코를 보았다가, 다시 카게야마에게로 눈을 돌렸다.
"나를 보고 있었어?"
"예? 아, 그게."
카게야마의 얼굴이 확 달아 올랐다. 난방을 해놓은 남궁의 열기 때문은 아니었다.
"코즈메님께서 이야기하는 모습은 잘 볼 수가 없어서..불쾌하셨나요?"
"에이, 불쾌했겠어?"
쿠로오가 끼어들었다. 코즈메는 당황한 기색의 카게야마를 보며 느리게 눈을 깜박였다. 불쾌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놀라는 걸까.. 코즈메는 문득 서고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대화를 하다가 왠지 불편해져 빨리 돌아갔었다. 아직도 마음에 담아둔 걸지도 몰랐다.
"불쾌하지 않았어."
코즈메는 산쇼쿠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대화하는 거 좋아하니까, 앞으로 자주 이야기하자."
"..! 네."
카게야마는 안심한 얼굴이었다. 코즈메는 기분이 이상해졌다.
*
강아지와 고양이를 품에서 내려놓으면 어린 것들끼리 뭉쳐서 놀았다. 카게야마는 기뻐하며 그 뒤를 쫓았다. 아이처럼 놀고 있던 카게야마가 소매를 걷으면, 옷이 훌쩍 위로 올라가 가슴 쪽이 보였다. 쿠로오와 코즈메는 입을 맞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와이즈미. 생각보다 대담하네."
쿠로오가 웃으며 코즈메에게 말을 걸었다. 코즈메는 혹시 카게야마에게 들릴 새라 목소리를 낮췄다.
"밤엔, 누가 어떤지 전혀 모르니까."
"그렇지만 이와이즈미.. 여자 손도 못 잡아봤을 것 같은 남자가 대단해."
"대단하게 만들어버린 걸지도 모르고."
"켄마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언젠가 아침의 인사만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던 카게야마가 떠올랐다. 밤을 모르는 건 아쉬웠으나 어쨌거나 이것도 좋았다. 카게야마는 기어코 짐승 두 마리를 잡아 품에 안았다. 이것 보라는 듯 품에 가득 끌어안으면, 쿠로오와 코즈메는 동시에 부드러운 얼굴을 했다.
쿠로오 테츠로
○: 26 (+2)
◇: 17
카게야마 토비오
□: 29 (+2)
코즈메 켄마
○: 18 (+1)
◇: 16
카게야마 토비오
□: 21 (+1)
카게야마는 아쉽게 산쇼쿠를 두고 남궁에서 돌아왔다. 네코와 방에 남아 쿠로오가 했던 일을 따라해 본다. 앞발을 잡고 인사를 하는 시늉을 하면 네코가 낑낑거렸다.
"아까 쿠로오님이 할 땐 잘 했잖아."
조그만 강아지는 피곤한 지 카게야마의 품에 자꾸만 파고 들었다. 자고 싶은가? 카게야마는 무릎 위의 강아지를 쓰다듬었다. 상궁이 함을 들고 들어왔다.
"마마. 선물이 왔습니다."
"오늘도?"
선물을 받는 건 싫지 않았으나, 받기만 해도 되는 건지 걱정스러웠다. 카게야마는 물었다.
"누가 보내셨지?"
이와이즈미를 제외하고 선물을 보낸 사람을 정합니다.
1 : 쿠니미 아키라
2 : 킨다이치 유타로
3 : 우시지마 와카토시
4 : 오이카와 토오루
5 : 히나타 쇼요
6 : 츠키시마 케이
7 : 쿠로오 테츠로
8 : 코즈메 켄마
9,0 : 리레주 지정
ㄴ쿠니미
쿠니미 아키라님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상궁이 조심스럽게 카게야마에게 말했다.
"섭정 전하께서 보내셨습니다."
"쿠..섭정이."
"보시지요."
상궁이 함을 주었다. 카게야마는 당황해 얼른 함을 받았다.
"갑자기..선물이라니."
카게야마는 작게 중얼거렸다. 함을 열어보자 그 속에는
"리레주의 지정으로 선물을 정합니다."
ㄴ카게야마 왕위 받기 전 아키라, 유타로라고 부르던 시절 함께 있는 그림
함 속에는 그리운 화폭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석일까, 아니, 옷일까. 카게야마는 섭정이 단패궁에게 보내줄 만한 물건들을 떠올리며 함을 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쿠니미 아키라가 카게야마 토비오에게 보내는 선물이 있었다.
"마마. 이 그림은.."
상궁이 확인하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카게야마는 얼른 그림을 꺼내 들었다. 어린 시절의 자신이 앉아 있었다. 양 옆에는 쿠니미와 킨다이치가 있다. 혼자 앉아서 초상화를 그려야한다기에, 싫다고 떼를 쓰다가 결국 다른 둘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심심하게 홀로 남아있고 싶진 않았다. 그림 속의 카게야마는 친구들과 있어 다행스럽게도 행복해보였다. 카게야마는 말없이 그림을 눈에 담았다.
레스 끝 두 자리로 카게야마의 호감도를 정합니다.
30 이하 : 호감도 1
60 이하 : 호감도 2
90 이하 : 호감도 3
99 이하 : 호감도 4
왜 이런 그림을 보냈는 지, 어떤 의도인 지는 알지 않아도 좋았다. 카게야마는 작은 그림을 가슴에 끌어 안았다. 자신의 초상화는 따로 그려졌지만 위왕이 되는 순간 내려져 불에 태워졌을 것이다. 장난처럼 그려진 어린 아이의 모습만이 유일한 흔적이었다. 게다가 친구들 또한 있었다. 몹시 기뻤다. 기뻤다.
"마마.."
카게야마가 한동안 침묵해, 상궁은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레 불렀다.
"서신을 보내시겠습니까."
홀 : 아니
짝 : 아니
"아니."
카게야마는 일어섰다. 화폭을 정성스럽게 침상 옆에 둔 뒤, 상궁에게 겉옷을 달라고 말한다. 상궁은 얼떨떨하게 그런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 직접 섭정궁에 가겠다고 말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무엇하지. 나를 발가벗겨 내보낼 참이냐."
멍한 상궁을 카게야마가 재촉했다. 상궁은 서둘러 카게야마에게 옷을 입혔다.
99이하 호감도 4를 잡았으므로 섭정궁으로 카게야마가 달려갑니다.
섭정궁에는 쿠니미가
홀 : 혼자
짝 : 킨다이치와
"폐하..!"
정무를 보던 쿠니미는 갑작스런 카게야마의 방문에 깜짝 놀라 일어섰다. 달려 왔으나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 지 몰라 카게야마는 그저 쿠니미를 보았다. 급한 숨이 헐떡였다. 쿠니미는 카게야마의 손을 덥석 잡았다.
"손이 찹니다. 뛰어오시기라도 한 겁니까."
"..그래."
"폐하. 무슨 급한 일이시기에 저를 찾으셨습니까."
걱정스러운 눈동자가 카게야마를 쳐다본다. 카게야마는 한 번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쿠니미를 바라 보았다.
"그림.."
"제가 보낸 그림에 무슨 문제라도."
"....좋은 것을 보여주었다."
카게야마의 손을 잡은 쿠니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대로 굳어지기라도 한 것 같았다.
"오랜만에 그리운 것을 보아, 왠지.."
"...."
"왠지 네가 보고 싶더군."
"폐하."
"...."
"폐하..."
쿠니미는 말없이 카게야마의 손등을 들어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었다. 따뜻한 얼굴에 찬 손등이 닿았다. 카게야마는 뜨거웠으나 쿠니미는 차가울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얼어버린 손을 녹이듯 쿠니미는 카게야마를 놓지 않았다.
"오랜만에 오셨으니 차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폐하의 몸이 차 근심입니다."
"..부탁하마."
카게야마는 자리에 앉았다. 쿠니미는 직접 다리를 절뚝이며 차를 내왔다.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어도 워낙 기뻐하는 모습이라 카게야마는 말리지 못했다.
쿠니미 아키라
○: 22 (+1)
◇: 29
카게야마 토비오
□: 18 (+4)
쿠니미는 저녁을 먹지 않겠냐고 물었다. 권유였지만 말하는 이의 눈이 절박해 카게야마는 거절하지 않았다. 저녁까지 섭정궁에서 먹고 돌아오자 상궁은 이상하게 여겼다. 그러나 주인의 하는 일에 하나하나 캐물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상궁은 카게야마의 다리를 주물렀다.
"마마. 차라도 내올까요. 간식이 있습니다."
"간식?"
"낮에 새로 만들어뒀으니 지금 먹어도 괜찮습니다."
상궁의 말에 카게야마는 고민했다. 저녁은 지나칠 정도로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
1~3 : 강아지와 밤산책을 했다
4~6 : 간식을 먹고 누웠다
7~9 : 손님이 왔다
0 : 무슨
배가 불렀지만 간식도 먹고 싶었다. 카게야마는 결국 간식을 조금 달라고 청했다. 상궁이 웃으며 그릇을 들고 왔다. 단 것을 입에 넣고서 굴리고 있는데 다시 상궁이 들어왔다.
"마마. 귀빈께서 오셨습니다."
"뭐?"
어느 분께서 이 시간에? 카게야마가 물었다.
1 : 쿠니미 아키라
2 : 킨다이치 유타로
3 : 우시지마 와카토시
4 : 오이카와 토오루
5 : 이와이즈미 하지메
6 : 히나타 쇼요
7 : 츠키시마 케이
8 : 쿠로오 테츠로
9 : 코즈메 켄마
0 : 리레주 지정
"코즈메님께서 오셨습니다."
"코즈메님?"
조금 놀랐으나 카게야마는 얼른 코즈메를 모셨다. 코즈메는 고양이를 끌어안고 있었다.
"코즈메님. 이 밤 무슨 일이십니까."
카게야마는 산쇼쿠에게 시선을 빼앗겼다가 얼른 인사를 했다.
홀 : 혹시 (호감도 +1)
짝 : 그냥.. (위험도 +1)
0 : 너에 대해
코즈메 켄마는 산쇼쿠와 함께 정원을 걷고 있었다. 돌아보면 단패궁의 불이 켜져있어 한 번 인사라도 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카게야마는 저번에도 그랬고 오늘도 자신에게 왜 왔는지를 물었다. 무슨 일이 없다면 오지 못하는 곳일까..코즈메는 단패궁을 둘러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코즈메님, 저녁은 드셨습니까?"
"생각이 없어서 먹지 않았어."
"그럼 저와 같이 간식이라도 좀 드세요."
카게야마가 간식을 권했다. 무척 달 것 같은 간식이었다. 코즈메는 카게야마가 권하는 대로 자리에 앉아 조금 입에 넣었다. 지루해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원래 이런 표정임을 알고 있다. 그래도 먼저 말을 꺼내야될 것 같아 카게야마는 갸웃거렸다.
홀 : 쿠로오에 대해
짝 : 네코마에 대해
0 : 코즈메에 대해
"코즈메님. 네코마는..."
카게야마는 네코마에 대해 물으려다가 멈칫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네코마에 대한 지식은 쿠로오와 코즈메가 들려준 말이 전부였다. 츠키시마가 네코마 쪽의 사어에 대해 말해줬으나 그 이야기를 하는 건 좋지 않아 보였다. 카게야마가 말을 멈추자 코즈메 역시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
"네코마가 왜?"
"...네코마는..."
"응."
"고양이가 많나요?"
결국 튀어나온 건 정말로 궁금했던 질문이었다. 코즈메는 카게야마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가 조금 웃었다. 카게야마의 얼굴이 빨개졌다.
"고양이가 특별히 많은 건 아니지만."
"코즈메님께서도 고양이를 키우시고.."
"그야, 난 고양이를 좋아하는 편이라."
코즈메는 산쇼쿠의 턱을 긁어주었다.
"네코마 황족들은 동물과 친하거든."
"그런가요."
"그래도.. 특별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아닐 거야."
진지하게 대답해주는 목소리는 듣기 좋았다. 밤과 어울리는 나른한 목소리에 카게야마 또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코즈메 켄마
○: 19 (+1)
◇: 16 (+1)
카게야마 토비오
□: 22 (+1)
코즈메는 간식을 잘 먹었다고 말한 후 일어섰다. 카게야마가 따라나왔다.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지."
코즈메의 말을 카게야마는 얼른 부정했다.
"실은 코즈메님과 더 많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나와?"
"저번에도 일부러 와서 쿠로오님의 선물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
"또 오늘 아침에도 불쾌하지 않으셨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알 수 없는 점이 많았지만 알고 싶었다. 카게야마는 코즈메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코즈메님은 상냥한 분이시니까...찾아오셔도 반갑습니다."
"..딱히, 나는 상냥하단 말을 들을 일은 하지 않았는데."
코즈메는 민망함을 숨기듯 산쇼쿠를 쓰다듬었다. 밀빛의 머리카락 끝이 흔들려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났다. 카게야마는 코즈메의 조용함이 마음에 들었다.
"또 오세요."
카게야마가 인사했다. 코즈메는 대답없이 살짝 고개만을 끄덕였다. 자리를 정리한 후 침상에 들어가면 네코가 자신도 안아 올려달라고 아래에서 꼬리를 흔들었다. 손을 내밀어 얼른 들어올린 후 꼭 끌어안는다. 비밀을 속삭이듯 카게야마가 네코에게 말했다.
"네코. 네코마엔 고양이가 생각보단 많이 없나봐."
알아듣지는 못해도 주인이 좋은 강아지가 카게야마의 손을 핥았다. 네코마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 다른 나라들도. 카게야마는 강아지를 끌어안은 채 눈을 감았다.
23일 밤 끝
'HQ/카게른 > 폐왕의 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 25일 <서궁-킨다이치> (4) | 2016.02.09 |
---|---|
32. 24일 <섭정궁-쿠니미> (0) | 2016.02.08 |
30-1. 22일 밤 <이와카게> (0) | 2016.01.16 |
30. 22일 <북궁-연회> (0) | 2016.01.16 |
29. 21일 <서궁-쿠로오> (4) | 2016.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