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12일 <동궁-츠키시마> 잠에서 깬 카게야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코는 옆에서 자고 있었다. 아직 이른 새벽이라 세상은 고요했다. 옷을 두껍게 입고 밖으로 나가본다. 이슬이 맺힌 풀들이 옷에 쓸려 젖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젖으면 감상적인 생각이 들기 마련이었다. 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카게야마는 목적지 없이 걸으며 생각했다. 여자의 몸으로 왕이었던 자신. 두말할 것 없는 폭군이었다. 전쟁을 일삼으며 서쪽의 평국들을 무너트렸다. 나라는 커졌지만 백성들의 삶은 힘들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강해지기 위해. ...애초에 나는 왜 왕이 되려고 했지. 왕이 되는 것이 먼저였나, 아니면 강해지는 것이 먼저였나. 왜 강해지려고 했었지. 카게야마가 돌아와 식은 차를 마시는 동안 상궁은 손에 옷을 잔뜩 들고 왔다. 들뜬 상.. 더보기 이전 1 ··· 157 158 159 160 161 162 163 ··· 1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