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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폐왕의 밤

0. 시작



*모 처에서 연재 중인 하이큐의 카게야마 토비오TS 텍스트 게임의 선택 백업본입니다.




세계가 시작할 때 같이 태동한 성국을 각각 동쪽의 시라토리자와, 서쪽의 아오바죠사이, 남쪽의 네코마, 북쪽의 카라스노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후 우후죽순 생겨난 나라들은 평국이라 불리며 나라와 가까운 성국의 보살핌을 받았다. 서쪽의 근방에서 나라를 세운 평국 키타가와는, 아오바죠사이의 은혜로 왕조를 세웠다. 이를 카게야마 왕조라고 한다. 



이것은 카게야마 왕조의 13번째 왕. 카게야마 토비오에 대한 이야기이다.





"카게야마."


카게야마는 급하게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살짝 눈을 떠 창문을 보니 아직 밤은 깊었다. 


"카게야마."

"쿠니,"


이름을 부르려던 카게야마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상하게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재상. 무슨 일이지?"

"반란입니다."

"반란?"


그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카게야마는 눈을 뜨고 쿠니미를 향해 물었다.



홀 : 누가?

짝 : 그런데



"그런데. "

"말씀하십시오."

"...어째서 재상에게 지금 피냄새가 나는거지?"

"일부러 불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역시 아시는군요. 방금 몇을 베고 왔습니다"


지독한 냄새였다. 카게야마는 목이 타 침대 옆에 두었던 물잔을 찾았다. 그는 어둠 속에서도 쿠니미의 눈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쿠니미는 카게야마가 물을 마실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잔을 내려놓자 쿠니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병사를 가진 10명의 귀족들이 전부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런가. 킨다이치는?"

"지금 궁 앞에 와있습니다."

"내가 직접 나가보겠다. 그리고.."


...그리고? 카게야마는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그대로 풀썩 고꾸라졌다. 잠들기 전부터 아팠던 머리가 영 좋지 않았다. 쿠니미가 그대로 보고만 있는 것이 화가 나, 카게야마가 손을 뻗었다.


"재상. 나를 안고 창문으로 데려가라. 내가 친히 보겠어. "

"안아드릴 수는 있지만 그러지시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어째서?"

"제가 물에 약을 탔거든요. 억지로 움직이시면 머리가 아프실 겁니다."


마치 정원의 꽃을 땄다는 듯한 말투였다. 카게야마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역적의 선봉엔 누가있지?"

"..."

"내가 묻고 있다. 쿠니미."


쿠니미는 쓰러진 몸을 일으키려는 카게야마를 부축해 다시 침대 위로 올려주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접니다. 폐하."



*



카게야마 토비오는 전쟁에 빠져 학정을 일삼았다!!


징병을 핑계로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보냈고 남편을 잃은 아내와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농사는 때를 놓쳐 철새도 찾지 않으며 이 땅에선 어떤 과실도 나지 않는다. 더구나 그 활끝이 향한 곳이 아오바죠사이인 것을 더이상 두고볼 수가 없음이다.


이에 10인의 귀족은 재상 쿠니미 아키라와 대장군 킨다이치 유타로의 대의에 따라 잘못된 왕을 치고, 아오바죠사이에 의탁하여 나라를 바로잡고자하니 왕의 폭정을 견뎌왔던 이들은 검을 들고 나가자. 우리는 더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



킨다이치는 백성들을 선동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주워 가만히 읽어내렸다. 그것을 다 읽고 나자 궁문이 쉽게 함락됐다. 어차피 궁 안엔 아무도 없었다. 왕은 자신의 왕사를 모두 킨다이치에게 맡겼기 때문이었다. 아오바죠사이에게도 연락을 해놓았다. 내일이면 이제 끝날 것이다. 그리고 킨다이치는 자신의 선택이 옳기를 바랐다.


토비오는 옥에서 눈을 떴다. 눈 앞에 보인 사람은



홀 : 쿠니미

짝 : 오이카와



쿠니미였다. 카게야마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옥 안에 있는 카게야마는 희고 털이 달린 비단옷을 입은 채 아직 더러운 것이 묻지 않았다. 반대로 쿠니미는 갑옷 여기저기에 피가 튀어 있었다. 카게야마는 그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원래대로라면 피가 묻은 갑옷을 입어야하는 사람은 자신이었다.


"춥지 않아?"


카게야마는 고개를 저었다. 안감까지 짐승의 털이 대진 비단옷은 따뜻했다. 쿠니미는 얌전한 카게야마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왜 아무것도 묻지 않지?"

"물으면 대답해주게?"



홀 : 아니

짝 : 응



"응. 대답해줄게. 뭐든지 물어봐."

"킨다이치는 왜 안보이는 거야?"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는지 쿠니미는 바보같은 얼굴을 했다. 평소보다 좀 더 누그러진 얼굴을 본 카게야마는 쿠니미에게서 등을 돌렸다.


"대답하지 못할 거라면 가봐."

"지금은 너한테 오지 못해."

"....."

"너무나 미안해하고 있어서. 네가 옥에서 자는데 자신은 침상에 누워야한다고. 밥도 차도 넘어가지 않나봐."

"....."

"그래서 오지 못하는 거야."


쿠니미의 말이 카게야마는 우스웠다. 카게야마가 등을 돌린 채 대답이 없자 쿠니미는 옥 창살 사이로 들고 온 음식을 밀어넣었다.


"폐하. 식사는 거르지마시고, 불편한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십시오."

"...내일 아오바죠사이가 오는건가?"

"...카게야마."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갑작스런 반란은 분명 너희가 아오바죠사이를 공격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겠지. 나를 제물로 아오바죠사이의 은혜라도 입겠다는건가."


카게야마는 고개를 훽 돌려 쿠니미를 노려보았다. 암청색의 눈동자가 어두운 옥 안에서 형형하게 빛났다. 쿠니미는 그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리석구나. 재상. 성국의 은혜로 섭정의 자리라도 노리는가."

"역시 너는 거기까지밖엔 생각을 못하네."

"쓸데없는 말은 필요없어. 우리가 친구였다면 깨끗하게 죽을 수 있게 검이나 주도록 해."


쿠니미는 다시 자신을 외면하는 카게야마를 향해 의식적으로 웃어보였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이상한 미소였다.


"그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 폐하.."




21일 밤 끝




아오바죠사이의 1황자 오이카와 토오루가 키타가와를 찾아왔다. 목적은 재상 쿠니미의 고발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빈 왕좌에 앉아서 기다리자 곧 카게야마가 병사들에 의해 끌려나왔다. 간밤 옥에 있던 사람치고는 깨끗한 행색이었다. 그 뒤를 쿠니미가 따라왔다. 오이카와가 토비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이네. 토비오쨩."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이카와님."

"언제 봤더라, 벌써 3년은 된 일인가? 네 즉위식에서 본 후론 처음이네."


오이카와는 장소와 어울리지 않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카게야마는 알고 있었다. 가벼워보이는 저 황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주위를 압도하고 자신의 뜻대로 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러면.."


젊은 황자가 쿠니미를 쳐다보았다.


"지금 이 상황을 나에게 설명해주는 건 역시 재상의 역할이지? 나한테 뭘 말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나를 불렀을까."



홀 : 카게야마는

짝 : 쿠니미는



쿠니미의 입이 열리기 전까지 카게야마는 자신의 죄목이 성국에 대한 것이라 생각했다. 죄는 인정할 수 있었다. 카게야마는 아오바죠사이에게 자신의 활시위를 당겼다. 성국에 대한 공물을 바치지 않고, 독립하기 위함이었다. 지금껏 그런 식으로 성국들에게 적대감을 보인 나라는 없었다. 있었다고 하더라도 금방 짓눌렸고, 그렇게 될 것을 알기에 감히 대항하지 못했다. 하지만 키타가와의 왕은 독립을 원했다. 


원하는 것이 그뿐이라 아오바죠사이를 향해 당긴 활시위를 놓아버렸다. 카게야마는 인정했다. 자신은 폭군이었다. 그래서 폐위된다면 미련은 없었다. 그러나 쿠니미는 다른 것을 말했다.


"카게야마는 위왕입니다."

"위왕이라니."


카게야마가 급히 옆을 돌아보았다. 오이카와도 싸늘한 얼굴로 쿠니미를 내려다보았다. 


"아오바죠사이의 손이 뻗은 나라에 위왕이 있다니 말이 되질 않는걸. 재상. 이건 우리를 욕보이려는 새로운 방법?"

"감히 성국을 기만하겠습니까."


쿠니미의 시선이 카게야마와 마주쳤다. 그 눈빛이 의도하는 것이 뭔지를 깨달은 카게야마는



홀 : 방어

짝 : 공격



카게야마는 오이카와에게 급히 말했다. 


"오이카와님. 제가 카게야마 가의 적자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런 누명을 덮느니 차라리 깨끗하게 자결할 수 있도록..!"

"카게야마는 죽어선 안됩니다. 황자 전하."


카게야마가 혼란스러워하는 얼굴로 검을 찾자 쿠니미의 말이 빨라졌다. 


"그는, 그녀는 유일한 카게야마의 딸이니까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글 돌리던 오이카와의 움직임이 멎었다.

카게야마를 붙잡고 있던 병사들의 동요가, 카게야마 본인에게도 느껴졌다.


쿠니미는 담담히 말했다. 


"12번째 카게야마의 유일한 적녀가 바로 황자 전하의 눈 앞에 서있는 사람입니다."

"쿠니미!!!"


카게야마는 제 팔을 붙잡은 병사들을 거칠게 뿌리쳤다. 그리고 절박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위에는 고개를 뺀 채 믿지 못하겠단 얼굴의 오이카와. 옆에는 고요한 얼굴의 쿠니미. 병사들은 어쩔 줄 몰라하며 망설이고 있었다. 카게야마는 그 병사들 중 한명에서 재빨리 검을 빼앗아 들었다.


"네가 어떻게, 어떻게!"

"카게야마. 검을 내려놔."


쿠니미는 카게야마의 검이 자신을 찌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곳을 찌를 것이 걱정이었다. 



홀 : 오이카와가

짝 : 병사들이



오랫동안 감춰온 비밀이 밝혀진 카게야마는 지금이야말로 죽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검을 치켜올리자, 쿠니미가 카게야마에게로 손을 뻗었다. 검은 활만큼 잘 쓰진 않았지만 문제없었다. 쿠니미가 손을 뻗기 전 카게야마는 자신의 가슴을 향해 검을 찔렀다.


찔렀다...?


"이래서 나를 불렀구나."


오이카와는 손안의 검을 빙그르 돌리다가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철컹, 하는 소리가 바닥에 깐 가죽 위에 힘없이 닿았다. 빈 손을 내려다보던 카게야마는 곧 오이카와의 능력을 떠올렸다. 성국의 황족들은 이상한 힘을 쓸 수 있었다. 가령 절박하게 붙든 검을 빼앗아 오는 것과 같은.


"대충 알았으니 모두 나가줄래? 위왕과 이야기 좀 해보게."


카게야마는 모든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풀썩 주저앉았다. 쿠니미는 병사들을 끌고 방을 나갔다.


서쪽의 나라 출신 왕자들은 모두 아오바죠사이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일종의 인질이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서열을 정리하기 위함이기도했다. 몇몇 왕자들 가운데 카게야마는 늘 특별한 구석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오이카와에게 특별했다. 오이카와는 검은 머리카락에, 검푸른 눈을 가진 꼬마 토비오를 기억해보았다. 여자라는 이미지는 없었다. 지금 보아도, 훤칠한 키에 짧은 검은 머리를 한 카게야마는 여자라기보단 소년에 가까웠다. 오이카와는 왕좌에서 내려와 카게야마의 앞에 섰다.


"원래대로라면, 나는 너를 죽이러 왔던 거였어."

"그렇게 하십시오."

"아오바죠사이를 공격할 생각을 하다니 토비오쨩치곤 너무 무모했지."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저앉아있던 주제에 곧 지기 싫어하는 얼굴이 되었다. 오이카와는 그 고집스러운 얼굴을 보았다. 이래서 이 애가 싫다니까. 


"패자의 싹을 잘라내는 것은 바쁜 아버지가 아니라 내 일. 다만 이 것은 네가.."


오이카와는 곧 카게야마의 앞으로 허리를 굽혔다. 어릴 적과 변함없는 푸른 눈에 절망과 기대가 혼재했다. 죄인임에도 흰 비단털옷을 입혀놓은 건 분명 이 왕을 아끼는 재상의 일일 것이다. 오이카와는 혀를 차며 털옷을 여미고 있는 끈을 잡아당겼다. 키타가와 왕조를 상징하는 까치문양이 그려진 끈이 풀렸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기에 카게야마는 동요하지 않으려 했으나, 자신도 모르게 그는 눈을 감았다.


느슨해진 비단옷 사이에 보이는 것은 왕이 평생을 움켜쥐고 있던 비밀. 여체로는 늦된, 봉긋한 가슴이 그 곳에 있었다. 오이카와는 두 가슴 사이에 가볍게 손을 대었다. 숨길 수 없는 박동이 손안에서 새처럼 뛰고 있었다.


"네가, 여자가 아니었을 때의 일이지."

"..그 것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이 나라는 여왕을 인정하지 않아. 성국도, 다른 나라들도. 토비오쨩도 알겠지만."


카게야마의 눈에 절망이 가득 차올랐다. 가장 최악의 결말을 예상한 눈동자가 결국엔 애원하듯 오이카와를 쳐다보고 있었다. 오이카와는 그 것이 어쩐지 기뻤다. 이상한 고양감이 몸을 쑤시게 했다.


"네가 남자였다면 아오바죠사이에 대항한 죄로 죽였겠지만, 여자였다면 널 죽일 순 없어."

"오이카와님."

"카게야마의 남자는 다 죽었고, 여자는 너 하나 남았지? 워낙에 피가 귀한 왕조였으니까."

"오이카와님!"

"아오바죠사이의 목적은 키타가와의 함락이 아니야. 우리는 질서를 원해. 현상의 유지. 익숙한 평화."

"그런,"

"네가 여자라면 자동적으로 넌 위왕이 되고, 네가 한 모든 일은 거짓이 되어 정사로 기록되지 않아. 그러니 너를 죽일 순 없지."


오이카와는 카게야마가 알고 있는 말을 굳이 내뱉었다.


"그러니까."


"재상을 섭정으로 세우겠다."


"네가 다음 키타가와의 왕을 낳을 때까지."




"나는 용납할 수 없어!"


카게야마가 큰 소리를 내며 오이카와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곧 제압당해 손을 뒤로 한 채 바닥에 짓눌렸다. 그럼에도 오이카와를 노려보는 얼굴은 오싹할 정도로 깨끗했다. 오이카와는 일부러 상냥하게 웃었으나 눈만은 웃지 않았다.


"좋은 얼굴이네. 토비오쨩"

"오이카와님!"

"하지만 아오바죠사이에 칼을 들었고 여자임을 들킨 이상 네 역할은 이제 다음 후계자를 생산하는 것 뿐이야.

감히 용납할 수 없다니 어불성설."

"....으윽.."

"혹시라도 하는 말이지만, 아까처럼 자해라도 한다면 평화로운 끝은 없을테니까."


끝이란 말에 카게야마의 움직임이 그쳤다.


"너는 네가 있는 키타가와는 아오바죠사이에 대적할만 하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네가 없는 키타가와는?"

"...."

"아오바죠사이는 가짜 왕이었던 너를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고 섭정으로 키타가와를 다스릴거야. 그러나 네가 죽는다면 질서는 없다. 아오바죠사이는 무력으로 키타가와를 제압할 것이고, 왕이 없는 나라는 멸망하겠지."

"...!!"

"잘 생각해. 토비오쨩."


나라를 인질로 잡힌 왕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가 곧 조용해졌다. 오이카와는 마지막 남겨둔 말을 했다.


"마음을 다해 부탁해라. 카게야마."

"....."

"너의 수치가, 너의 만용을 덮을 수 있도록."


머리가 멍했다. 쿠니미가 먹인 약기운이 아직 안 빠진 탓일까. 카게야마는 어질어질한 머리를 몇 번 작게 흔들었다. 만용, 확실히 만용이었을지도 모른다. 좀 더 강한 나라가 되고 싶었다. 속국이란 딱지를 붙이고 싶지 않았다. 전쟁터에 나가면 언제나 자신은 강했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나의 강함이 모두의 강함을 아닌 것을 망각한 죄. 그토록 무리하게 강한 왕을 떠받들던 나라는 이미 혼란에 빠져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눈을 돌렸다. 쿠니미는 몇 번이나 애원했었다. 킨다이치도 무모한 일이라 했다. 모든 일을 강행하려 했던 건 오직 자신의 뜻이었다. 수치로 만용을 덮는다. 카게야마는 평생 입에 담아볼 거라 생각한 적 없는 말을 꺼냈다.


"...부탁드립니다. 아오바죠사이 1황자 전하."

"말해봐라."

"여인의 몸으로 학정을 일삼..았습니다. 전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처...분을 하십시오."


오이카와는 혀를 찼다. 


"...이 시간부터 키타가와 왕조의 계보에서 카게야마 토비오의 이름은 지운다. 왕족인 여자의 대우를 하되, 유일한 핏줄이니 단패궁에 넣어 후계를 생산함에 힘을 쓰도록 하겠다."




12월 21일. 키타가와의 왕 카게야마 토비오가 자신의 생탄연을 위해 전쟁터에서 나라로 돌아오다

12월 21일. 재상 쿠니미 아키라와 대장군 킨다이치 유타로가 카게야마 토비오가 위왕僞王임을 주장하며 반란을 일으키다

12월 21일. 카게야마 토비오 옥에 갇히다

12월 22일. 아오바죠사이의 1황자 오이카와 토오루, 친히 키타가와에 오시다

12월 22일. 왕의 자리는 사내의 것, 따라서 여인인 카게야마 토비오는 위왕이 맞음을 오이카와 1황자가 공인하다

12월 22일. 위왕 카게야마 토비오를 카게야마 왕조의 계보에서 삭제한 후 단패궁에 모시다




22일 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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