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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카게른/폐왕의 밤

43. 2월 4일



입춘이었다. 봄의 문이 열렸다. 아직 날은 추웠으나 카게야마는 왠지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날이 풀리면 너도 좋겠지."


옆에서 음식을 달라고 조르는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꼬리를 흔들어댄다. 상궁이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마마. 하도 흔드니 꼬리가 없어지겠습니다."

"꼬리가 없으면 뭘 흔들겠느냐. 귀? 앞발?"


카게야마가 장난스럽게 네코의 콧등을 건드렸다. 묵직하던 배의 아픔도 가셔, 이제는 피도 적게 묻어나왔다. 제법 기분이 좋아져 강아지를 계속 놀리면 그건 싫은지 네코가 낑낑 울며 도망갔다.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북궁 

9~0 : 섭정궁



"북궁은 참 따뜻하지."


카게야마는 네코를 눈으로 쫓다가 천천히 말했다. 상궁이 예? 하고 되물었다.


"북궁에 가겠다."

"...마마?"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


상궁은 불안한 기시감을 느꼈다. 이와 같은 대화를 한 번 한 적이 있었다.


"벌써 삼일이나 북궁에 가셨습니다. 다른 궁에도 들리십시오."

"..내일은 다른 곳에 가면 되겠지."

"...걱정이 되어서 그럽니다."

"고작 인사를 가지고.."


입술을 삐죽 내민 고집스러운 얼굴을 상궁은 분명 본 적이 있었다.



연속 3일 같은 곳에 간 상황에 따라 레점을 칩니다


홀 : 그러면 북궁에 잠깐 들린 후에 다른 궁도 

짝 : 북궁에 갈거라니까 (히나타, 츠키시마를 제외한 다른 이의 위험도가 +2 오른다)



"그러면..북궁에 간 후에 돌아오며 다른 궁에도 인사를 드리겠다. 그러면 되겠지."


카게야마의 타협안에 상궁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그러면 어느 궁을."



1~2 : 동궁

3~4 : 서궁

5~6 : 남궁 

7~8 : 섭정궁

9~0 : 리레주 지정


두 번째 들리는 궁의 경우 짧게 인사를 하며, 카게야마가 일부러 찾아왔기 때문에 쌍방 호감도가 +1가 됩니다



"북궁 전에 남궁이 있지. 그 쪽으로 인사를 드리겠다."


카게야마는 시원하게 결정을 내렸다. 한 동안 잘 찾아가던 동궁이나 서궁은 고려하지 않는 눈치였다. 상궁은 괜찮을까 싶었으나 더 이상 카게야마를 설득할 수는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하면 카게야마는 뿌듯한 얼굴을 했다.


단패궁을 나온 카게야마는 북궁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북궁에 도착하기 전



홀 : 히나타 

짝 : 츠키시마



어디선가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하고 확인하기도 전에 작은 그림자가 카게야마의 앞에 나타났다. 


"토비오!"

"히나타님."


히나타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카게야마를 부르고 있었다. 카게야마도 반가워 히나타를 부르면, 열심히 폭신폭신한 머리를 끄덕이며 카게야마의 손을 잡는다.


"어제 봤는데 왜 또 반갑지?"

"저도.. 히나타님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히나타의 손은 따뜻했다. 



홀 : 나도 좋아 

짝 : 좀 더

0 : 나만



"나도 좋아!"


히나타는 재채기를 참는 사람처럼 입술을 물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좋아서라고 말했다. 순진하고 저돌적인 애정이 쏟아진다. 조금 부담스러워도 전처럼 낯설지는 않았다. 카게야마는 궁녀들을 뒤로 하고 히나타와 손을 잡은 채 북궁으로 걸어갔다. 문득 생각나 카게야마가 물었다. 


"밖에 볼일이 있으셨습니까."

"응."

"일은 다 마치셨나요?"

"응. 토비오를 데리러 나온 거였으니까. 지금 막 끝났어. 


히나타는 손수 북궁에 도착해 문을 열어주었다. 먼저 들어가라며 손을 내미는 히나타를 보며 카게야마는 얼굴이 붉어졌다. 여자를 모른다면서 이런 일은 어디서 배우는 건지 궁금해졌다.



홀 : 오늘이라면 

짝 : 추우니까



"춥지? 따뜻하게 하라고 했어. 들어가자."


히나타는 고개를 기울여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 그 말대로 순순히 따르려던 카게야마는 어제 보지 못한 둥지가 생각났다. 나무 위에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히나타님."

"응?"

"저..오늘은 몸이 괜찮습니다."

"...응?"

"둥지. 볼 수 있을까요?"


카게야마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 다행이네, 라고 말하려던 히나타는 카게야마의 붉어진 뺨을 보고 입을 꾹 다물었다. 오해를 한 걸지도 모르니 천천히.. 히나타의 손이 카게야마의 앞에 내밀어졌다.


"괜찮아?"

"예."

"그러면 내 손 잡아."

"...."

"빨리."


머뭇거리던 카게야마의 손끝이 히나타에게 닿았다. 카게야마는 히나타의 심장이 크게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잔뜩 긴장했으면서도 긴장하지 않은 척 카게야마를 쳐다보다가 웃는다. 


"토비오."

"예.."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그 순간 몸이 둥실 떠오른다. 이상한 부유감에 몸에서 힘은 절로 풀렸다. 당황해서 땅을 찾아 발을 움직이면, 덥석 히나타가 카게야마의 몸을 끌어안았다. 


"자꾸 움직이면 안 돼."

"아, 저..!"

"나랑 같이 있잖아. 안 떨어져."


히나타의 손이 카게야마의 등을 위로하듯 쓰다듬었다. 카게야마는 조심조심 아래를 쳐다보았다. 벌써 카게야마의 키 정도로 떠올라 밑은 허공이었다. 그리고 점점 멀어진다. 멀어질 수록 무서운데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물끄러미 고개를 돌려 내려다보다가, 턱이 살그머니 잡혀 앞으로 당겨진다. 카게야마를 끌어안은 채로 올려다보며 히나타가 투정을 부렸다.


"위에 올라왔는데 자꾸 밑만 쳐다봐?"


저기 봐. 히나타가 손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언제나 높은 하늘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손에 닿을 듯 가까워 카게야마는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 


"..아름답네요."

"더 높게 올라갈까?"


카게야마의 양 손이 히나타의 등을 꼭 쥐었다. 히나타가 웃었다.


"무서워?"

"안 무섭습니..으앗!"


빠르게 위로 올라가면 귓가로 바람소리같은 것들이 스쳐지나갔다. 카게야마는 눈을 꼭 감은 채였다가, 히나타의 목소리에 다시 눈을 떴다. 태양과 가까워졌는데도 이상하게 몸은 추웠다. 하지만 거대한 구름에 잠겨 카게야마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황홀하게 쳐다보고 있으면 히나타의 시선도 느껴졌다. 구름 속에 몸을 숨긴 채로 단 둘이었다. 카게야마 역시 히나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좋지?"

"예..감사합니다. 히나타님 덕에 이런 멋진 광경을 봤습니다."

"응. 나만 보여줄 수 있는 거야."


히나타는 카게야마에게 속삭이고는 다시 손을 잡았다. 내려오는 시간은 올라가는 시간보다 짧게 느껴졌다. 완전히 땅에 닿기 전 히나타는 카게야마를 나무 위에 올려주었다. 원하는 대로 둥지를 들여다보면 알을 품은 새가 깜짝 놀란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곧 내려갈게."


알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해도 새가 알아들을 리 없었다. 위협하듯 깃을 부풀리자 히나타는 얼른 카게야마를 내렸다. 새에 쪼이기 직전 겨우 도망쳤다. 카게야마는 옷에 나뭇잎을 잔뜩 달고 내려온 자신을 보고 킥킥 웃었다. 처음엔 당황하던 히나타도 카게야마를 따라 크게 웃는다. 웃음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보러나온 츠키시마는 할 말을 잃고 한숨을 쉬었다.


"왕님. 생각보다 더 무모하네."


츠키시마는 궁녀들에게 카게야마의 옷을 정리하라고 명했다. 북궁의 궁녀들은 카게야마의 옷에 붙은 나뭇잎을 떼어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러다가 옷이 망가지겠습니다."

"그럼 궁에 가서 갈아입겠다."


카게야마의 말에 츠키시마는



홀 : 그렇게 보낼수는 

짝 : 마음대로 해



"...그렇게 보낼 수는 없지."


북궁에서 나간 카게야마의 옷이 망가졌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게 뻔했다. 누구와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더욱 그렇다. 츠키시마는 궁녀에게 단패궁에 가서 옷을 가져오게 했다. 카게야마는 멀뚱멀뚱 츠키시마를 보았다.


"저는 괜찮습니다."

"우리는 안 괜찮아. 북궁에서 나온 왕님의 옷이 망가졌다면,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어."

"북궁에서 잘 놀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하마터면 카게야마의 말에 웃을 뻔했다. 츠키시마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일부러 찬 목소리로 물었다.


"왕님. 애야?"

"아닙니다."

"...아니긴."


놀리는 말에 금방 파들파들 반응하는 얼굴은 놀랍게도 귀여워보였다. 츠키시마는 억지로 눈을 돌렸다. 금방 궁녀들이 카게야마의 옷을 가져왔다. 푸른 바탕에 흰 꽃이 그려진 옷은 봄처럼 화사했다. 히나타는 카게야마의 옷을 보며 연신 예쁘다, 예쁘다! 하고 중얼거렸다. 카게야마는 옷을 받아들었다. 츠키시마는 잠시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경우에 옷을 히나타의 방에서 갈아입히는 것도 겸연쩍었다. 



홀 : 츠키시마의 방

짝 : 손님 방



츠키시마와 히나타는 궁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나가기 전 츠키시마는 궁녀들에게 카게야마가 옷을 입을 방을 안내하라고 말했다. 단패궁에서 옷과 함께 따라온 궁녀들이 얼른 카게야마를 안으로 모셨다. 아무도 쓰지 않는 빈 방에서 겉옷을 벗고, 그 위에 가지고 온 푸른 옷을 입는다. 궁녀들은 카게야마의 시중을 들며 재잘거렸다.


"마마. 아름다우십니다."

"...옷이 다 똑같지."

"이 옷이 훨씬 더 잘 어울리셔요."

"귀에 단 말만 해주는구나."


카게야마는 옷을 살펴 보았다. 오늘 보았던 하늘처럼 푸른 바탕에 흰 꽃이 점점이 박혀 있었다. 궁 밖으로 나오자 히나타가 달려왔다. 


"토비오! 예쁘다."

"감사합니다."

"그렇지? 츠키시마?"


히나타가 츠키시마를 돌아보았다.



1~3 : 그래 

4~6 : 왕님. 돌아갈 때는 나무에 올라가지마 

7~9 : ...잘 어울려 (위험도 +1)

0 : 옷 속의 그 몸을 (위험도 +2)



확실히, 흰 얼굴 안에 빛나는 푸른 눈동자와 어울리는 옷차림이었다. 히나타의 옆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여자의 얼굴이 봄 같았다. 츠키시마는 잠시 대답을 미루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


츠키시마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의외라는 듯 카게야마가 츠키시마를 쳐다본다. 의아한 눈과 마주치자 츠키시마는 얼른 덧붙였다.


"옷은 예쁘네."

"네. 옷은 참 예쁩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카게야마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에게서 츠키시마는 한 발자국 떨어졌다. 카게야마가 그런 츠키시마를 힐끔 보았다가, 히나타에게 인사했다.


"히나타님. 그럼 가보겠습니다."

"응!"

"츠키시마님도.."


츠키시마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히나타 쇼요

○: 27 (+3) 

◇: 19

카게야마 토비오 

□: 25 (+3)


츠키시마 케이

○: 40 (+2)

◇: 28

카게야마 토비오 

□: 31 (+1)



카게야마는 단패궁으로 돌아가기 전 남궁에 들렸다. 아침은 아니었으나 잠깐 얼굴을 뵙고 싶다고 하니 순순히 문이 열렸다.


"마마님. 북궁에 간 줄 알았는데..?"


쿠로오는 기분 좋게 카게야마를 맞아주었다. 코즈메가 카게야마의 품으로 산쇼쿠를 보냈다. 털이 북슬한 산쇼쿠를 쓰다듬으며, 카게야마는 순간 아침에 끌어안았던 히나타를 생각했다. 고양이가 야옹야옹 가슴 속에서 울다가 쓰다듬어달라는 듯 턱을 문질렀다.


"산쇼쿠는 네가 좋나봐."


코즈메는 카게야마에게 차를 내주었다. 이 근사한 향의 차를 마시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쿠로오가 카게야마에게 짓궂게도 물었다.


"마마님. 북궁이 좋아, 여기가 좋아?"

"예?"

"삼일이나 북궁에 가서 우리는 잊은 줄 알았지."

"저.."


쿠로오는 카게야마가 당황하는 얼굴을 실컷 즐겼다. 카게야마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결국 코즈메가 쿠로. 그만해. 하고 말려주었다.



쿠로오 테츠로

○: 33 (+1)

◇: 17

카게야마 토비오 

□: 36 (+1)


코즈메 켄마

○: 23 (+1)

◇: 17

카게야마 토비오 

□: 26 (+1)



남궁에서 나와 단패궁으로 돌아오면 상궁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마마. 북궁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기에 옷을 갈아입으셨습니까!"

"나무 위에 올라갔다가."

"세상에..!"


상궁은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츠키시마님께서 배려해주지 않으셨다면 그 옷을 입고 남궁에도 가셨을 것이 아닙니까."

"그렇게 문제가 됐을까?"

"귀한 분들을 보러 가는데 결례이지요."


하기야 조금 익숙해졌고 편하다고 해도 성국의 황족들이었다. 좀 더 예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잔소리를 하는 상궁의 말에 카게야마는 알겠노라고 말했다.



1~2 : 후원

3~4 : 궁도실 

5~6 : 서고

7~9 : 단패궁

0 :



점심식사를 한 카게야마는 옷도 갈아입었겠다, 천천히 궁을 돌아보기로 했다. 무작정 걷고 있으면 멀리서 여러명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카게야마는 푸른 정원수 아래로 몸을 숨겼다. 평소라면 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기분이 좋은 날 보기 싫은 이를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과연 카게야마의 예측대로 오사와가 가까운 중신 몇을 끌고 걸어오고 있었다.


"...하는데.."

"..왜.."

".......죽.."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서 오고 있었다. 카게야마는 



홀 : 들어본다  

짝 : ..돌아가자



카게야마는 익숙한 단어에 반응해 귀를 열었다. 오사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단월일 만이 유일하게.... 


"그 날은 호위 두 명만 데리고 외출을 하는 것 같더군."

"궁 내에서는 안 됩니다."

"킨다이치놈이 지나치게 경계를 하고 있다고...."


카게야마는 킨다이치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엿듣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누군가 오사와에게 물었다.


"..나간다면 누구에게.."

"적당한 칼을 준비해놓았다."


절대로 들키지 않아. 오사와는 낮게 웃었다. 카게야마는 그들이 멀어질 때까지 서있다가 단패궁으로 돌아왔다.


"마마? 어디 아프십니까?"


상궁이 물었다. 카게야마는 부정하며 상궁을 내보냈다. 


*


예상은 했지만 직접 듣게 되면 사람이니 놀랄 수 밖엔 없었다. 카게야마는 네코를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킨다이치가 경계를 하고 있다고 말했으니, 아마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도 암살시도가 있었을 지 모른다. 왕보다 더한 권력을 탐해왔던 오사와다. 자신이 살아있는 건 오사와에게는 당연히 방해일 것이다. 만약 아이를 낳게 되어도 오사와의 힘이 여전하다면.. 카게야마는 불현듯 배를 움켜쥐었다. 달거리를 한다는 건 아직 뱃속이 비었다는 것을 뜻했다. 


"....쉽게 되는 일이 없군."


단월일에 나간다면 오사와가 자신을 죽이려들까. 고맙게도 오사와의 계획을 빨리 알았다. 일부러 나가 자신을 미끼로 하고, 해치려는 자를 잡아낼 수도 있다. 증거를 내밀면 오사와도 뻔뻔하게 굴지는 못할 것이다. 카게야마는 최대한 냉정히 생각하려 애썼다. 네코가 낑낑 울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칠게 털을 쓰다듬었던 것 같았다.


"..미안."


강아지는 우는 소리를 내며 카게야마의 손을 핥았다. 사죄하듯 부드럽게 등을 쓸어주고는 카게야마는 침상으로 올라갔다. 머릿속이 두려움 대신 고요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그래도 오늘은 날 죽이지 못했군. 오사와. 난 바로 네 뒤에 있었다. 카게야마는 일부러 코웃음을 쳤다. 친구가 지켜주는 이곳에서만큼은 무서울 것이 없었다.




4일 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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