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맞은 반가움은 다음날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새 해가 뜨고 무언가 바뀔거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의 마음에, 묘한 우울이 차는 날이었다. 카게야마는 조용히 일어나 문을 열고 밖을 나가보았다. 여전하게 찬 바람이 카게야마의 뺨을 스쳤다. 카게야마보다 늦게 일어난 궁녀들은 그가 나와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쫓아왔다. 몸을 정리한 후 배가 아파 죽을 몇 숟갈 뜬 카게야마는, 오늘은 그냥 쉬셔도 된다는 상궁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다시 동궁에 갈까 했다. 이와이즈미의 얼굴이 떠오르자 서궁으로 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카게야마는 순간 토비오라고 불리던 밤을 기억해냈다. 어색하고 이상해 오랜 시간 있지 못하고, 섭섭해하는 히나타를 두고 단패궁으로 돌아왔었다.
"..궁으로."
"마마?"
"북궁으로 가보자."
상궁은 안심했다는 얼굴로 카게야마를 배웅했다.
카라스노는 겨울의 나라였다. 냉랭한 바람이 언제나 불고, 눈은 얼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일이 예사라 지붕은 모두 낮고 튼튼했다. 혹독하게 추운 곳에서 온 까닭인지 히나타는 북궁의 정원에서 겉옷도 걸치지 않은 채 강아지처럼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북궁 앞에 선 카게야마를 발견하곤 신이 나서 뛰어온다. 정말로 강아지같았다.
"토비오!"
"..히나타님을 뵙습니다."
"날씨 엄청 좋아. 같이 놀래?"
히나타의 손엔 머리만한 가죽공이 있었다. 카게야마는 눈을 깜박였다.
"그걸로 무얼 합니까?"
"여기서부터 여기까지..선이 있잖아."
히나타는 카게야마의 손목을 잡고서 정원 한 가운데에 세워두었다. 양 옆의 석상 사이로 긴 선이 그려져있었다.
"나는 이쪽."
히나타는 제 뒤를 가리켰다. 그리고 토비오의 뒤를 가리킨다.
"토비오는 저 쪽이야."
"공을 가지고 발로 차는 겁니까?"
"아니야! 발을 쓰면 안 돼. 손으로 튕겨서 올리는 거야. 자신의 선 안에서 공을 튕기지 못하고 떨어트리면 져."
재밌어보였다. 카게야마는 궁녀들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소매를 걷어올렸다. 단순히 공을 공중에 떠올려, 저쪽으로 건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카게야마는 순식간에 제 옆으로 비껴나간 공을 보고 놀란 눈을 했다. 히나타는 그야말로 공간이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빠르게 좌우를 누볐다. 중간에 서 있던 카게야마는 히나타의 움직임을 막지 못하고 번번히 공을 보냈다.
열이 받았다. 카게야마는 입술을 삐죽이며 히나타에게 물었다.
"그냥 히나타님 쪽으로 공을 보내기만 하면 되는거죠?"
"응, 응!"
히나타는 즐거워보였다. 카게야마는 왠지 분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이렇게 해보겠습니다."
카게야마는 공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리고 화살로 과녁을 맞추듯 히나타의 바로 옆을 노려 공을 강하게 쳤다. 히나타는 꼼짝 못한 채 공을 넘겼다. 놀란 듯 가만히 서있던 히나타는 가죽공을 들고서 선을 넘어왔다.
"...뭐야! 뭐야 그거?"
"예?"
"한 번 더 보여줘!"
"...?"
카게야마는 다시 공을 위로 올려 강하게 아래로 쳤다. 우와, 우와아! 히나타가 옆에서 비명을 지르듯 감탄했다.
"엄청 대단해! 토비오! 미인인데 공도 잘 던지다니! "
"....그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아침부터 체력들도 좋네."
시끄러운 소리에 나온 츠키시마가 질린단 얼굴로 히나타와 카게야마를 보았다.
*
조금 움직인 것 뿐이었는데 겨울에도 땀이 났다. 카게야마는 북궁으로 들어와 얼굴의 땀을 닦으며 차를 마셨다. 그런 카게야마에게 히나타는 딱 붙은 채로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손을 잡았다. 카게야마가 손을 빼려 했지만 히나타는 놔주지 않았다.
"어떻게 이 손에서 그런 강력한.."
"히나타. 그만 해."
츠키시마는 곤란해하는 카게야마를 살펴보며 말했다.
"이름도 멋대로 부르다가 손도 멋대로 잡다니 왕님께서 싫어할거야."
"..정말? 내가 싫어?"
홀 : 싫지 않습니다
짝 : ...(당황)
언제나 곧바로 물어오는 히나타는 싫다기 보단 당황스러운 존재였다.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몰라 카게야마가 입을 다물자 츠키시마는 재빨리 히나타가 잡고 있는 손을 놓게 했다.
"거봐. 저래도 여자애니까 막 잡지는 마."
"토비오. 내가 싫구나."
"싫, 싫지는.."
"더듬으며 하는 뒤늦은 대답은 억지로 하는 말이니까, 믿으면 안돼. 히나타."
카게야마는 츠키시마를 노려보았다. 츠키시마는 어깨를 으쓱이다가 다시 차를 따라 건넸다. 조금 시무룩해진 히나타가 가죽공을 끌어안았다.
"지금은 토비오가 날 싫어해도 괜찮아."
홀 : 내가 더 좋아하지 뭐
짝 : 좋아하게 만들어버려야지
"단패에 내 이름이 나오면 날 좋아하게 만들테니까."
히나타의 입에서 갑자기 나온 밤의 일에 카게야마는 얼굴이 살짝 굳었다. 츠키시마가 히나타, 하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히나타는 카게야마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나,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잘할 진 모르겠지만 말야. 토비오가 내 처음일테니 좋아하게 만들거야."
"히나타님."
"그날 밤엔 날 쇼요라고 부르게 할거니까."
"...."
"다음 번엔 반드시 나를 뽑아. 기다리고 있을게."
카게야마는 뭐라고 대답할 수 없어 입만 꾹 다물었다. 히나타의 전신에서부터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나오는 것 같았다. 지고 싶지 않으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히나타 역시 카게야마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자. 이렇게 황자께서 열심히 구애하는 중이니, 자주 와주십시오. 왕님."
정적 가운데 츠키시마가 박수를 탁 쳤다. 침묵이 깨졌다. 히나타는 다시 공을 손에 쥔 채로 이리저리 굴려보다가, 카게야마을 바라보았다.
"토비오. 다시 공 던지러 갈래?"
"괜찮습니다."
"그럼 이번엔 나 혼자!"
공을 튕겨보다가 히나타는 다시 열린 문으로 나갔다. 츠키시마는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재밌게 노시던데 같이 나가지 않고?"
"..츠키시마님이야말로 히나타님과 함께 나가시지 그러십니까."
"난 저 황자의 변명을 해줘야하는 입장이라."
츠키시마는 찻물로 입을 축였다.
"지나치게 솔직한 것 뿐이야. 악의는 없어. 눈치챘겠지만."
"..츠키시마님은 언제나 히나타님을 생각하십니다."
"저 녀석이 살아야 밑에 붙은 나도 살거든."
홀 : 그럼 츠키시마님은
짝 : 단지 그 이유로
"그럼 츠키시마님은, 제게 관심이 없으신거군요."
카게야마는 츠키시마를 향해 침착하게 물었다.
"지금껏 츠키시마님과 대화할 때마다 츠키시마님께선 늘 히나타님의 이야기만을 하셨습니다."
"...."
"그렇다면 굳이 츠키시마님께서 단패에 이름을 올리신 이유는 뭡니까? 단순한 보좌로 오셨어도 상관없으셨을텐데요."
"..그저 둔한 줄만 알았는데 예리한 면이 있네."
솔직히 놀랐어. 츠키시마는 공을 가지고 노는 히나타에게 눈을 돌렸다가, 카게야마를 다시 쳐다보았다.
"그리고 날 알고 싶어하는 줄도 몰랐는데."
"알면 안되는 겁니까?"
"....넌 정말 희한한 여자야."
츠키시마는 안경을 벗었다. 카게야마는 아무것도 가리지 않은 그의 눈을 처음 보았다. 의외로 상냥하게 웃을 줄 아는 눈이었다. 안경을 닦은 후 츠키시마는 다시 썼다. 카게야마는 왠지 아쉬워졌다.
"히나타를 좋아하도록 해. 나에 대한 건 궁금해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카게야마는 오히려 츠키시마가 더 궁금해졌다. 히나타가 공을 들고 오더니 다시 한 번 카게야마를 졸랐다.
"토비오! 혼자 노는 건 재미없어."
"음. 그럼 잠시만.."
카게야마는 히나타의 손에 붙잡힌 채로 나갔다. 여자 손목을 함부로 잡으면 안된다니까, 츠키시마는 혀를 찼다.
히나타 쇼요
○: 14 (+1)
◇: 12 (+3)
카게야마 토비오
□: 12 (+1)
츠시키마 케이(카라스노, 보좌)
○: 12 (+2)
◇: 12
카게야마 토비오
□: 11 (+2)
"마마! 달손님이 오셨는데 그렇게 몸을 움직이시면 안되십니다."
단패궁에 돌아오자마자 궁녀들이 걱정을 가장한 잔소리를 했다. 카게야마는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움직이니 배가 아픈 것이 덜하다."
"편히 쉬고 계십시오. 다시 천을 깔아드리겠습니다."
카게야마는 단 것을 입에 넣으며 불만족스럽게 궁녀들의 참견을 받았다.
"마마. 식사 전에 간식을 많이 드시면 안됩니다."
식사를 가져오게 한 상궁은 카게야마가 시라토리자와에서 가져온 간식들을 계속 먹고 있자 또 한마디를 했다. 카게야마의 미간에 짜증이 서렸다.
1~2 : 후원
3~4 : 궁도실
5~6 : 서고
7~9 : 단패궁
0 :
궁녀들은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참견을 할 기세였다. 마마, 몸을 많이 움직이시면 안되십니다, 마마, 부디 단패궁 안에만 계시지요. 마마, 마마.. 카게야마로서는 오히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더 배가 아팠다.
"...조금만 움직이면 괜찮다."
"마마, 조금만 움직이신게 아니지 않습니까."
"거참 시끄럽구나. 하루종일 재잘거리니 내 귀가 터져 죽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카게야마는 결국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방 안을 서성거리다가 다시 나왔다.
"살펴볼 책이 있으니 서고로 가겠다."
"...."
궁녀들은 순순히 책을 읽으러 간다는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감히 대꾸할 수 없어 그대로 따랐다. 카게야마는 멀지 않은 서고를 찾았다. 따라온 궁녀들을 서고 앞에 두고 들어오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카게야마는 조금 큰소리로 물었다.
"누구인가."
1~3 : 켄마
4~6 : 츠키시마
7~9 : 킨다이치
0 : 세 인물 중 리레주 지정
"...왕님?"
"..츠키시마님?"
"...놀랍네."
츠키시마는 책장 안쪽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두운 공간에서 겨우 빛을 받은 츠키시마의 머리카락은 마치 달처럼 은밀히 반짝였다.
"책이라곤 전혀 안 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책 정도는 읽습니다."
"아하. 그러십니까."
몹시 재밌는 소리를 들었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책을 안 읽는 것은 사실이다. 카게야마는 따로 반박하지도 못한 채 괜히 옆에 있는 책을 거칠게 뽑아냈다.
"여기 있는 건 아주 오래된 고서야, 그렇게 뽑다간 책이 망가질텐데."
"..어차피 제 것이니..!"
카게야마는 발끈해서 입을 열었다가 곧 다물었다. 츠키시마는 흐응, 콧소리를 내고는 다시 보던 책을 펼쳤다.
"하긴 왕님의 것이었지."
"...왕님이라고 부르는 것 그만 두십시오. 불편합니다."
"불편하라고 한 거니까 괜찮다고 말했었는데, 기억 안나?"
"...."
히나타는 토비오라고 대뜸 부르고, 츠키시마는 왕님이라고 옛 명칭을 사용한다. 둘은 너무나 달랐다. 카게야마는 못마땅한 얼굴로 손에 든 책을 넘겼다. 어릴 때 읽어본 적이 있는 동화였다. 삽화는 없었지만 읽기 쉬웠다. 이런 책도 여기 있었나? 카게야마는 바로 나가는 것도 도망치는 기분이라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책에 오래 쌓인 먼지냄새가 겨울공기와 섞여 났지만 견딜만 했다. 츠키시마는 조용히 책을 읽는 카게야마를 살폈다. 등을 돌리고 앉은 카게야마의 목덜미가 빛먼지 사이에서 희게 드러나 아름다웠다.
츠키시마는 묵묵히 카게야마의 목덜미를 보았다. 정말 자신이 저 여자와 자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잔다면 분명 쓸모가 있을 것이다. 키타가와에 오기 전에 히나타는 근육질의 여자를 상상했다고 했지만 츠키시마는 오히려 연약한 여자를 상상했었다. ...질색이었다. 그리고 결국은 둘 다 아니었다. 눈 앞의 여자는 이상하고 단단했으며 츠키시마 스스로 믿기 힘들었지만, 미인이었다.
1~3 : 단 둘이 있는 것도 모르다니
4~6 : 뭘 읽고 있을까
7~9 : 아까의 궁금증은 여전할까
0 : 한 번 만져봐도 될까
정말로 믿기 힘든 충동이었다. 츠키시마는 자신이 타국의 여자에게 이런 흥미를 품게 될 거라고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오로지 츠키시마는 히나타가 카게야마를 임신시켜, 카라스노의 입지를 서쪽에서도 뻗게 하기 위해 키타가와로 왔다. 무패의 새로운 폭군이 다스린다던 키타가와. 실체는 위왕의 나라였으나 그 위왕이 넓힌 세력은 서쪽 평국들 중 제일이었다. 츠키시마는 키타가와에 오기 전까지 여자가 왕노릇을 했다는 소릴 믿지 않았다. 밑의 유능한 수하들이 왕을 모셔 전쟁을 이겨낸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본 키타가와의 위왕은 다소 바보같았고 둔했다. 또한 예리하고 강해보였다. 그러니 손에 닿는 곳에 있으면 만지고 싶은 것이 당연했다.
"왕님."
"...."
카게야마는 왕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열심히 책을 읽느라 못 들은 채 하며 앉은 카게야마의 목덜미 위로, 차가운 손이 내려앉았다.
"여기, 만져봐도 될까?"
"....이미."
"...."
"만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카게야마는 차가운 손이 등골 안쪽까지 훑는 듯 해 몸을 살짝 떨었다.
남자의 한 손에 잡힐만한 목덜미였다. 츠키시마는 손에 잡아보는 대신 부드럽게 쓸었다. 뒷목에 난 솜털이 손등을 간질였다. 카게야마는 갑자기 제 목을 매만지는 츠키시마에게 놀랐지만 새로운 장난인가 싶어 반응하지 않았다. 꾹꾹 참는 모습은 뒤통수만으로도 느껴져 츠키시마가 가볍게 웃었다.
"둘만 있어서 그런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계속 만지고 싶어지네."
"...내키는 대로 만져보십시오. 다 똑같은 목입니다."
카게야마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랑곳하지 않은 채 츠키시마는 다시 한 번 목을 쓸었다. 옷깃 아래, 등 뒤. 차가운 손가락이 노닐었다.
"아무 생각도 안 드나봐?"
"예?"
"아니면 난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럴만도 하지만."
츠키시마는 목덜미에서 손을 뗀 채 카게야마가 읽던 책을 빼앗았다. 이젠 책도 빼앗겨 얼굴을 찡그리며 올린 카게야마는, 츠키시마가 책 대신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차렸다. 갑자기 서고 안에 둘만 남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눈이 마주쳤다. 장난인 것 같은, 장난이 아닌 것 같은 알 수 없는 얼굴.
"만져봐도 되겠어?"
"...."
"어디까지 가능하지?"
"..장난이시라면 관두십시오."
홀 : ...장난이 아니라면
짝 : 빨리 알아차리네
"장난이 아니라면."
"....츠키시마님?"
"장난이 아니었어. 지금까지는."
츠키시마는 어리둥절한 얼굴의 카게야마에게 책을 건넸다. 카게야마가 받으려고 손을 뻗자, 츠키시마는 내밀던 책 대신 다른 손을 내밀어 잡았다. 츠키시마와는 저번 마을에서도, 오늘 아침에도 보았다. 하지만 손이 잡힌 것은 처음이었다. 카게야마는 목을 훑을 땐 차갑던 손이 그사이 뜨거워진 것에 놀랐다. 악수를 하는 모양으로 손이 마주잡힌다. 츠키시마는 순간 숨을 멈추듯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곧 다시 장난스러운 얼굴이 됐다. 순간 몸을 조여오던 공기가 깨져 탁 풀렸다.
"그렇군. 역시 왕님께선 손까지는 허락하시는구나"
"츠키시마님!"
"자, 여기 왕님의 동화책."
츠키시마는 카게야마에게 책을 돌려주고 서둘러 서고를 나갔다. 따라나가려던 카게야마는, 자신이 읽던 부분을 츠키시마가 접어 표시해준 것을 발견하곤 묘한 기분이 되었다.
츠시키마 케이
○: 14 (+3)
◇: 12 (+2)
카게야마 토비오
□: 13 (+2)
카게야마는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서고에서 꺼내왔다. 먼지투성이의 책을 보고 상궁은 질색을 했지만 카게야마는 보란듯이 침상에 누워 책을 읽었다. 궁녀가 옆에 과일을 놓아주었다. 참으로 조용한 밤이었다.
2일 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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