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6일 <북궁> 어디선가 새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카게야마는 식사를 하다가 창가 쪽으로 눈을 돌렸다. 단풍나무 위에 까마귀가 앉아 있었다. 카게야마는 아침식사를 끝낸 후 옷을 갈아입어야한다는 궁녀의 재촉을 쉽게도 거절했다. 어린 궁녀였다. 얼마전까지 왕이었던 카게야마의 고집을 꺾을 비법 따위, 고작 2년을 궁에 산 궁녀에게 있을 리 없다. 카게야마는 푸르게 물을 들인 잠옷을 벗지 않고서 돌아다니다가 찬 바람이 부는 정원으로 나왔다. 궁녀가 어쩔 줄 모르며 뒤를 따라왔다. "마마. 옷을 갈아입으셔야합니다. 갑작스레 귀인이라도 오신다면 마마의 명성에 누가 될 것입니다.""왕노릇하다가 이 꼴이 되었는데 누가 이 이상 나를 비웃겠느냐.""마, 마마.." 카게야마는 뒤에서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한 궁녀를 힐끔 보곤 손을 내저었.. 더보기 이전 1 ··· 179 180 181 182 183 184 185 ··· 1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