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게] 비늘이 떨어지면 인어들은 낮에 자고 밤에 움직인다. 인간들에게 잡힐 것을 우려해서였다. 물속에선 누구보다 센 바다의 종족은 뭍에선 인간들의 유흥거리로 팔려나간다고 했다. 인간과 공존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늙은 인어들은 자신들의 꼬리로 어린 인어를 감싼 채 가만히 재웠다. 그리고 깊은 바다 속이 더 어두워지는 밤에야 그들을 깨워주는 것이다. 어린 인어들은 힘이 넘쳐 곧잘 수면 위까지 헤엄쳐 올라갔다. 달이 비추는 검은 바다는 인어들이 꼬리를 치느라 흘린 비늘로 반짝였다. 쿠니미는 유독 비늘을 흘린 인어에게 말을 걸었다. 주변은 투명하고 검푸른 비늘 덕에 눈이 부셨다. "카게야마. 또 달을 봐?""저것 봐." 카게야마는 젖은 손을 들어 달이 뜬 하늘을 가리켰다. 만월이라 유독 커다란 달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웠다. .. 더보기 이전 1 ··· 141 142 143 144 145 146 147 ··· 187 다음