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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폐왕의 밤

9. 1월 1일 <동궁-이와이즈미>


12월 22일. 위왕 카게야마 토비오를 카게야마 왕조의 계보에서 삭제 후 단패궁에 모시다

.

.

.

1월 1일. 신년을 맞아 섭정 쿠니미 아키라가 등을 올리다



1월 1일에서 6일까지의 카게야마의 생리통의 강도는 어떤가요.


30 이하 : 괜찮은 것 같다 (매일 오전, 오후로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한다)

60 이하 : 움직일 수는 있지만 (매일 오후에 나간다)

90 이하 : 나중에 손님이 온다면 인사 정도는 ( 4일부터 오후에 손님이 오신다)

99 이하 :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기간 중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카게야마는 몸이 좀 아프지만 오전엔 문안인사를 드리고 오후에는 마음대로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대신 위험도가 50이 넘는 상대가 없으므로 카게야마는 저녁 식사 후 바로 잠이 듭니다.




카게야마가 초경을 경험한 곳은 전장이였다. 성국은 평국들 간의 전쟁을 굳이 말리는 입장은 아니었다. 전쟁으로 인해 한 나라가 없어지거나 다른 나라에 흡수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전쟁이 아닌 일로 왕족의 혈통이 끊기게 되었을 때, 그리고 평국이 자신들에게 반기를 들려할 때 성국은 움직였다. 그들의 질서는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카게야마는 그 사실을 이용해 어떠한 명분이라도 내세워 주변의 나라들을 몰아세웠다.


그러던 밤이었다. 


카게야마는 자신의 막사에 홀로 있었다. 아침부터 아랫배가 아파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비밀 때문에 의사도 제대로 불러본 적이 없었다. 뱃속에서 다른 심장이 생긴 것처럼 쿵쿵거렸다. 배를 움켜쥐고 있던 카게야마는 진통제를 가져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약을 가져와 도로 누우려는데 앉았던 자리에 피가 묻어있다. 카게야마는 오늘 죽였던 타국의 병사들 수를 떠올리곤 그러려니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도 계속 아랫도리가 피로 젖자, 카게야마는 제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킨다이치."


왕이 몸소 자신의 막사까지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킨다이치는 얼른 카게야마를 안으로 모셨다. 왕의 얼굴은 지나치게 새하얘 섬뜩했다. 


"폐하.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킨다이치..."


카게야마는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망설였다.



1~3 : 죽을 건가보다

4~6 : 지혈이 안돼...

7~9 : 내 상처 좀 봐줘

0 : ㅠㅠ



"킨다이치. 내 몸을 좀 봐줄 수 있겠나."

"...!! 무슨 말씀이십니까. 폐하."

"...다친 것 같은데 아무리 보아도 내상인지 외상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킨다이치의 몸이 굳었다. 오늘도 가장 앞에서 활을 쏘는 카게야마를 킨다이치는 노심초사하며 지켰다. 그런 자신이 보지 못한 상처라니 혹시 암습일 지도 몰랐다. 


"..카게야마. 어디 다쳤어? 갑옷부터 벗어보자."

"아파..."


카게야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킨다이치는 카게야마의 갑옷을 벗겼다. 속에 입은 부드러운 내피도 벗자 카게야마의 흰 가슴이 드러났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 많이 봤다. 카게야마 본인도 킨다이치나 쿠니미 앞에서라면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도 킨다이치는 가슴에서 눈을 돌린 채 카게야마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부위를 살폈다. 


"배..배가 아파?"

"응."

"독인가? 당장 해독제부터."

"배도 아픈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카게야마가 바지마저도 벗으려하자 킨다이치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잠깐, 잠깐만. 카게야마! 킨다이치가 다시 바지춤을 올렸다. 킨다이치를 밀칠 힘도 없어 카게야마는 끙끙 앓는 소리로 말했다.


"밑에서 계속 피가 나와. 네가 좀 봐줘."

"....."

"킨다이치?"


킨다이치는 얼굴이 확 달아올라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다.


"폐..카게야마."

"응."

"그건, 상처가 아니라.."


킨다이치는 열심히 설명했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여자라면 달에 한 번은 아래에서 피를 본대. 이상한 게 아니야. 카게야마는 이해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피가 나온다는 건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왜 상처도 없이 피가 나는 걸까."

"임신을 할 수 있는 증거라고 들었어."

"..여자는 임신을 위해 달마다 아픈거군. 그렇다면 임신은 여자의 상처인거야."


카게야마는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상처를 견디며 아이를 낳는 어미는 대단하다. 하지만 나는 임신을 할 일도 없는데 무엇을 위해 피를 흘리는 거지?"

"....카게야마."

"이 안쪽에 피가 고여있다고 했지? 배를 째서 한번에 뺄 순 없을까?"


엉뚱한 말이 진심으로 들려 킨다이치는 웃지 못했다.


"내가 따라 죽길 바라면 그렇게 해."

"배가 아프단 말야."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좀 나아질거야. 속옷에도 천을 대고..일주일 정도 계속 될테니까 참아."


킨다이치는 열심히 카게야마를 달랜 후 따뜻하게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결국 카게야마는 킨다이치의 막사에서 잠이 들었다. 카게야마가 자는 동안 킨다이치는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보았다.



옛 생각이 떠올랐다. 카게야마는 가라앉은 기분을 숨기지 않으며 뾰로통하게 앉았다. 상궁이 천을 들고 들어왔다가 카게야마의 안색을 살폈다.


"마마. 몸이 많이 불편하십니까."

"움직일만은 하다."

"불편하시다면 오늘 문안인사는 거르시지요. 달손님이 오셨다고 미리 말씀을 올렸으니 괜찮으실 겁니다."

"밑에서 피를 쏟고 있다고 아주 동네방네 다 알리지 그러느냐."

"예전에는 실제로 첫 피가 묻은 천을 올렸다고도 합니다."


상궁의 말에 카게야마는 질색을 했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소리였다. 


"식사부터 하시지요. 마마. 문안인사는 역시 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니, 가겠다. 멀쩡하게 돌아다닐 것이니 옷부터 가져와라."


귀찮았던 인사였지만 상궁이 가지 말라고 하자 반발심이 들었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그러고보니 오늘은 신년의 첫날이었다. 카게야마는 해가 뜬 곳을 바라 보았다. 동쪽에 해가 높게 떠 있었다.

 

"..동궁에."

"마마?"

"동궁에 가겠다."

"마마. 그러시면 안됩니다."

 

상궁이 오랜만에 단호한 목소리로 말렸다. 

 

"연일 세번을 같은 궁을 찾아가시다니요. 안될 말씀이십니다. 꼭 가고 싶으시다면 오늘은 다른 궁에 가시고 내일 가십시오."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인데 누가 내게 무어라하겠느냐."

"다른 분들께서 무례하다 여기실 겁니다."

"내 알 바 아니다."

 

상궁은 한숨을 쉬었다. 카게야마는 고집스러운 얼굴이었다.

 

 

연속 3일 같은 곳에 간 상황에 따라 레점을 칩니다

홀 : 그럼 동궁에 먼저 가고 다른 궁에도 잠깐 들릴까..

짝 : 동궁에 갈거야 (우시지마를 제외한 다른 이의 위험도가 +2 오른다)

 

 

"동궁에 갈 것이다. 채비를 해라."

"마마. 아니될 말슴이십니다."

"..."

 

카게야마는 상궁의 애원을 무시한 채 동궁으로 향했다.  



<서궁>


"또 동궁에 갔다고?"


오이카와는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두 번 동궁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그러려니 했다. 우시지마가 호랑이 가죽을 주었다 들었으니 감사인사를 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도 설마 동궁에 갈 줄은 몰랐던 것이다.


"카게야마는 우시지마가 마음에 들었나봐."

"뭐? 그 재미없고 무뚝뚝한 놈이 뭐가 좋다고!"

"매일 볼때마다 놀리는 누구보단 좋나보지."

"이와쨩. 너무해!"


기습적으로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다. 이와이즈미는 컥컥거리다 빠져나와서는 오이카와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오이카와는 주먹을 피하며 이와이즈미를 긁었다.


"이와쨩때문에 여기 안 오는 거 아냐? 토비오쨩이 사실은 이와쨩이랑 잔 뒤에 엄청 실망해서! 그래서 그런 거라면?"

"오이카와아아!!!"

"그 거 말곤 이유가 없다고!"



오이카와 토오루

○: 11

◇: 13 (+2)


이와이즈미 하지메

○: 14

◇: 11 (+2)



<남궁>


카게야마가 또다시 동궁으로 갔다는 말을 들은 쿠로오는 코즈메에게 물었다.


"아아. 역시 첫인상이 너무 안 좋았나봐?"

"최악이라고 했잖아. 쿠로."

"하지만 잘 봐달라고 차도 보냈는데."


코즈메는 조용히 책장을 넘겼다. 쿠로오는 등받이에 등을 푹 기댔다.


"아무리 빈둥거리려고 온거지만 힘빠지네."

"....."

"켄마. 넌 별 생각없어?"

"..별로."

"저 물고기, 그녀가 오면 보여주려고 가져다 놓은 거 아니었어?"


쿠로오가 웃었다. 코즈메는 호수의 얼음이 잠시 녹아 깨졌을 때, 작은 금붕어가 얼음 밖으로 나와있는 것을 보고 주워왔다. 적당한 어항 속에 넣고 물을 채우자 처음엔 머뭇거리던 붕어는 싱싱해져 원래 살던 곳처럼 적응했다.


"..아니. 쟤 보라고 가져온 거야."


코즈메는 어항 속의 금붕어를 보며 노는 삼색 고양이를 가리켰다. 



쿠로오 테츠로

○: 13

◇: 11 (+2)


코즈메 켄마

○: 10

◇: 10 (+2)



<북궁>


"토비오는 내가 싫은가봐."


히나타는 상반신을 전부 축 늘어트린 채 중얼거렸다. 츠키시마는 못볼 것을 본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토비오는 내가.."

"히나타. 귀찮으니까 그만 말해."

"그치만 어제 밤에도 네가 거의 억지로 데려온 거였고, 차도 안마시고 바로 가더니 오늘 또 동궁에 갔단 말이야."

"네가 토비오라고 불러서 그런 게 확실해."

"으아아.."


미인한테 미움받았어. 히나타는 머리를 쿵쿵 벽에 찧었다. 츠키시마는 한숨을 쉬었다.


"싫어도 좋아도 상관은 없어. 어쨌거나 네 아이를 가지게 만들면 돼."

"....나 열심히 할거야."

"그래."

"그치만 토비오도 날 좋아한다면 좋을텐데."


히나타는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든 날 좋아하도록 만들어야지."



히나타 쇼요

○: 14

◇: 10 (+2)


츠시키마 케이

○: 12

◇: 10 (+2)



<섭정궁>


"폐하께서.."


섭정의 궁은 적막이었다. 킨다이치는 조용한 가운데 입을 열었다. 


"시라토리자와의 황제에게 마음을 둔건가?"

"글쎄. 지금의 우리로서는 알 수 없지."

"폐하께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난 보내드리고 싶다. 쿠니미."


쿠니미는 읽던 책을 덮고 일어섰다. 킨다이치는 복잡한 얼굴이었다.  


"킨다이치."

"왕이 되기 전, 폐하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셨어."

"...."

"지금 저 곳에서 목숨만을 연명하는게 과연 폐하께 어울리는 삶인지 나는..모르겠다."

"하지만 킨다이치, 네 결심과는 다르게 결국 너는 나와 함께했어."


섭정의 관을 쓴 쿠니미가 킨다이치를 보며 말했다.


"우리가 정말로 카게야마를 이 궁에서 과연 내보낼 수 있을까?"

"...."

"나는 붙잡아놓고 싶다."

"쿠니미.."

"그걸 위해서라면 내 다른 다리를 한 짝 내놓으라고 해도 괜찮아. 너 역시 마찬가지겠지."


쿠니미는 절뚝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킨다이치는 침묵으로 긍정했다. 



쿠니미 아키라

○: 18

◇: 18 (+2)


킨다이치 유타로

○: 19

◇: 18 (+2)



*



카게야마가 동궁에 도착하자 온통 고소한 냄새가 흘렀다. 음식을 하는건가? 의아해하며 안으로 들어가니 우시지마는 떡을 앞에 두고 있었다. 색을 넣어 예쁜 떡이었다. 카게야마는 인사를 한 후 물었다.


"무슨 떡입니까?"

"새해가 되면 시라토리자와에서 먹는 떡이다. 먹어보겠나."

"감사합니다."


카게야마는 떡을 받았다. 갓 만든 떡은 따뜻하고 맛있는 냄새를 풍겼다. 입에 넣고 씹으며 고개를 들자 우시지마가 자신을 궁금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1~3 : 배가 아프다

4~6 : 제 입맛엔 조금..

7~9 : 맛있어!

0 : 우시지마때문에 맛을 모르겠다



색은 예쁘지만 카게야마의 입맛엔 생소했다. 카게야마가 더이상 먹지를 않자 우시지마는 살짝 실망한 눈치였다.


"입맛에 맞지 않나보군."

"...예."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홀 : 앞으로 자주 먹어보면

짝 : ....



카게야마는 할 말이 없어 입가를 훔쳤다. 우시지마는 말이 없는 카게야마를 살펴보다가 다른 음식들을 권했다. 처음 보는 음식들이 많아 어느 것부터 먹어야할 지 몰랐다. 대부분 간식들이었다. 우시지마는 카게야마에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시라토리자와는 단 음식들이 많지."

"왜 그렇습니까?"

"단 걸 좋아한다."

"예?"

"왕족들이 단 음식을 좋아해서 그렇다."


우시지마는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예상 외였지만 어쩐지 잘 어울리기도 했다. 카게야마는 그렇군요..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 신하들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더군. 간식을 좋아하는 이가 정해져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우시지마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


우시지마의 말이 가슴을 찌르는 듯 했다. 카게야마는 우시지마를 쳐다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우시지마님."

"..도와줄 수 있다."

"...."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마."

"우시지마님?"


우시지마는 손을 올려 카게야마의 입에 묻은 부스러기를 털어주었다. 카게야마의 푸른 눈이 우시지마에게 닿았다.



홀 : 말씀은 감사하나

짝 : 농이 지나치십니다



"말씀은 감사하나, 우시지마님."

"거절하는 것인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삼일 내내 나를 찾아왔던 것은 내게 호감이 있어서라고 생각했다."


카게야마는 생각한다. 가죽을 핑계로 찾아왔고, 망토를 보여주겠다는 핑계로 찾아왔으며, 이번엔 신년의 해가 떴다는 이유로 동궁에 왔다. 그저 오고 싶었던 것 뿐이나 어쩌면 제 마음 속엔 우시지마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지도 몰랐다. 상궁은 카게야마에게 그것을 편애라고 말했다. 


"호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우시지마님께선 제 상처를 고쳐주셨습니다."


배에 남은 흉터를 카게야마는 옷 위로 슬쩍 쓰다듬었다.


"저는 아마도 우시지마님을 믿고 싶은 것 같습니다."

"믿고 싶다.."

"제가 우시지마님을 편하게 여긴 것이 불쾌하시다면 이제부턴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제하지마라."


우시지마는 카게야마를 보며 소년처럼 웃었다.


"자제할 생각은 하지말도록. 더 나를 믿어라. 카게야마."



우시지마 와카토시

○: 21 (+3)

◇: 11 (+1)


카게야마 토비오

□: 12 (+2)



카게야마는 간식을 더 받아 동궁을 나왔다. 단패궁으로 돌아가자 궁녀들이 분주했다. 


"무슨 일이냐."

"신년을 맞아 옷을 새로 맞추셔야합니다. 마마.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옷은 무슨.. 아직 계절도 바뀌지 않았다."

"점심을 드시기 전에 치수를 재시는 것이 좋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 치수를 재는 것이 낫지 않아? 라고 카게야마는 말했지만 무조건 작은 치수가 나오는 게 좋다고 상궁은 답했다. 덕분에 카게야마는 점심도 먹지 못한 채 간식으로 입을 달래며 치수를 쟀다. 나중에는 입맛이 없어져 카게야마는 식사를 걸렀다.



1~2 : 후원

3~4 : 궁도실

5~6 : 서재

7~9 : 단패궁

0 :



식사는 걸렀으나 입이 달아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카게야마는 상궁의 눈치를 보다가 얼른 활을 들고 나왔다.

카게야마의 궁도실에는 이미 누군가 와 있었다.



1~3 : 우시지마

4~6 : 이와이즈미

7~9 : 히나타

0 : 세 인물 중 리레주 지정



밤을 함께 보낸 후 처음 보는 이와이즈미였다. 카게야마는 기쁜 마음으로 이와이즈미를 불렀다.


"이와이즈미님!"

"...카게야마?!"


카게야마와 오늘 이 곳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던터라, 이와이즈미는 깜짝 놀라 카게야마에게 다가왔다.


"몸이..몸이 안 좋잖아? 이렇게 나와도 괜찮겠어?"

"괜찮습니다"

"그래도."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의 안색을 살피고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괜찮다면 다행이지만, 너무 오래 있지는 마."

"이와이즈미님은 매번 제 몸을 걱정해주시는군요."


카게야마로서는 그저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와이즈미는 귀끝에 열이 올라 붉어졌다. 이 아이는 지금 제가 무엇을 떠올리게 했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와이즈미는 그제야 그날 밤 이후 처음 만났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그래. 카게야마. 걱정하게 되네. 걱정할 수 밖엔 없어."



*



"오늘 만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와이즈미는 활시위를 당기는 카게야마의 등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카게야마는 활시위를 놓으며 이와이즈미를 돌아보았다. 흔들렸을 텐데도 화살은 날아가 과녁에 정확히 꽂혔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들렸어?"


이와이즈미는 멋쩍어 괜히 머리를 긁었다.


"동궁에 갔다고 들었어. 오늘은 만나지 못할 줄 알았지."

"문안 인사라 아침 늦게 가서 점심 전에 옵니다."

"그렇다고 들었지만.."


카게야마는 다시 화살을 쏘았다. 과녁으로 다시 날아가 꽂혔던 화살을 갈라놓았다.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의 곧은 등을 본다. 활을 쏠 때의 카게야마에게는 어떤 것도 방해할 수 없는, 무결함이 있었다. 


"자주 못 봤으니까."

"지금 이렇게 뵙고 있는걸요."

"좀 다르지.."


카게야마가 이와이즈미를 돌아보았다.



1~3 : 무엇이 다른 지 잘 모르겠습니다

4~6 : 우연이 싫으신가요?

7~9 : 그래도 지금 봐서 좋아요

0 : 제가 보고 싶었단 말씀이신가요?



"저는 무엇이 다른지..잘 모르겠습니다. 이와이즈미님."


이와이즈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아마 카게야마는 잘 모를거야."

"알려주신다면 알도록 할게요."

"...동궁엔 잘 다녀왔고? 우시지마와 많이 친해졌나봐."


카게야마는 이와이즈미가 말을 돌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침묵했다. 대신 묻는대로 우시지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시라토리자와에서 만드는 신년음식을 받았습니다. 단패궁에 들려주시면 이와이즈미님께도 드릴게요."

"시라토리자와의.."

"떡은 입맛에 안 맞았지만 이와이즈미님이 드시기엔 좋을 지도 모르겠네요."



홀 : 그럼 가볼까

짝 : 괜찮아



"괜찮아."


열심히 제가 먹었던 음식을 설명하던 카게야마의 입이 멈췄다.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카게야마. 별로 배가 고프지 않네."

"..그러면 제가 서궁으로 궁녀를 시켜 음식을 보낼까요?"

"음. 아니."

"...."


오랜만에 이와이즈미를 만나 즐거웠는데, 오늘의 이와이즈미는 왠지 이상했다. 카게야마는 말없이 활을 쏘았다.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가 활을 다 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나왔다. 하지만 단패궁까지 함께 하지는 않았다.


"카게야마. 몸 따뜻하게 있어. 밤에는 나오지 말고."

"예."

"그럼 다음에 보자."


카게야마는 이와이즈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오랫동안 서궁 쪽을 보며 서 있었다. 



이와이즈미 하지메

○: 14

◇: 13 (+1)


카게야마 토비오

□: 14 (-1)



하늘에는 신년 밤을 기리는 등이 떠올랐다. 용의 모습을 본 뜬 등이 둥실둥실 밤하늘에 굽이쳤다. 카게야마는 바깥 창가에 앉아 그 모습을 구경했다.

아마 저 용등을 띄운 것은 쿠니미일 것이다. 작년까지는 왕이었던 자신이 용등을 올렸다. 궁녀 한 명이 다가와 카게야마에게 안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다.


"마마. 날이 추우니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오늘이 신년 첫날인가?"

"그렇습니다."

"그런가..나는 달라진 게 없는데 주변이 죄다 바뀌었으니, 새롭게 느껴지긴 하는구나. 신년이 맞다."


카게야마는 궁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1월 1일 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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